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3.17 15:10
박근혜가 "통일은 대박" 이라고 들고 나선 다음부터 이곳저곳에서 통일 이야기가 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정말 통일이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그 이유는 "통일은 대박" 이라는 말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전에 있었던 통일 논의가 순수한 민족으로서의 통일이라는 당위성과 명분에 더 많은 기반을 두고 있었다면, 이제부터는 더 많은 돈을 벌려고 하는 탐욕에 기초한 자본의 논리가 더 많은 힘을 제공하게 될겁니다. 사실 남한의 경제 성장은 기존의 수출 드라이브도 더이상 먹히지 않고, 내수시장은 아무리 키워도 고만고만하고, 노동경쟁력도 자꾸만 떨어지고.. 어찌보면 자본의 상장 한계가 얼마 남지 않은 절박한 상황입니다. 아버지의 대를 이어 눈에 띄는 성장을 이루고 싶어하는 박근혜에게 통일보다 더 그럴듯한 수단은 없을 겁니다.
아시다시피 이 자본의 논리와 탐욕의 결과로 발생하는 움직임의 위력은 어마어마하죠. 이명박과 오세훈에 표를 줬던 사람들은 마찬가지로 통일이 가져올 수백 수천조의 경제적 가치에 혹하고 혹시나 함경도에 싸게 땅을 사둘수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에 부풀어 통일이야기를 지켜보게 될겁니다. 이게 바로 "통일은 대박" 이라는거죠.
이런 원동력이라면 현 북한 정권이 무너지면 그걸 흡수통일 하는 길만이 우리가 가야될 길이라는 보수권의 기존 통일관을 무너뜨리거나 눈을 감게 만들수 있지 않을까요. 어차피 남한의 보수는 명분따위에는 상관없이 이것이 국익을 위한 길이고, 이래야 삼성과 현대가 더 클 수 있다고 하면, 아마 신명나서 장단에 맞춰줄겁니다.
결국 기존의 북한 체재를 손보지 않거나 무너뜨리지 않는 상태에서... 가만 이럼 연방제 통일 방안이 아냐? 라고 하겠지만 아마 그럴듯한 눈속임이나 껍데기를 씌우던가 해서 그런것과는 다르다고 주장하겠죠. 하지만 현 북한 정권이 백기들고 항복할 가능성도 제로고, 혹시 그럴 일이 벌어져 강 하나 사이에 두고 미군기지가 들어설 지도 모르는 사태를 절대 용인 할수 없는 중국을 두고서는 흡수통일은 절대 가능성 없다고 봐야 할겁니다.
결론.. 박근혜는 임기내에 북한정권과의 화해를 어떻게든 추진할 것이다. 아마 지금도 물밑으로 뭔가고 오가고 있지 않을까요.
2014.03.17 15:15
2014.03.17 15:19
북한이 70년대에 저질러놓은 국채가 지금도 거래가 된다고 합니다. 통일후 대한민국한테 받아 낼 수 있다고 판단 하는거죠.
언제인가 되긴 하겠지만, 김정은이 아직 20대인걸 감안하면 여왕마마님이 헌법 고쳐 재선, 삼선이라도 하지 않는한 마마님 임기내에는 어려울 것 같네요.
2014.03.17 15:28
설마요...
2014.03.17 15:33
2014.03.17 15:38
현 상태의 통일은 남한사회 일용직이나 단순 노무, 서비스업 종사자들에게는 쪽박차고 자살하라는 것과 다를바 없죠. 그 모든 일자리를 초 저임금으로 장악해버린다면 완전히 섬같은 이 나라에서 할 수 있는게 자살의 자유정도나 남아있을까요? 외국인 노동자들은 돌아갈 나라라도 있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갈 데도 없지요.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는 거죠. 지금 처럼 감나무 아래서 입벌렸다가 센 바람에 나무가 크게 흔들린 후 많은 감이 떨어져 통일이라도 된다면 세탁비가 훨씬 더 많이 들게되죠. 감이 떨어져 대박 날 거라고 지나가면서 말 한 선무당집만 소문나서 문전성시를 이루고요.
2014.03.17 15:43
그래서 한국어가 한국인의 족쇄인듯 합니다.....영어 열심히 하라는 부모님 말씀좀 잘들을걸.
2014.03.17 15:50
한 때는 통일은 무조건 해야하는 거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굳이 통일이 되야 할까라는 생각이 있네요.
현 상황에서의 통일은 오히려 끝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고요.
뭔가를 잘 다져놓고 나서 통일을 이야기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요.
2014.03.17 17:10
그동안 통일에 대한 프레임은 소위 진보진영이 가지고 있었죠.
가자 북으로! 오라 남으로! 만나자 판문점에서! 식의 구호와 함께한 각종 남북교류. 간첩으로 몰리던 통일운동 등도 그렇고 DJ 때부터 지속된 햇볕정책도 그렇고 모두가 통일을 얘기하며 하던 것들인데 이런 것들은 소위 빨갱이니 퍼주기니 하는 식으로 매도되면서 진보진영의 통일담론은 오랜 역사와 노력에 비해 늘 탄압과 비판의 대상이 되곤했죠.
