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을 넘어 행복해지기!] 프로젝트 진행중입니다. 

 

이번 달에 연습하고 있는 방법은 sati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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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현재에 집중하기

 - 한번에 한가지만 할 것

- 하루에 1000번씩 들숨, 날숨을 알아차리기.

- 지금 하고 있는 것에'만' 몰입하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할 것. 

 

 2. 현재를 자각하기

- 자각 없이 자동적으로 하기 쉬운 것들인 '먹는 것'과 '돈 쓰는 것'에 대한 기록을 남길 것.

- 시시때때로 과거로 미래로 부유하는 사고의 흐름을 알아차리고,  다시 현재로 조용히 돌아올 것. 하루에 세 번 이상..

- 시시때때로 사고, 감정, 몸의 느낌들에 주의를 기울일 것. 비판단적으로, 그저 관찰만 할 것. 하루에 세 번 이상...

- 시시때때로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고, 피부에 닿고, 혀로 맛보고, 코로 느끼는 감각들 중 하나를 골라 가만히 관찰해 볼 것. 하루에 세 번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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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저런 것들을 해보자고 정했죠. 더 추가 될 수도 있고 몇몇이 빠질 수도 있고요.

 

오늘도 주 관심사는 '한번에 한가지 씩 하기'였어요. 밥만 먹기도 잘 해냈고, 걸어다니면서 이리저리 이동하면서 몸의 움직임이나 감정상태에 차분히 집중하는 것도 좀 잘 된 날이었어요. 덕분에 몸이 안 좋은 날이었는데도, 하루 내내 기분은 참 좋았지요.

 

하지만 좋은 기분으로 집에 돌아온 밤에, 제가 과거 저질러놨던 수 많은 멍청하고 한심한 짓들 중 하나가 터져버렸어요. 그 와중 제가 중증 우울증에 걸리게 된 원인 중 하나인 특정 갈등이 같이 덮쳐왔어요. 과거 정신이 자동조종상태로 폭주할 때 저지른 한심한 짓거리는 남에게 말하기 쪽팔릴 정도로 민망하고 바보같은 결과를 가져왔지만, 결국 제가 저지른 일이고, 바꿀 수도 없는 과거의 일이니, 나름대로 받아들일 수 있었어요. 하지만 상황이 좋아질라 치면 물귀신처럼 살아나는 현재진행형의, 아직도 끝나지 갈등요소는 굉장히 위협적이었어요. 다행히 오늘 낮의 노력들 덕인지 한창 난리가 나는 와중에는 깨어있는 마음을 유지하며 휩쓸리지 않고 잘 대처했어요. 하지만 문제는 일이 끝나고 긴장이 풀린 후. 결국 목욕하면서 숨죽여 끅끅거리고 통곡 하다가 축축하고 어두운 곳으로 신나게 땅파며 내려가다 비현실적으로 부정적인 상상의 나래 속에 헤매다 다시 끅끅거리며 통곡하며 다시 '잠들어있는 마음' 상태가 되었어요. 상황과 감정과 내 생각에 지나치게 휩쓸리고 밀착되어, 내가 지금 뭐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그런 마음상태요. 하지만 정말 다행히도,  '내가 지금 뭐 하고 있지. 또 부정적 사고패턴을 돌려대며 부정성을 증폭시키고 있군!"하는 sati를 발휘, 그 즉시  따뜻한 물 속에 몸을 담그고 있는 '현재, 지금 여기'로 돌아왔어요. 그러자 방금전까지 저를 통곡케 했던,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진물이 뒤엉킨 감정의 덩어리가 휙 사라져버리더군요. 불을 키자 사방으로 흩어지는 바퀴벌레 떼 같이 말이죠.  그리고 정신이 들자, 방금까지의 제 모습이 너무 생소하고 웃겨서 피식 웃어버렸어요.

