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다닥 퇴근하고 눈썹 휘날리며 집에 갔는데 집이 넘 고즈넉한거예요.

"호란,호란~" 여기저기 기웃거리니 우리 뱅갈공주님 호란이는 저는 정말 집사 취급하면서

우아하게 쇼파에서 누워 저를 쳐다보더군요.


동거 둘째날 봉착한 문제는 두가지였습니다.

그녀는 이미 터줏대감 행세를 하면서 제 발목을 사정없이 물어뜯으려 전속력으로 돌진하는 거예요.

저는 화장실로 쇼파로 이층으로 마구마구 도망다니다가 결국 이빨자국에 피까지 보고야 말았죠.

두꺼운 양말을 찾아서 신고서야 비장하게 그녀를 쨰려보려는 찰라.그녀는 유유히 화장실에 가서

자기 볼일을 보고 있더군요.


이것은 그녀가 나에게 놀자는 신호라고 제멋대로 낙관적인 판단을 하고서 집안을 뒤적뒤적,

아,꿀땅콩캔이 보이는 거예요. 그걸 장난감삼아 평화협정을 맺으려고 그녀에게 다가가서

캔을 휘리릭 굴렸지요. 그녀는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털이 세우고는 마이클잭슨 백스텝으로

후진하더니 그다음부터는 옷장밑에 숨어서 저를 피하더군요. 땅콩굴리는 소리가 무척 싫었던걸까요?

 

취침시간이 가까와지는 내내 그녀는 저와 안전거리 3m를 유지하면서 나쁜사람 취급을 하대요 T.T


결국 침대에서 스르르 자는데 그녀가 와서 그렁그렁 소리를 내면서 꾹꾹이를 해주는 거예요.

넘 고마와서(무언가 죄사함을 받은 듯 감격에 겨워서) 그녀를 와락 안았더니만

이제부터 본격 할큄모드. 아, 한시간마다 그녀의 작은 입이 목덜미, 발목,손가락,뺨까지 물어뜯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영광이 상처가 가득했어요.


두가지 고민이 생겼습니다.

그녀는 왜 안잘까요? 그녀의 깨무는 버릇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글러브같은 장갑을 사야하나 고민이 됩니다. 어흐흑.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195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761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193
126049 프레임드 #774 [2] new Lunagazer 2024.04.23 22
126048 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4] new 조성용 2024.04.23 139
126047 잡담) 특별한 날이었는데 어느 사이 흐릿해져 버린 날 new 김전일 2024.04.23 64
126046 구로사와 기요시 신작 클라우드, 김태용 원더랜드 예고편 [2] new 상수 2024.04.23 147
126045 혜리 kFC 광고 new catgotmy 2024.04.23 140
126044 부끄러운 이야기 [2] update DAIN 2024.04.23 270
126043 [티빙바낭] 뻔한데 의외로 알차고 괜찮습니다. '신체모음.zip' 잡담 [2] update 로이배티 2024.04.23 210
126042 원래 안 보려다가 급속도로.. 라인하르트012 2024.04.22 187
126041 프레임드 #773 [4] Lunagazer 2024.04.22 50
126040 민희진 대표님... 왜그랬어요 ㅠㅠ [6] update Sonny 2024.04.22 881
126039 미니언즈 (2015) catgotmy 2024.04.22 76
126038 칸타타 콘트라베이스 스위트 아몬드, 라떼 catgotmy 2024.04.22 76
126037 최근 읽는 책들의 흐름. [6] update 잔인한오후 2024.04.22 317
126036 듀게 오픈채팅방 멤버 모집 물휴지 2024.04.22 33
126035 눈물의 여왕 13화?를 보고(스포) [2] 상수 2024.04.21 301
126034 [왓차바낭] 선후배 망작 호러 두 편, '찍히면 죽는다', '페어게임' 잡담입니다 [10] update 로이배티 2024.04.21 230
126033 프레임드 #772 [4] Lunagazer 2024.04.21 41
126032 LG 우승 잔치는 이제 끝났다… 3년 뒤가 걱정이다, 구단도 냉정하게 보고 간다 [5] daviddain 2024.04.21 199
126031 [넷플릭스] ‘베이비 레인디어’ 굉장하네요 [9] Gervais 2024.04.21 924
126030 [왓챠바낭] 다시 봐도 충격적일까 궁금했습니다. '성스러운 피' 잡담 [4] 로이배티 2024.04.20 658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