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했던 이야기

2013.02.08 14:43

칼리토 조회 수:5713

작년 5월에 새집으로 이사하면서 인테리어를 했더랬습니다. 아래 글에 인테리어 이야기가 나온 김에 다른 커뮤니티에 올렸었던 관련 정보를 공유해보고자 글 퍼와서 몇군데 수정해 올립니다. 인테리어에 대해 고민하시는 분들께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참고로 등장하는 집은 남양주에 위치한 지은지 10년된 아파트입니다. 비포 사진이 있으면 좋을텐데.. 그건 못찾아서 그냥 애프터만.. ^^

 

흔히들 인테리어 하면 뭐가 생각나시나요? 벽지? 바닥? 씽크대? 그렇죠. 다 포함하는게 인테리어입니다. 집 전체를 하려면 최소 천단위부터 시작을 하고 억단위가 넘어가는 곳도 부지기수. 하지만 쥐고 있는 돈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이중에 골라서 해야합니다. 집을 매입하고 이사하는데 까지 시간이 좀 많이 남아서 이곳 저곳 발품팔아 알아봤습니다. 동네 인테리어는 규모가 좀 작고 한계가 있는듯 했구요. 네이버 카페는 값은 싼데 AS가 맘에 걸리더군요.

 

그러다가 서점에서 인테리어 관련 책을 뒤지다가 발견한 H사의 책이 맘에 들어왔습니다. 얼떨결에 실내인테리어 기초과정이 있다고 해서 등록까지 했구요. 그 과정을 수료하는데 4개월이 걸렸습니다. ㅎㅎ 지금 생각하면 시간과 돈이 참 많이 들었다 싶은데.. 배우는 과정은 재미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가닥이 좀 정리되더군요. 그래서 결국 책에서 본 느낌을 살려 H사와 계약하고 인테리어를 진행했습니다.

 

P1110670.jpg

 

우선 이중 철문으로 되어 있던 현관에서 철문을 떼어내고 저렇게 문틀을 세웠습니다.

 

P1110674.jpg

 

석고보드 붙이고 마감하고 그런 과정을 거쳤구요.

 

P1110677.jpg

 

방의 바닥은 장판으로 마감하고 조명등은 매립등으로 교체하기로 했지요.

 

P1110678.jpg

 

바닥 전체를 들어내고 강마루를 깔기로 합니다. 바닥재도 참 여러가진데 강화마루-강마루-합판마루-원목마루 순으로 단가가 올라갑니다. 색깔은 전체적으로 화이트톤인 실내와 어울리는 화이트워시오크로 하기로 했구요. 이것도 고르기가 참 힘들더군요. 강화마루, 강마루, 합판마루의 차이점은 네이버에 물어보면 자세하게 알려줍니다만 그냥 일반 주택은 강마루가 답이다..로 정리합니다.

 

P1110685.jpg

 

싱크대의 색깔에 맞춰 벽 타일 색도 고르고

 

P1110698.jpg

 

원래 문이 달려있던 안방과 드레스룸 사이에는 미닫이 문을 달기로 합니다.

 

P1110704.jpg

 

공사중인 실내는 아직 어떻게 될지 알수 없는 혼란의 현장이었지요.

 

P1110706.jpg

 

타일 마감이 끝나갑니다.

 

P1110708.jpg

 

부엌에서 바라보는 창틀도 도색을 합니다.

 

P1110711.jpg

 

보일러가 있는 베란다의 보기 흉했던 문짝을 떼어내고 새문을 달아주기로 했습니다. 베란다의 타일은 그대로 쓰되 벽면은 모두 탄성코팅과 도색을 다시 하기로 했구요. 이건 정말 잘한 것 같습니다. 그전에는 곰팡이가 피던 곳들이 그냥 습기만 차고 말더군요.

 

P1110714.jpg

 

거실등도 체리원목으로 모양을 냈던 등을 다 철거하고 매립등으로 교체.