 

처음 명상 수업을 받을 때 저런 식으로 깨어서 고요히 관찰하는 마음 앞에 '안 좋은 감정이나 사고패턴이 한방에 사라지는' 경험을 처음 하고 나서, 혹시 이건 갈등을 무의식속에 억압해 버리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강하게 했었어요. 그 때 명상선생님이 정색을 하시며 '자기 자신을 믿어. 억압이 아니다. 모든 것은 변화하고, 그 감정도 단지 사라졌을 뿐-변화했을 뿐-이다. 그걸 촉진시킨건 깨어있는 마음, 마음챙김이다.' 정도의 의미로 저를 다그치셨어요.   당시에는 긴가 민가 했지만, 나중에 지내놓고 봐도 선생님 말씀이 맞는 것 같아요. 저런 경험은 과거의 고통과 부정적 에너지가 응어리진 덩어리를 저 의식 아래 꾹꾹 눌러놓는 것이라기 보다, 그걸 확 풀어서 바람에 훅 날려버리는...그런 느낌이거든요.

 

그 때 느꼈어요. 아..정말 sati만 제대로 연습해도, 내 고통덩어리나 과거의 트라우마를 치유..할 수는 없더라도, 그게 활성화되어 나를 공격하는 것을 막을 수는 있겠구나.

 

하지만 겨우 2일 연습한 미약한 정신력이라 그런지,  그렇게 마음 챙기며 깨어난 지 몇 분도 채 되지 않아 다시 부정적 감정과 사고의 폭풍 속에 휘말려가버렸죠. 이 후로는 미약한 sati와 다시 마취된 마음 아래 고통받는 상태가 오락가락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이도 저도 아닌 상태로 어정쩡하게 머무르다, 결국 늘 하던대로 오락거리로 현실 도피. 별로 보고프지도 않았던 '남자의 자격'을 보며 만두와 쥐포를 우걱우걱...별 맛도 못 느꼈어요. (하지만 남자의 자격은 생각 외로 재미있었죠. 다행이에요.)

 

그러다 이 일기(?)를 써야한다는데 생각이 났어요. 그래서 지금 쓰고 있는 중이에요. 다행이 쓰려고 뒤적뒤적 하다 보니 명상책도 읽게 되고, 다시 정신이 들었어요.

 

요새 듣고 다니는 오디오북은 <How to practice> by Dalai Lama  에요. 제목 그대로 달라이라마가 불교수행의 생 기초를 쉬운 언어로 설명해주고 있는 책이죠. (물론 영어는 통역자가..)  집에 오는 길에 들은 대목 중에 계속 안 들렸던 대목이 있어요. 해석이 안 되는게 아니라, 딱 그 대목이 나올 때만 딴 생각이 끼어들고, 눈 앞에 예쁜 옷이 보이고, 갑자기 배가 고프고, 하여간 이상한 방식으로 주의가 산만해지는 형태였죠. 그런 대목일 수록 저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걸 그간 몇 차례 경험을 통해 알았던터라, 여러 차례 뒤로 돌려가며 겨우 정신차려 들었어요. 참 아주 뻔한 이야기였어요. 하지만 위에 적은 오늘의 경험을 미리 예견하는 듯한 내용이기도 했어요.  '현재의 괴로움은, 과거 내가 저지른 행위(업) 때문이다. 그 업은 깨어있지 않은, 훈련되지 않은 마음상태에서 한 행동의 결과이다. 그러므로 지금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현재에 늘 깨어 있어 더이상 깨어있는 마음이 아닌 상태에서 잘못된 행위를 저지르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지금 여기서 늘 깨어있으라.'  그러니까 지금 제가 할 수 있는건, 다시 정신차리고, 지금 여기서 깨어 있는 것. 그리고 느리지만 꾸준히 깨어있는 마음을 훈련해 나가는 것 뿐인거죠. 물론 과거 제가 저지른 일의 결과는 겸허히 받아들이고요. 음, 아까 왜 울었나 싶을 정도로 정신이 말짱해졌어요. 다만 현실도피 와중 집어삼킨 만두와 쥐포가 위 속에서 섞여서 더부룩하네요.  그러니까 깨어있지 않은 마음상태에서 한 행위는 늘 안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니까요-_-;; 맛도 없는 것들이..

