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백투더퓨처 25주년 기념 더빙판 상영회를 갔었어요. 고 장세준씨가 마티 역으로 열연한 버전이였습니다.   

주최자 분께서 녹화 비디오를 손수 동영상 파일로 변환해서 가져오셨더군요.  이자리를 빌어 감사를.

정말 즐거운 시간이였습니다.  초반에 나오는 옛 광고들도 깨알같은 재미가.

특히 델몬트 광고는 정말....유년기 시절 생각나게 하더군요.  '결론은 버킹검' 과 함께 최고의 유행어를 낳았던 '따봉!' -_-d*

 

아래 미국 최대 비디오 대여점 파산글을 보니 아련한 녹화의 추억들이 두둥실 떠오르네요.

그러고 보면 토요명화나 일요특선 할때면  항상 공테이프를 비디오에 넣고 녹화할 준비를 했었어요.  재미있는 영화일 경우 녹화해서 몇번이고 돌려 볼 요량으로.
하지만 공테이프가 대여섯개 정도밖에 없었기 때문에 얼마 보지도 못하고 새 영화로 덮어버리기 일쑤였죠. 고 장세준씨 버전 백투더 퓨처도 금방 지워져서 아쉬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도 김일 성우의 <백투더 퓨처>1.2.3편이 들어있던 공테이프는 몇해동안 숨겨두고 몰래 몰래 틀어서 봤었어요.

덕분에 백투더 퓨처는 항상 더빙판으로 기억됩니다.

 

김일, 고 장세준 성우는 나에게 녹화에 관해 특별한 추억을 갖게해준 사람들입니다. 내가 녹화해두고 장기간 보곤 했던 영화(혹 에니메이션)에

단골로 출연한 덕분에 그들 이미지는 몇몇의 배우들로 고착화 되었어요.
고 장세준과 김일은 같은 배우를 각각 자기 스타일로 연기했는데, 성룡과 마이클 제이 폭스가 그 예가 될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 성룡은 장세준씨가, 마이클 제이 폭스는 김일씨가 더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특히 고 장세준씨가 열연한 성룡의 미라클은 정말 최고였어요. 녹화한 것 중 가족들이 가장 많이 본 것도 그것이였고요.
장세준씨가 연기한 성룡영화는 사실 다 좋았습니다. 김일씨도 물론 나쁘지 않았습니다만 제 기억에는 장세준=성룡 공식이라.
어느 누구보다 성룡 특유의 능글능글한 대사를 개구지게 잘 소화해냈어요. 물론 다른 연기도 다 훌륭하게 해냈던 분이죠.
녹화해두었던 <가위손>의 에드우드 캐릭터뿐만 아니라 한때 좋아했었던 에밀리오 에스테베즈 전문 성우도 장세준씨였고.
-<프리잭>의 알렉스 캐릭터는 정말 최고였는데! 게다가 백투더퓨쳐에서 박사님을 연기하셨던 이완호님이 안소니 홉킨스 성우를
맡으셔서 더 좋았어요.

 

참, 고 장세준 성우에 대해 알듯 말듯한 분이라면 슬램덩크 비디오판에서 서태웅 역과 권준호 역을 맡았던 바로 그 분입니다.
그리고 비디오판 베르사이유의 장미에서 앙드레역을 맡았었죠. 참고로 그의 아내분인 고 정경애 성우는 베르사이유의 장미
KBS판 오스칼 성우셨지요. 메텔이랑 빨간머리 앤도 아마 이 분이셨던 걸로 기억....아닌가;

 

김일씨 같은 경우는 개인적으로 마이클 제이 폭스와 투니버스 방영판 에니메이션 <3x3 아이즈> 야크모 연기를 했을때를 가장 좋아해요.

그리고 보노보노에서 답지 않게 점잔빼며 교훈이나 읊어대는 야옹이형 역도 꺄윽거리며 좋아했는데,
그 이후로는 티비 시청에 관심이 멀어져가서 기억 속에서 사라졌지만.


지금은 경험하지 못할 일이지만, 그때 당시 녹화할 때면 두근거림과 함께 좋은 영화 한편 건젔다는 성취의 기쁨이 그렇게 클 수가 없었어요.

그때는 비디오를 디뷔디처럼 판매하는 시스템이 아니였으니까요.

플레이 버튼과 녹화 버튼을 동시에 눌러야 하는데 어긋나게 누르는 바람에 녹화 실패한 기억도 여럿 있었네요.
녹화 잘 되는 줄 알고 느긋하게 영화 봤다가 영화 끝나고서야 알아채고는 얼마나 좌절했던지. 
그 중 하나가 <터미네이터1>이였어요. 정말 밤에 잠을 못 이룰 정도로 아쉬워했었지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237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79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293
126071 [왓챠바낭] 전 이런 거 딱 싫어하는데요. '헌터 헌터' 잡담입니다 [4] new 로이배티 2024.04.25 114
126070 에피소드 #86 [2] new Lunagazer 2024.04.25 33
126069 프레임드 #776 [2] new Lunagazer 2024.04.25 31
126068 ‘미친년’ vs ‘개저씨들‘ new soboo 2024.04.25 364
126067 Shohei Ohtani 'Grateful' for Dodgers for Showing Support Amid Ippei Mizuhara Probe new daviddain 2024.04.25 26
126066 오아시스 Be Here Now를 듣다가 new catgotmy 2024.04.25 58
126065 하이에나같은 인터넷의 익명성을 생각해본다 [1] 상수 2024.04.25 197
126064 민희진 사태, 창조성의 자본주의적 환산 [7] update Sonny 2024.04.25 594
126063 3일째 먹고 있는 늦은 아침 daviddain 2024.04.25 87
126062 치어리더 이주은 catgotmy 2024.04.25 156
126061 범죄도시4...망쳐버린 김치찌개(스포일러) 여은성 2024.04.25 288
126060 다코타 패닝 더 위처스, 난 엄청 창의적인 휴머니스트 뱀파이어가 될 거야(...), 악마와의 토크쇼 예고편 [3] update 상수 2024.04.25 156
126059 요즘 듣는 걸그룹 노래 둘 상수 2024.04.24 146
126058 범도4 불호 후기 유스포 라인하르트012 2024.04.24 193
126057 오펜하이머 (2023) catgotmy 2024.04.24 81
126056 프레임드 #775 [2] Lunagazer 2024.04.24 29
126055 커피를 열흘 정도 먹어본 결과 [1] catgotmy 2024.04.24 174
126054 [넷플릭스바낭] 몸이 배배 꼬이는 3시간 30분. '베이비 레인디어' 잡담입니다 [6] 로이배티 2024.04.24 320
126053 프렝키 더 용 오퍼를 받을 바르셀로나 daviddain 2024.04.24 40
126052 넷플릭스 [미시즈 해리스 파리에 가다] 감상 [6] 영화처럼 2024.04.24 21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