 

P1110735.jpg

 

부엌도 있던 싱크대와 수납장을 다 떼어내고 새제품으로 교체하기로 했습니다.

 

P1110736.jpg

 

벽지도 모두 실크 벽지로 도배를 합니다. 도배하는 분들 손놀림이 거의 예술이더군요. 실크 벽지 시공은 집 전체 인테리어의 완성도를 가르는 중요한 작업이라 업체의 시공능력이 매우 중요해집니다. 게다가 비싸지요.

 

P1110767.jpg

 

베란다의 도색이 완료되고 사이드의 창고 수납장 문도 달렸습니다. 역시 화이트톤으로 통일. 베란다 수납장은 정말 얼마 안합니다. 그리고 선택의 여지없이 하이그로시 제품을 써야하더군요. 톤은 전반적인 베란다 도색과 맞춰야 어색하지 않습니다.

 

P1110780.jpg

 

현관이 깔끔하게 완성되었네요. 들어가는 입구가 꽤나 화사해졌습니다. 이렇게 깔끔하게 뽑는게 업체 능력인 것 같아요.

 

P1110788.jpg

 

욕실 시공은 전문 업체에 맡겼습니다. 덧타일 시공방식이라 이틀이면 끝나더군요. 욕실은 인테리어의 맨 처음 단계에서 작업을 끝내야 합니다. 모던하고 깔끔한 느낌을 원했는데 괜찮게 된것 같습니다. 두세대가 사는 공간이라 입구쪽 욕실은 천정고와 세면대 높이를 부모님 키에 맞추고 안방에 딸린 욕실은 아내와 저의 키에 맞췄습니다. 사용하다보니.. 너무 화사하게 밝은 저 조명이 맘에 안듭니다만.. 바꾼다 바꾼다 하면서도 아직 못바꿨습니다. 쩝~ 너무 창백하게 밝다고 할까요. 겨울에는 더 추운 느낌.

 

P1110790.jpg

 

이 업체를 선택한 계기중의 하나였던 독특한 수전.

 

P1110791.jpg 

 

바닥도 오염이 눈에 잘 안띄는 짙은 회색입니다.

 

P1110794.jpg

 

안방의 벽은 그린올리브로 하고 미닫이문은 아쿠아 유리를 끼운 슬라이딩 도어로 꾸몄습니다. 벽지 색상을 선택하는 부분은 역시 담당 디자이너와 상의를 거쳤습니다. 방이 네갠데 전부 벽지 색깔이 조금씩 달라요. 주로 사용하는 사람들의 취향을 고려해서 골랐습니다. 몰딩은 하얀색으로 마감.

 

P1110802.jpg

 

욕실 들어가는 문도 역시 아쿠아 유리. 개방감이 있어서 좋습니다.

 

P1110803.jpg

 

손잡이도 문색깔에 맞춰서 고르구요. 사소한 것이지만 이런 손잡이도 정말 중요한 부분입니다. 애초에 디자이너가 추천한 것은 저런 도기 느낌의 플라스틱이 없는 매끈한 철물이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이걸로 골랐고.. 결과적으로 화장실 문을 열때마다 만족스럽습니다. 물론 다른 방문들도 마찬가지.

 

P1110805.jpg

 

싱크대 시공한 업체에 맡겨서 드레스룸의 수납장도 만들었습니다. 대리석 느낌 나게 한건데 와이프는 촌스럽다고 처음에는 싫어하더군요. 멘붕.. 상의도 했는데 알아서 하라고 해놓고..

 

P1110814.jpg

 

거실에서 바라본 아이방쪽 벽면. 거실에서 티비 보다가 자주 저쪽편을 바라보는데 볼때마다 마감이 참 맘에 든다고 생각합니다. 오른쪽에는 한샘에서 주문한 월플렉스 보이네요. 다양한 맞춤가구 업체들이 있지만 한샘에 마침 원하는 가구가 있어 저걸로 골랐습니다. 이백대 초반이었을거예요.