 

 

<마음챙김 명상과 자기치유> 상권을 찾았어요.

 

어제 제가 꼭 옮기고 싶었던 부분을 옮겨볼께요. 명상에 필요한 7가지 태도와, 또 특별한 열의, 의도성, 자기수행이 있어야 제대로 된 명상수행을 지속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네요. 전 아직 저런 자질이 좀 떨어지니까 느슨한 sati를 조금씩 늘려가며 연습할거에요. 하지만 힘이 좀 커지면 명상을 시작할거에요. 그러니 명상에 필요한 7가지 태도를 미리 알고 있다고 해서 나쁠건 없겠죠. 사실 이 자질들은, 제가 삶 그 자체에 대해 취하고 싶은 (그래서 연습하고 싶은) 태도이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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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하고 있는 동안 내가 무엇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 마음챙김 수련의 핵심이다....이 명상은 오직 순간순간 체험하는 것에 대해 마음을 챙기는 것 뿐이다....우리 모두 언제나 갖고 있는 시간은 현재 분이다. 현재만이 우리가 알아야 할 유일한 시간이며, 현재만이 우리가 지각하고, 학습하고, 행동하고, 변화하고, 치유해야 하는 유일한 시간이다. 그리고 이 것이야말로 순간순간의 각성이 왜 그렇게 가치 있느냐 하는 이유이다. 우리가 명상 수련을 통해 이를 배워나갈 때 순간을 의식하는 노력이 최종 목적이 되어야 한다. 이것은 우리의 경험을 보다 생생하게 하고 우리의 삶을 보다 현실적으로 만든다

 

......

 

우리는 자신의 공포와 고통에 대해서도 잘 인식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자기 내부 깊숙이 내재하고 있는 무언가와의 연결에 의해 안정과 힘을 얻는 방법도 배워야 한다. 이 '무언가'가 공포나 통증을 바로 보게 하는 것으로, 공포나 통증을 초월하여 있는 그대로의 상태에서 평안함과 희망을 발견하게 하는 데도움을 주는 '통찰력 있는 지혜'인 것이다.

 

우리는 이 책에서 '수련'이라는 말을 특별한 의미로 사용한다....명상에서 수련이라는 의미는 '의식저긍로 현재에 존재한다'는 뜻이다. 명상의 의미와 목적과 명상수련의 의미가 같다. 명상이란 어느 별다른 곳에 가려는 것이 아니고 자기가 이미 있는 바로 그곳에서 열심히 사는 것이다...순간순간 주의를 기울이고, 바로 '지금'이라는 이 순간 속에 살아간다는 것을 명심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의식도 각성되고 통찰력도 얻게 되며, 건강도 좋아지게 된다."

 

스트레스 클리닉의 경험에 비춰볼 때, 우리는 약간의 의문을 갖지만 무언가를 받아들이려는 사람들에게서 최대의 효과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런 사람들의 태도는 '명상이 잘 될지 어쩔지는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 노력해 보고 그때 나타나는 결과를 보기로 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즉...효과는...훈련에 임하는 태도로 (거의) 결정된다 말할 수 있다. 더욱이 명상수련은 시작하기 전에 명상에 임하는 태도를 의식적으로 조정해야만 그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다. (사실상) 마음속에 새겨두어야 할 특별한 태도가, 실제로 명상수련의 한 부분이기도 하다.

 

다음 일곱가지 태도...이것들은 '의식적으로' 키워나가야 한다.

 

1) 판단하려 하지 말라 (non-judging) - 자신의 체험 속에서, 편견 없는 공평한 자세를 취하라. 치우치지 않은 관찰자 입장에 서려고 의도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평가를 하더라도, '평가를 한다'는 것을 의식해야 한다. '판단'이 떠오르면, 그 존재를 알아차리고, 판단을 보류하고, 그저 고요히 지켜만 보라. 호흡만 지켜만 보라.

