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귀찮아서 짤방은 재활용합니다.



아, 정말 이노무 게임. 해도 해도 끝이 안 납니다.

콘솔 게임을 좀 해 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무쌍' 게임들의 기본 구성은 다 똑같습니다.

1) 원작 스토리 재현 모드 

2) 맘에 드는 캐릭터로 전개하는 가상의 스토리 모드

이렇게 두 가지죠. 진 북두무쌍도 마찬가지구요.

그래서 일단 기본 스토리 모드부터 끝내고 나서 가상 스토리 쪽으로 넘어가려고 부지런히 달렸는데...


일단 원작 재현도가 필요 이상(?)으로 높습니다. 완전 이름도 없는 잡졸들이 아닌 이상에는 거의 모두 다 보스로 등장한다는 느낌. 그래서 플레잉 타임이 길어져요.

게다가 무쌍류는 난이도를 노멀로 하면 너무 쉬워서 지루해지기 때문에 (일명 '벼베기'라고 부르죠-_-) 하드로 시작했더니 그냥저냥 할만하고 재밌긴 한데 보스전'만' 너무 어렵습니다.

그래서 보스전에서 죽고 또 죽고 삽질하느라 또 시간 까먹고.

그리고 북두의 권 끝판왕이라면 당연히 누가 뭐래도 라오우 아닙니까. 그래서 라오우가 등장할 때마다 '끝이 다가왔구나!'라며 기뻐했는데... 그건 제 기억력의 한계로 인한 착각. orz

올해가 북두의 권 30주년 기념이라는데 저는 원작을 읽은지 20주년인지라(...) 게임을 하면서 기억을 되살리고 있는데 그노무 라오우와는 정말 미치도록 자주 싸우더군요.

레이가 싸우고 켄시로가 싸우고, 토키가 싸우고, 쥬더가 싸우고, 또 누구더라... 가 또 싸우고 켄시로가 다시 싸우고 등등등;


암튼 그리하여 어젯밤, 드디어 라오우와의 최종전이 시작되었는데, 이 놈이 너무 사기적으로 강해서 해도해도 막판에 아주 간소한 차이로 죽는 겁니다.

재도전, 재도전, 재도전을 반복하다보니 저의 정신은 먼 나라로 떠나고 날은 밝아올 것 같고. 결국 굴욕감을 느끼며 난이도를 노멀로 변경하여 드디어 잡았습니다!

깔끔한 cg로 엔딩 장면들이 나옵니다!

감동적입니다!!!!

그리고 메뉴에 '다음 에피소드로'가 뜹니다!!!!?


그제서야 검색을 해 보니 원작 코믹스의 본편(라오우편)에다가 덧붙여서 바트와 린이 성장한 후의 이야기 '천제편'과 또 그다음 이야기엔 '수라의 나라편'까지 게임에 재현해 놓았다고(...)

아니 이 부분들은 만화책으로도 보다가 말았던 부분이란 말입니다. 뭐 이런 것까지 다 재현해놓고 난리야. ㅠㅜ


그렇게 의욕을 잃었습니다. orz


+ 지겹고 재미 없어서 빨리 엔딩을 보고싶어했던 건 아닙니다. 이제 이번 주로 방학도 끝이고 해서 하던 게임들 마무리 좀 하려는 맘에... -_-;

 게임은 자막만 한국어, 하다 못 해 영어로 나왔다면 엄청나게 좋았을 텐데... 라는 부분을 제외하면 훌륭한 무쌍 게임이고 (어디까지나 다른 무쌍 게임들이 기준입니다) 특히 위에 적은 대로 원작 재현도가 아주 높아서 원작 팬이고 플삼이 있으시다면 한 번 즐겨보실만 합니다. 엑박은 말구요. 최적화를 멍청하게 해 놓아서 '로딩무쌍'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 보너스로 올려보는 북두의권 헐리웃(!) 버전 영상입니다.




2.

그리고 보더랜드.



디아블로2는 모두들(?) 좋아하죠. 천년 만년해도 안 질린다는 매니아들 투성이였구요. 네. 저도 아주 좋아했습니다.

그리고 FPS는 요즘 그냥 시대의 대세입니다. 나올 때마다 기본 천만장 이상씩 팔리는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봐도 그렇고 엑박의 헤일로를 봐도 그렇고.

그래서 '그럼 총질하는 디아블로를 만들면 되잖아?' 라는 발상으로 만들어진 게임입니다. 제작진 인터뷰 같은 건 보지 않았지만 확실할 겁니다.

그럼 뭐 설명이 더 필요가 없는 게, 디아블로라는 게 (정확히는 2편과 3편) 플레잉 타임을 따지는 게 무의미한 게임 아니겠습니까. 몇십 시간이 아니라 몇백 몇천 시간...;


하지만 천만 다행히도 전 이제 멀티 플레이는 멀리하는 나홀로 성향 게이머가 되어 버렸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시간을 소비하진 않았습니다만.

GOTY 버전으로 구입해서 DLC 네 개가 추가가 되니 이것만 대충 달려서 (서브 퀘스트 상당수를 건너 뛰고;) 엔딩을 보는데만 70시간이 걸리더군요(...)


그리고 솔로 플레이를 기준으로 따지자면 디아블로2보다는 볼륨도 훨씬 크고 재미도 더 있었습니다.

메인 스토리 따위 하다 보면 잊어버리기(...)는 마찬가지지만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하나같이 맛이 가 있는데 좀 재밌게들 맛이 가 있어서.

이런저런 패러디나 비틀린 개그 같은 요소들이 자주 등장하는 것이 제 취향이기도 했구요.

굳이 단점을 들자면 그래픽에 문제가 좀 있었습니다. 카툰 스타일을 좋아해서 그래픽 자체엔 불만이 없는데 사양을 낮추기 위해 시점이 너무 낮게 설정되어 있어서 게임 내내 바닥을 기어다니는 기분이 들었던 거랑, 수직동기화 옵션이 없어서 화면이 찢어지는-_-현상을 종종 겪어야했던 게 아쉬웠어요. 듣자하니 2편에선 개선되었다고.


암튼 참 재밌습니다. 잘 만들었구요. 

렙업 한 번만 더, 레어 아이템 하나만 더... 하다 보면 하루가 저물고 게임 끄고 나면 다시 켜고 싶어지는 등 위험한 증상들을 오랜만에 겪게 만든 물건입니다. -_-;

온라인 협동 플레이를 하면 분명 수십배는 더 재밌을 거란 생각이 들긴 합니다만...

안 할 겁니다. 우하하.


일단 방학도 끝나가고. 또 지금도 충분히 폐인인데 여기서 더 하드코어한 폐인이 되고 싶지 않구요.

이미 2편에다가 DLC 추가 미션들까지 등장하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 하지만...









이렇게 네 가지 클래스 중 하나로만 엔딩을 보았다는 게 문제로군요(...)

말하자면 디아블로를 하면서 바바리안 하나만 플레이해봤다는 거랑 같은 얘기이니 굉장히 껄쩍지근한 기분이긴 한데.

그렇다고해서 캐릭터 넷을 다 해 보려면 총 플레잉 타임이 지금까지 플레이한 시간 x 4가 될 테니 그게 또 무서워서...;

그냥 얼른 설치 삭제해놓고 개학을 기다리렵니다. -_-



사족: 그러고보니 두 게임의 배경이 비슷하네요. 황무지 무법 세계에 돌아다니는 인간들은 죄다 강도 아님 변태 아님 사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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