 

P1110815.jpg

 

세탁기가 들어갈 공간. 도장 퀄리티가 좋습니다.

 

P1110816.jpg

 

역시 수납장. 싱크대와 신발장, 수납장과 드레스룸 수납장은 모두 같은 업체에 의뢰했습니다.

 

P1110818.jpg

 

부엌입니다. 바닥은 타일로 마감하고 하부장은 지브라, 상부장은 하이그로시의 흰색장입니다. 인테리어를 공부하다 보면 하이그로시에 대해 거부감을 가진 분들이 많이 계신데.. 사용하다 보면 깔끔하고 좋습니다. 원목은 때끼거나 하면 닦아내기 힘든 면도 있고 첨에는 이뻐도.. 기름때 끼기 시작할때 느낄 좌절감을 생각해보면 거의 매일 청소해야 하는 것이거든요. 주방은 실제로 사용할 사람의 의견과 패턴을 반영하는 게 중요한데 게으른 성격이면 반드시 하이그로시로 가셔야 합니다. 바닥도 역시 나무보다는 타일이 낫구요.

 

P1110822.jpg

 

오븐도 신경써서 고르고 후드도 규모에 맞게 골라야 합니다.

 

P1110823.jpg

 

하츠의 침니후드. 성능은 몰라도 일단 뽀대는 나는군요.

 

P1110829.jpg

 

안방쪽에서 바라본 현관쪽. 바닥재가 색감이 밝으니 집 전체가 밝아보입니다. 바닥재의 선택은 주인의 취향과 동일하게 맞추는게 좋습니다. 원목 느낌 나게 어두운 톤으로 가셔도 좋지만 저렇게 하얗게 가면 청소도 자주 하게 되고 분위기도 밝아집니다. 벽지가 화이트톤이 강하면 바닥도 비슷한 명도로 가시는게 좋아요. 특히나 가구가 컬러감이 있는 것들이면 더더욱 하얗게 가는게 좋죠.

 

P1110831.jpg

 

월플렉스 전경, 지금은 책이 가득 꽂혀서 저렇게 깔끔하지 않습니다. 애프터 사진을 찍어서 보여드리고 싶은데.., 청소를 안해서 그럴수가 없다는.

 

P1110834.jpg

 

부모님방은 은은한 브라운톤의 벽지로 마감

 

P1110837.jpg

 

베란다 수납장은 이런식으로 칸을 나눕니다.

 

P1110838.jpg

 

현관과 집안 공간을 잇는 중문. 따로 제작을 한 미닫이 문인지라.. 비용이 만만치 않더군요. 망입유리를 사용했습니다. 차가운 바람을 막아주는 겨울의 필수품. 이런 특수 제작문은 한짝에 백만원이 훌쩍 넘습니다. 도장 상태도 중요하고 AS도 중요한지라 믿을 수 있는 업체랑 일하는게 맘편하죠.

 

P1110840.jpg

 

신발장은 갤러리 형태의 화이트로.. 역시 부엌 시공한 곳에서 한꺼번에 맞췄습니다. 들어오는 입구가 화이트톤이라 역시 밝게 밝게 간건데.. 사용하면서 아주 만족하는 부분중에 하납니다.

 

적다보니.. 그때 그때 고민하고 결재하고 기대하고 했던 기억들이 되살아나네요. 가구며 짐들이 다 들어온 지금은 저렇게 깔끔하지 않고 아이 키우는 집들은 다 그렇지만 늘 어수선합니다. 그래도 고치기 전보다야 훨씬 훌륭한 환경이라는 건 말 안해도 아실터. 요즘 지은 새 아파트의 인테리어만이야 하겠습니까만.. 아직까지는 만족스럽게 살고 있는 점입니다.

 

이 인테리어를 진행하면서 느낀 점 몇가지만 적어보자면..

 

1. 욕심을 줄여야 하겠더라구요.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하다보니 예산도 늘어나고 스트레스도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게다가 아무리 비싼 인테리어를 해도 살다보면 그냥 저냥.. 잊어버리게 됩니다.

