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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이틀 글 올리는데 별 이유는 없습니다. 그냥 잉여력이 임계치를 넘치는 탓에 하나 더 써보려고 한 것입니다. 


우리는 역사를 기술하고 그 역사를 해석합니다. 그 역사 해석을 하는 방법론을 '사관'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절대적인 기준은 없고 각자 해당 학문


마다 각각의 기준을 갖고 있습니다. 구약성서에서 역사서를 꼽으라면 여호수아 부터 시작해서 역대기 상하까지를 분류합니다. 이 중에 역대기 상,


하를 제외한 역사서 (여호수아, 사무엘상, 하, 사사기(판관기) 열왕기 상,하)를 신명기 계열 역사서라고 합니다.


신명기계열의 역사서의 특징은 왕을 기술할때 그가 신의 뜻에 순종했는가 아닌가?에 기준을 두고 역사를 기술한다는 점입니다. 이 것 역시 바벨


론 포로기 작성된 역사로서 (범죄-징벌-회개-구원)의 순환이 지속적으로 나타납니다. 이런 특징을 가장 극명하게 읽을수 있는게 사사기(판관기)


인데, 이 문서에서 보면 왕을 정점으로 하는 행정조직이 없는 이스라엘인들이 어떻게 그들의 구원을 이뤄냈는가에 대해 앞에 말한 도식대로 설명


하는게 눈에 쏙 하고 들어옵니다. 이런 역사의 과정을 통해 창조에서 종말로 역사가 진행하게 됩니다. 나중에 요한 계시록이나 다니엘서 이야기를


할때 다시 이야기를 하겠지만 이스라엘의 시간관에 대해 잠시 여기서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비슷한 시기 그리스 인들은 시간은 순환적인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루돌프 불트만은 그의 책 '역사와 종말론'에서 투키디데스의 예를 가장 일반적인 고대 그리스의 역사인식으로 듭니다. "역사는 자


연에서 구별된 특수한 삶의 분야로서 간주되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역사의 관찰에서 어떠한 규칙을 끌어낼수 있다고 하는한, 미래에 대한 지혜를


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들의 관심사는 과거에 대한 지식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리스에서는 역사란 사건의 연속이고 과거를 앎으로서


미래를 안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역사란 한마디로 유비의 과정이란 것입니다. 이와 달리 이스라엘인들은 역사란 '그리스처럼 국가적인 것이 아


니고 사람의 경험은 하나님의 섭리이며 하나님의 축복 또는 형벌로 이해했습니다. 또한 역사란 하나의 흐름을 갖고 있는데, 이것은 바로 신의 의


도와 계획에 따라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시간에 대한 개념은 이뿐 아니라 그리스와 이스라엘 사유에서 (히브리적 사유에서) 몇 가지 대동소


이한 점을 발견 할 수 있습니다. 크로노스 (chronos) 즉 연대기적 시간의 개념입니다. 그리스에서 시간 혹은 운명이란 한 번 정해지면 절대로 바


꿀수 없는 것입니다. 오이디푸스가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를 취할 운명을 피하기 위해 양부모를 떠났어도 그 운명은 그를 악착 같이 쫓


아가 그의 삶을 정산하듯이 그것은 누구도 - 심지어 신 역시 운명과 시간의 지배를 받는 존재- 라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그들에게 최고 신은 제우


스가 아니라 운명이었다는 것이죠. 반대로 이스라엘인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시간역시 신의 지배를 받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예를 들자면 죽음을 앞둔 왕이 기도하여 자신을 살려주겠단 징표로 해시계를 거꾸로 뒤로 밀려나게 했다던가 전쟁에서 팔을 들고 있는 동안 해가


지지 않게 해주겠고 그 동안 승리할 것이라는 신탁을 듣고 그 신탁에 따라 팔을 받치고 있게 하는 이야기는 시간 역시 신의 지배를 받는 결국 신과


운명 가운데 신의 편을 들어줬다는 것을 설명합니다. (여담이지만 정치경제학 공부할때 아담 스미스가 '보이지 않는 손'의 비유를 듣고 그는 시장


을 거의 신과 동격으로 비유로 정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어느쪽 사상이 우월하다 혹은 열등하다란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란거 다


아시죠? 기독교가 로마제국으로 스며들면서 자연스럽게 유사하게 보인 그리스 로마 철학이 스며들어오게 됩니다. 그러면서 본래 개념을 달리했


던 '로고스'라거나 '섭리'라는 단어가 흡수되고 기독교는 그것을 자기것으로 개조합니다. 그런 가운데 기독교는 히브리 사상과 그리스 사상을 봉


합 하게 되죠. 이런 갈등과 투쟁속에서 기독교는 다양한 지층을 가진 범 지중해적인 종교로 성장하게 됩니다.


이제 결론을 짓겠습니다. 이스라엘인의 이런 역사인식은 이성적인 판단이 자리잡기 힘들게 만들었으며 지금도 한국 교회에서 무수한 간증 꺼리를


양산합니다. 그런데 간증을 양산하는 건 좋은데, 제발좀 이성적인 판단 좀 하고 살았으면 싶네요. 그렇게 판단 하면서 좋은건 신의 뜻이고 나쁜건


사탄의 계략이라고 이야기 하는건 별로 마음에 안듭니다. 만약 자신의 삶을 온전히 신에게 맡겼다면 좋은 일 만큼 나쁜 일도 다 '신의 뜻'이라고


고백할 줄 알아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좋은 것 (연봉 오르거나 자식이 잘 되거나 애인이 생기는 것)은 신의 뜻이고 반대의 경우는 악마의 계략이


라면 이미 그런 고백을 하는 기독교인들은 기독교인이 아닌 선신과 악신을 함께 숭배하는 종교에 불과하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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