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얘기가 아니라 듀게 얘깁니다.

이제야 등업신청해서 글을 쓸수 있게되었는데, 오랫동안 눈팅하다보면 헉 소리나는 글이나 댓글들이 심심찮게 보여요.

 

솔직히 어느 사람 사는 동네가 다 그렇긴 하죠. 게시판 글목록 한페이지에서 똥 두세번 밟는거야 인터넷 커뮤니티 어딜가나 마찬가지죠 뭘..

 

근데 듀게에서 밟는 똥은 좀 특별해요.

 

강박적으로 pc함을 추구한다니 어쩌니 좀 희한한; 공격을 당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여긴 걍 속된 말로 일정하게 수질유지가 됩니다;

무슨 pc함 어쩌구 외래어 쓰지 말구요. 적어도 (대체로) 사람과 사람이 서로 말귀 알아먹게 말을 하는, 의사소통이 가능한 공간이라는 거죠. 이게 당연한거 같은데, 어지간히 사람 드나드는 커뮤니티들 가서 한 서너페이지 글 죽 다 읽어보세요. 쉽지 않습니다-_-; 애초에 정신이상자들의 난동이 일상화된 일베같은데는 걍 논외로 치더라도 말이죠.

여긴 말이 되는 소리가 말이 되게 지껄여진다는 그런 신뢰가 있는데, 몇년 눈팅하면서 얻은 확신입니다. 실제로 그래요. 정치적 성향 이런거 떠난 얘기에요.

 

그래서인지 여기에서 자행되는 트롤링이나 거하게 배설된 똥은 정신적 데미지가 큽니다. 진짜 커요.

동물 똥이 사방에 널려있고 악취가 코를 마비시킬 지경인 동네에서 똥 한번 더 밟는다고 별거 있나요. 번쩍하게 바닥깔고 청소 잘되는 도심에서 새로 산 신발이 개똥이에 낙하하면 그게 타격이죠;

 

대놓고 욕들으면 기분 나쁘고 화나죠. 근데 더 화나는건 사전적 의미(?)로 쌍욕만 안쓸뿐 비아냥대고 조롱하는 거에요. 욕이라는 즉물적이고 효과만점인 수단을 못쓰니까 타겟에게 데미지를 줄수있는 최대한의 효율;을 추구하는거죠. 야비함의 도수가 이건 뭐...

 

그런 야비한 글과 댓글을 아예 듀게 라이프의 일상으로 삼는 사람들이 있어요.

재밌게도 딱 정해져있어요. 멀쩡하던 사람이 자기 이해가 얽힌 사안이라고 해서, 아니면 그날 기분이 나빠서 어느날 갑자기 폭주한다, 이런 케이스 아직 몇번 못봤어요.

'와...진짜 인간이 이렇게 해도 되나' 싶은 더럽고 야비한 댓글이나 글을 보고, 그 게시자의 닉네임을 보면 항상 그 사람이 그사람이에요.

솔직히 직접 닉을 언급하고 싶을 정도에요. 너무 심하거든요. 근데 그런 짓은 대개 엄청난 공격을 당하고 발언자가 매장당하는 계기가 되더라구요. 그래서 참을게요;

 

이 사람들이 (인터넷 세상(?)의 편견처럼) 항상 우익인것도 아니에요. 제가 말했잖아요 정치성향이랑 무관하다고. 극우적인 발언이 데미지를 주는게 아니라니까요.

 

이 사람들의 가장 눈에 띄고 모두가 예외없이 일관되게 공유하는 특징이 있어요. 항상 화가 나 있다는 것.

싸울 준비가 되어 있는거죠.  인화물질이 가득차서 손톱만큼의 불씨가 기운만 닿아도 폭발해서 반경 1킬로이내를 전소시킬것 처럼 팽팽하게 부풀어 있어요.

이 사람들이라고 항상 싸움 거는 트롤링만 하는게 아닙니다. 자기 기분 좋을때는 음악얘기도 하고 자기 밥먹은 얘기도 하고 평범하게 굴어요(??)

 

하지만 습관이 된건지 생겨먹길 그렇게 생겨먹은건지, 주기적으로(빈도도 일정하게 유지하는 신비로움;) 폭탄을 터뜨려요.

이 사람들, 피해자 코스프레도 잘합니다. 항상 비슷한 패턴이에요.

매우 자극적이고 공격적인 테마를 휙 던지고, 거기에 사람들이 반응하면 자기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모든 의견은 적으로 간주하고 물어뜯는거죠.

거기에 불쾌감을 가져서 사람들이 비난하면, '나는 정당하게 토론하려는데 자기랑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비열하게 공격한다'는 식으로 나옵니다.

애초에 토론할 생각따윈 없었으면서요.

 

지기 싫어하는 고집스러운 성격하고는 또 달라요. 그런 사람들도 대개는 종국에 분란메이커로 화하는게 보통이지만, 적어도 궤변을 늘어놓더라도 대화를 지속합니다.

듀게의 네임드 트롤러들은 달라요. 내 주장 의견을 포기할 수 없다 이런 차원이 아니에요.