 

2) 인내심을 가져라 (patience) -인내심은 곧 지혜이다. 사물이란 변화하는데 나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해해야 한다. 즉 인내심을 가진다는 것은 하나의 순간에 완전히 개방되어 있으며, 순간의 충만성을 받아들이며, 번데기가 나비로 되는 것과 같이 모든 일은 그 나름의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열리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다.

 

3)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을 간직하라 (begginer's mind) '지금'이라는 이 순간의 경험을 풍요롭게 하는 일이 곧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일이다.그러므로 초발심-모든 일을 처음 볼 때와 같은 마음자세로 보는 것-을 가져라. 같은 순간은 두 번 다시 오지 않는다. 매 순간은 독특하며, 그 나름대로의 독특한 가능성을 가진다. 초발심은 바로 이 진리를 상기시킨다.

 

4) 믿음을 가져라 (trust) - 자기 자신이나, 자신의 느낌에 대해 깊은 믿음을 키워라. 자기 직관을 믿다 실수하더라도, 다른 사람의 지시에 따라 하는 것 보다 훨씬 나을 수 있다. 당신이 가질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은, 오직 당신답게 되는 것 뿐이다. 스스로에게 책임감을 가지고, 스스로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자기를 믿는 것을 '배워야' 한다. (안되면, 훈련해야 하고,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자신을 믿으면 믿을 수록 타인에 대한 신뢰감도 살아난다.

 

5) 지나치게 애쓰지 말라. (non- striving) - 명상은 어떤 목적을 향해 가는 과정이 아니다. 궁극적으로 명상이란 '무언가 되려고 애쓰지 않는 것'이다. '당신다워질 것' 이외의 다른 목적은 없다. 목표의식은 장애가 된다. 역설적이겠지만, 당신이 원하는 곳에 도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특정한 결과를 얻으려고 허둥거리는 노력을 거두고, 오직 순간순간 있는 그대로에만 주의를 집중하고, 그대로 사려 깊게 보고 수용하는 데 있다.

 

6) 수용하라 (acceptance) 수용은, '만사를 있는 그대로 본다'는 뜻이다. 지금 이 순간 대신, 다른 상황이나 느낌, 생각, 견해를 강요하며 지금 이 순간을 부정하거나, 저항하거나, 회피해서는 안된다. 잘못된 것을 용인하라거나, 목표를 포기하거나, 당신의 원칙이나 변화와 성장에 대한 욕망을 무시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단지, 지금 여기서 사물이 진행되어 나가는 것을 '있는 그대로' 보아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7) 내려놓아라. (letting-go) - 명상에서 우리는 경험의 어떤 측면은 부둥켜안으려 하고, 또 어떤 것은 거부하려 하는 것을 알아챈 후, 이를 하지 않도록 의도적으로 노력한다. 우리는 체험하는 것을 있는 그대로 보고, 순간순간을 그대로 관찰한다. 내려놓는다는 것은 곧 사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방법을 말한다. 집착이 생기면, 그저 놓아버린 후, 가만히 관찰하라.

 

...이 일곱가지 태도와 함께, 어떤 특정한 종류의 에너지와 동기도 명상수련에 필요하다. 명상수련에 열심히 헌신하겠다는 동기와, 이 과정을 견뎌낼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자기수련이 되어야 높은 강도의 집중력을 키우고 명상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명상훈련을 직접 해보지 않는다면, 명상훈련을 하는데) 우리 자신의 마음과 신체가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요구하는지 (절대) 알 수 없을 것이다.

...

 

완전함을 취하는 대가는 자기의 전 존재를 몰입시켜야만 하는 것이며, 한 순간이라도 자기 능력에 대한 확고한 신념 없이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C.G.Jung은 말했다.

 

"완전함을 얻기 위해서는 자기의 모든 존재를 걸지 않으면 안된다. 보다 쉽게 얻을 수 있는 조건도 없고, 다른 대안도 없고, 타협도 없다."

 

 

================================<마음챙김 명상과 자기치유> by 존 카밧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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