그런데 몇년 전부터 보수 진영에서 시작된 북한인권 타령(-_-). 박세일 교수 등이 주축이 된 한반도선진화재단 등에서 본격적으로 경제적 가치의 통일을 내세우며 야금야금 통일에 대한 프레임을 보수 진영에서 가져가더니 급기야 통일은 대박 타령에 이르러 통일에 대한 거의 모든 프레임을 그쪽 동네가 장악했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마치 지난 대선에서 경제민주화라는 가치를 박근혜 캠프가 선점해버린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 생각하는데 어찌보면 죽쒀서 멍멍이 준 형국이 아닌가 싶습니다.
통일을 준비하는 것 자체는 나쁠 것 없지만 경제민주화라는 프레임만 가져가 단물 쏙 빼먹고 당선되니 걍 버린 것처럼 통일 타령도 실체는 없이 정권의 프로파간다로 써먹기만 하는 것으로 끝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2014.03.17 17:30
통일에 매우 회의적인 한 사람입니다. 저는 원글 쓴 님하고 정반대의 생각을 갖고 있는데요, 경제적 입장에서 볼 때 북한하고 통일해서 과연 남는 장사를 할 수 있을까에 의문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북한에 돈이 될만한 '꺼리'가 있어야 될텐데, 통일부 등에서 열심히 선전하는 북한자원 어쩌고는 거의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 같고, 결국 황량하고 산업 인프라도 제대로 안깔린 땅하고 영양부족에 허덕이는 2000만명의 인력이 우리가 통일로 당장 얻게 되는 것들이겠죠. 정치사회적인 혼란 상황이 안정되고 경제적 투자러시가 이어지고, 기반 시설이 다깔리고, 그들이 자본화된 사회에서 무리없이 노동에 종사할 수 있을 정도의 교육을 다시 받고 하는데 걸리는 시간과 돈이 과연 얼마나 들까요... 그리고 그때부터가 비로소 우리가 통일에 들인 노력의 적자를 메꾸기 시작하는 시점(경제적 고난의 최저점)일텐데, 지금 정치권력을 잡고 있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젊은 층이 죽을 때까지도 저게 회수될런지, 아니 저 최저점에 도달할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2014.03.17 17:50
제가 정확하게 말하지 않았군요. 제 말은 통일이 정말 경제적으로 대박이 될거라는 소리가 아닙니다. 그건 박근혜가 꺼내든 소리고, 그게 앞으로 이 정권의 대북 정책의 속바탕에 자리잡는 구호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소리죠. G20 의 경제적 가치를 논하듯 통일이 대박이라고 외치면 사람들이 그쪽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죠.
2014.03.17 18:12
네 무슨말인지 알겠습니다. 하지만 저 구호에 실제로 움직이는 사람들은 정부관료들이겠죠. 기업이나 개인들은 오늘날처럼 정보가 발달한 시대에 다 나름대로 주판알을 튕겨보고 계산을 하지 않을까요? 실제 30대 밑으로는 통일에 부정적인 견해가 더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
2014.03.17 17:33
통일은 대박이라는 말이 생각없이 나온 말이 아니겠죠.
2014.03.17 17:42
저도 박근혜가 괜히 통일을 꺼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이번 정권 안에 뭔가 큰 변화가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종북 프레임이 예전에 비해 약빨이 잘 안듣잖아요.
2014.03.17 17:44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전혀 아닙니다.
통일은 한국이 어떤 스탠스를 가지고 있는지는 가장 중요하면서도 사실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지난한 주변국과의 협상과정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단순히 통일은 대박이니까 하자라고 해서 이루어지는 건 결코 불가능합니다.
그런 개념으로 통일할거였으면 아마 김대중때 통일 되었을 거에요.
간단하게 말해서, 중국, 러시아, 미국, 일본을 무슨 수로 설득할까요? 아니, 설득은 할까요? ㅋㅋ
통일은 대박이라는 말은, 앞으로 대북 유화 제스쳐를 취할 건데 나를 까지마. 라는 의미가 담겨있을거라고 봐요.
아마 최선이 정상회담이겠죠. 이런저런 교류가 있을 거구요. 그리고 아마 다시 대선의 시기가 오면, 급격히 얼어붙을 겁니다.
2014.03.17 23:57
박정희 추종자이면서 전두환 미워하시던 군장성 출신의 친척 할아버지가 20년 전부터 저한테 하던 얘기가 "대한민국에서 이제 평민이 재벌되는 길은 단 하나 남았다. 통일 재벌이 되는 것이다" 라고 하시더군요. 북한이 글로벌 자본주의에 편입되는 것은 시간이 얼마나 걸리냐 하는 차이일 뿐 필연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가 거기에 꽃놀이패를 쥐느냐하는 것에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 그리고 대한민국의 자본주의자들이 피터지게 각자의 정부를 등에 업고 싸울 듯 해요.
근데 과연 통일은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되는 걸까요? 북한이 빚 진 나라들이 그냥 "어쩔 수 없지 씁" 하고 물러나진 않을텐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