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한 순간에 너무 어이없게 이렇게 많은 생명들이 희생되는 것을 보니 참혹하고 멍해지네요.

관련인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충격적인 참사인데 사고와 관련되신 학생들과 지인분들께 어떻게 위로를 해야할지.

 

하나둘 보도되는 사고 관련 기사들을 보면 여러가지 생각이 드네요.

이 사고가 아니더라도 재난의 순간에는 참 다양한 인물 군상들이 보이곤 합니다.

나 먼저 살겠다 책임이고 뭐고 없이 자기 한 몸 챙겨 도망치는 사람.

위험을 무릅쓰고 자기 자리를 지키며 다른 사람들을 자기보다 먼저 살피고 돕는 사람.

자기와 상관없는 일인데도 생업을 버리고 현장에 뛰어들어 돕는 사람.

 

가슴 아픈 건 결국 멀쩡히 살아남는 가능성이 높은 건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사람들이고 다른 사람을 돕다 목숨을 잃는 이야기가 들려올 때예요.

그런 이야기들이 들릴 때면 나는 과연 재난의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하게 될까 두려워져요.

나도 내 한 목숨 챙기기 전에 다른 사람들을 돌아볼 수 있을까?

얼마나 침착하고 현명하게 저 상황에 대응할 수 있을까?

혹시 괜한 정의감에 다른 사람을 도우려다 민폐만 끼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이번에 침대 시트를 묶어 학생들을 도망치게 끌어올려 주었다는 탑승객 기사를 보면서

나는 저 상황에서 저렇게 사람을 도울 순발력이나 근력이 없을 것 같은데 감동했어요.

자기 구명조끼를 양보하고 마지막까지 탑승객을 돌보다 목숨을 잃은 승무원 이야기도 참 안타깝고요.

목숨은 평등하다지만 저런 분은 살아 남으셔야 했는데. 정말 용감하신 분. 하지만 앞으로 이런 분들이 꼭 자기 생명도 챙기셨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계속 더 많은 분들을 구하시고, 다른 분들도 그렇게 할 용기를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다고 저 순간에 나만 살아야지 하고 나 몰라라 등 돌려 도망치는 사람은 되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내가 재난의 순간에서 누군가를 도울 수 있을까 생각하면 참 무력하고 씁쓸해지네요.

재난의 순간에서 정말 누군가가 돕고 싶다면 나부터 강하고 유능한 사람이 되야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227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788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282
126065 하이에나같은 인터넷의 익명성을 생각해본다 [1] new 상수 2024.04.25 45
126064 민희진 사태, 창조성의 자본주의적 환산 new Sonny 2024.04.25 109
126063 3일째 먹고 있는 늦은 아침 new daviddain 2024.04.25 44
126062 치어리더 이주은 new catgotmy 2024.04.25 103
126061 범죄도시4...망쳐버린 김치찌개(스포일러) 여은성 2024.04.25 224
126060 다코타 패닝 더 위처스, 난 엄청 창의적인 휴머니스트 뱀파이어가 될 거야(...), 악마와의 토크쇼 예고편 [2] update 상수 2024.04.25 121
126059 요즘 듣는 걸그룹 노래 둘 상수 2024.04.24 117
126058 범도4 불호 후기 유스포 라인하르트012 2024.04.24 163
126057 오펜하이머 (2023) catgotmy 2024.04.24 73
126056 프레임드 #775 [2] Lunagazer 2024.04.24 27
126055 커피를 열흘 정도 먹어본 결과 [1] update catgotmy 2024.04.24 151
126054 [넷플릭스바낭] 몸이 배배 꼬이는 3시간 30분. '베이비 레인디어' 잡담입니다 [6] 로이배티 2024.04.24 290
126053 프렝키 더 용 오퍼를 받을 바르셀로나 daviddain 2024.04.24 38
126052 넷플릭스 [미시즈 해리스 파리에 가다] 감상 [6] 영화처럼 2024.04.24 198
126051 "韓, 성인 문화에 보수적"…외신도 주목한 성인페스티벌 사태 [3] update ND 2024.04.24 322
126050 오펜하이머를 보다가 catgotmy 2024.04.24 121
126049 프레임드 #774 [4] Lunagazer 2024.04.23 76
126048 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5] 조성용 2024.04.23 415
126047 잡담) 특별한 날이었는데 어느 사이 흐릿해져 버린 날 김전일 2024.04.23 162
126046 구로사와 기요시 신작 클라우드, 김태용 원더랜드 예고편 [2] 상수 2024.04.23 28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