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주말 출근의 농땡이에요.. ㅜ!


작년에 회사 부서 2개가 통합이 되었어요. 저도 그 부서의 일원이구요.  규모가 큰 회사는 아니지만, 다른 부서 분들과는

전체 회식 아니고서야 마주할 기회도 많지 않습니다. 같은 부서끼리야 미운 정 고운 정 쌓아가며 친해지지만요.

저 역시 같은 부서 사람들과 친하긴 한데 사적으로 따로 볼 정도까진 아니에요. 주말에도 출근해서 종종 보는 판에...


부서가 통합되니까 또 새로운 사람들을 사귀어야 하는 부담감이 좀 있더라구요. 그와중에 다행히도 회사에서

그나마 자주 마주치던 남자 선배가 있어서  그 선배를 통해 새롭게 같은 부서가 된 분들과 조금씩 가까워졌습니다.

그러면서 그 남자 선배하고 많이 친해지게 되었어요. 그 선배는 저보다 1년 먼저 입사를 했는데 이런 저런 요령도

알려주고 고마웠습니다. 퇴근하고 몇 번 저녁도 먹고, 술도 마시고 했어요. 단둘이 만난 적도 있지만 가능하면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서 자리를 갖곤 했습니다.  회사에서 괜한 소문 나봤자 좋을 것도 없고 해서 신경쓰려고 했었죠. 


그런데 얼마 전에 저에게 누가 보아도 데이트 코스인 어느 곳에 가자고 하는 겁니다. 저는 당연히 거절을 했습니다.

제깐에는 상대가 무안하진 않더라도, 제 의사는 분명히 보일 수 있도록 거절을 한 것 같은데 거절 직후에도

몇 번 더 묻더군요. 여하튼 그때는 잘 넘기고 그때부터 살짝 거리를 뒀어요. 회사 밖에서 만나는 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가 아니면 피하고, 개인적인 연락은 잘 받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그분은 제가 카톡에 답장을 하지 않으면 뭐라 한마디라도 할 때까지 메세지를 보내고, 어쩌다 일 얘기로

대화가 길어지면 꼭 뭐 먹으러 가자 어디 가자는 식의 말을 꺼냅니다. 몇 주 동안 이런 패턴이 반복되었고,

전 계속 거절을 했습니다. 어쩌면 제가 이기적인 건지도 모르죠. 전 적당히 친한 친구를 원했던 건데 지금은

그게 안되니 말입니다. 그렇지만 좀 힘들긴 해요. 요새 한창 바쁠터라 야근하고 있으면 메신저로 언제 끝날지도

모를 야근 뒤에 어딜 가자고 하는데 전 정말 그 밤에 깨어 있는 것 자체가 힘든 사람이거든요. 게다가 좋게

거절을 하면 넌 너무 잠이 많다, 좀 빡쎄게 살아도 괜찮다 등등 계속 조릅니다.  메세지에 답장을 안하기도

그런 게 뻔히 같은 공간에 있으니 다 보이고.. 일주일에 한두번만 그래도 참을만할텐데 며칠을 연속으로 그러니

견디기 힘듭니다.. 게다가 이 선배는 자기 일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습니다. 회의 들어가면 자꾸 딴짓해서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을 잘 못 듣고, 자기가 열심히만 하면 성공 시킬 수 있던 프로젝트도 밍기적대다가 무산을

시켜버렸습니다.


제가 지금 속상한 건, 이렇게 참고 지내다가 언젠가 그분에게 독한 말을 하게 되어서 좋았던 관계가 사라지는 겁니다.

물론 적당한 관계에 대한 제 바람이 이기적인 거 알지만 그래도 이렇게까지 한 사람한테 실망한다는 것이 기분 좋진 않네요.

예전같은 관계가 다시 될 수는 없겠지만 회사 사람인 이상 지나치게 불편해지고 싶진 않은 게 솔직한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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