 

2. 인테리어보다 중요한 건 스타일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깔끔하게 한 집안 인테리어는 새하얀 캔버스같은 거라.. 가구며 정리 정돈, 수납이 더 중요한 인테리어 포인트가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버릴 것은 과감히 처분하고 색감있는 소품을 잘 활용하는게 기껏 한 인테리어를 살리는 일일 것 같습니다.

 

3. 돈을 들이느냐, 발품을 팔고 고민을 하느냐.. 선택을 해야 합니다. 비싼 업체가 마무리도 깔끔하고 AS도 잘해주는 건 인지 상정일겁니다. 하지만.. 자기가 고민하고 돈을 줄이려면 그런 방법이 없는것도 아닙니다. 다만 해놓고 나서 책임을 업체가 지느냐, 본인이 지느냐...라고 묻는다면 인테리어 전문가가 아닌 이상 대부분 본인이 책임지는 선택은 못하게 되겠죠. 그래서 저도 돈을 들이는 쪽을 선택했습니다만..

 

욕실 따로, 부엌과 수납장 따로, 그외에 모든 부분은 전문 인테리어 시공사에 하는 방법으로 비용을 좀 줄였습니다. 스스로는 천만원쯤 줄였다.. 고 생각하는데 애초에 잡았던 예산보다는 2천만원 정도 오버더라구요. 이놈의 기왕이면..병은 약도 없습니다.

 

 

듀게는 결혼하신 분들 보다는 앞으로 결혼하시고 집을 꾸미고 인테리어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계실 것 같아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것 저것 적어봤네요. 대단한 건 아니지만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구요. 내일부터 명절 연휴 시작인데 다들 건강하게 즐거운 연휴 보내시길 바랍니다. 행복한 오후 되세요.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4802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360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1709
126021 링클레이터 히트맨, M 나이트 샤말란 트랩 예고편 new 상수 2024.04.19 17
126020 [왓챠바낭] 괴이한 북유럽 갬성 다크 코미디, '맨 앤 치킨' 잡담입니다 new 로이배티 2024.04.18 109
126019 오늘 엘꼴도 심상치 않네요 [7] update daviddain 2024.04.18 97
126018 프레임드 #769 [2] Lunagazer 2024.04.18 39
126017 [근조] 작가,언론인,사회활동가 홍세화 씨 [11] update 영화처럼 2024.04.18 399
126016 80년대 국민학생이 봤던 책 삽화 [6] update 김전일 2024.04.18 250
126015 나도 놀란이라는 조너선 놀란 파일럿 연출 아마존 시리즈 - 폴아웃 예고편 [1] 상수 2024.04.18 157
126014 체인소맨 작가의 룩백 극장 애니메이션 예고편 [1] 상수 2024.04.18 103
126013 [웨이브바낭] 소더버그 아저씨의 끝 없는 솜씨 자랑, '노 서든 무브' 잡담입니다 [3] update 로이배티 2024.04.18 215
126012 이제야 엘꼴스럽네요 [3] daviddain 2024.04.17 181
126011 프레임드 #768 [4] Lunagazer 2024.04.17 57
126010 킹콩과 고지라의 인연? 돌도끼 2024.04.17 130
126009 파리 생제르맹 선수들이 찍은 파리 바게트 광고 [1] update daviddain 2024.04.17 190
126008 농알못도 몇 명 이름 들어봤을 파리 올림픽 미국 농구 대표팀 daviddain 2024.04.17 128
126007 아카페라 커피 [1] catgotmy 2024.04.17 128
126006 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3] 조성용 2024.04.17 346
126005 [핵바낭] 또 그냥 일상 잡담 [4] 로이배티 2024.04.17 265
126004 마리끌레르 영화제 예매 결과 -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상수 2024.04.16 136
126003 프레임드 #767 [4] Lunagazer 2024.04.16 45
126002 넷플릭스 찜한 리스트 catgotmy 2024.04.16 20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