'어라? 감히 나에게 딴지를 걸어? 그래 어디 죽어보자'  싸울 준비하고 글러브 끼고 눈 희번득하게 뒤집고 웅크리고 있는데 누가 톡 친거에요.

 

"저기요 저는 듀게에서 그런 사람 본적 없는데요"

 

저는 이 말 꼭 나올거라고 봐요.

이렇게 말하는 분들 잘못이 아니라, 그분들이 마음씨가 곱거나 명백한 트롤링마저 포용할 정도로 관용정신이 있다는 의미겠죠;

 

또 한가지 재밌는게, 그 사람들은 절대 축출되지 않는다는거에요. 신고해서 벌점먹여서 누적되면 짤리는 뭐 그런게 있다는데, 듀게 분들이 신고에 적극적일것 같지는 않긴 해요;

거듭 말하지만 정치적 성향 문제가 아니라니까요. 그냥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저따위로 살면 곁에 누가 남을까 싶은 수준의 오염물질같은 댓글과 글을 똥으로 분사하는 사람들 말이에요.

 

그런 트롤링의 기준이 뭐냐? 라는 질문이 있겠죠. 정말 답답한 지점이에요.

저는 지금 당장 그 분사된 똥들을 적나라하게 캡쳐해서 포토샵으로 장식까지 해서 올릴 용의도 있어요.  그걸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입을 다물 정도의 것들을.

하지만 그랬다간 도리어 제가 미친놈 취급을 당하겠죠.

 

그래서 뭐 어쩌라는 거냐구요? 그냥 그렇다구요. 자유 게시판이잖아요.

 

근데 궁금한게 있어요. 그 항상 싸울준비가 되어있고 자기에게 한마디라도 '수틀리는' 소리는 지옥끝까지 쫓아가서 앙갚음하지 않으면 분을 풀지 못하는 그 트롤러분들이요.

그분들은 자기가 트롤러라는걸 알까요? 뭐..대개는 모르겠죠. 자기가 요만큼 상처입은건 평생 기억하고 남한테 인격살인 수준의 모독을 한건 키보드에서 손뗀 순간 잊을 양반들이니까요.

 

저는 진짜 듀게가 좋거든요. 말같지 않은 소리가 말인척 하면서 소음공해 일으키는 무식한 세상인데, 여기는 좀 말이 말같이 오고 가잖아요.

그래서 말인데, 그 분들께 심리치료를 좀 권하고 싶어요. 이거는 진짜 진심으로 리얼 반어적인 조롱이 아니라 진심이에요.

뭐 아는건 없지만, 제가 보기에 그분들은 뭔가 항상 폭발할것만 같은 분노와 응어리에 사로잡힌 분들인거 같아요.

일베충 이런 애들하고는 분명 다르거든요. 걔들은 걍 미친놈들이고..

야비함이 극을 달리고 남을 해치는 일에 죄책감을 못느껴서 그렇지, 그 트롤러들 보면 또 하나의 공통점이 꽤 똑똑하다는 거거든요.

나름 자기 논지를 펼줄도 알고 뭐 복지니 정치가 어쩌고 사회가 어쩌고 이슈에 대해서 한마디 할줄도 알아요(물론 역시나 트롤링이 시작되면 맛이 가긴 하지만요)

그 사람들은 전문적인(?) 악플러들처럼 남을 해쳐서 즐거움을 얻는 타입은 아닌거 같거든요. 다시 말하지만 남을 해치는 말을 해도 전혀 죄책감을 못느끼는게 문제인거 같아요.

자기가 전부인거죠. 내가 화나면 남을 죽여야 직성이 풀리는거죠. 솔직히 아무리 인터넷 인격하고 현실 인격하고 별개라지만, 이거 병 아닌가요. 정신병이죠...

 

그 사람들도 나름대로 듀게에 애정이 있으니까 그런 악행을 굳이 여기서 저지르는거 아니겠어요? 물론 그따위로 굴어도 오히려 잘못 이해된 관용의 이름으로 보호해주기까지 하는 듀게의 만만함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럼 좀 자신을 다스리는 법부터 배우는게 맞지 않을까요?

그 사람들 글은 피하더라도 댓글은 안볼수도 없어요. 솔직히 너무 괴로워요.

특히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이거나 민감한 이슈, 댓글이 많이 달릴 주제의 글에는(그리고 보통 이런 글이 재밌기 때문에 꼭 읽...;) 어김없이 나타나서 똥을 싸고 가요.

솔직히 가끔은 소름돋을때가 있어요. 그 사람들이 가끔 평범모드(?)일 때 슬쩍 비추는 자기 일상얘기같은걸 보면 멀쩡하게 직장다니거나 자기 생업이 있거든요. 생업이 있다는건 사람과 사람의 관계 속에서 살고 있다는 얘기잖아요. 그럼 저 악랄하고 더러운 인격은 오직 듀게에서만 발현되는건가? 솔직히 사람들이 별 문제의식 못느끼지만, 이거 굉장히 무서운거 아닌가요. 정신분열증 수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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