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19 06:15
그냥 이렇게 읽었구나 참고삼아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__)
0.
어슐러 르귄을 좋아합니다.
따스함, 정제됨, 깊이. 잘 정리된 세계관.
언젠가 어슴프레 들었던 단편이 이 책에 있다기에 오랜만에 르귄을 만났습니다.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 언듯 들었던 줄거리가 인상적이었던 단편.
1.
어슐러 르귄은 제법 많이 읽었습니다. 어스시 전권에 헤인 시리즈도 상당부분 읽었습니다.
기억을 간추려 본다면
어스시의 마법사 시리즈는 쉽게 읽히면서도 너무나 포근하고 아름다운 이야기.
헤인 시리즈는 솔직히 가독성이 만만치 않았고,
로케넌의 세계에서 만난 샘레이의 목걸이 이야기는 르귄을 사랑하게 된 시작이었습니다.
2.
장르가 SF인데다가 르귄이 (불친절하다기 보다는) 지나친 친절의 낭비를 않는 편이라 초반에 세계관 진입이 쉽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읽다가보면 지하실 계단을 내려가듯 찬찬히 빠져들게 만드는 게 르귄입니다.
3.
단편 앞 부분 관련한 작가의 이야기는 나름의 재미였습니다. 작품과 관련한 뒷얘기들.
"어둠의 왼손"은 억지로 읽었던 기억인데 이 단편집 속 같은 배경의 "겨울의 왕"은 빠져들어 읽었습니다. 이제 어둠의 왼손을 다시 읽어줄 때가 된 듯 합니다.
어느 단편이었나 헷갈리는데 제 상상력을 자극하는 우주여행 장면이 있었습니다.
탐사를 떠나는데 10시간 정도의 여행이 지나면 지구는 250년 이상이 지나게 됩니다.
즉, 자신이 알고 있고, 자신을 알고 있는 모든 이들이 지구에서는 이미 죽고 없게 된다는 것이지요.
이런 사실을 알고 우주선을 오른다면 그 기분이 어떨까 상상이 되지를 않습니다.
4.
르귄을 다시 읽고 싶습니다.
어스시의 마법사부터 찬찬히. 벌써부터 즐거워집니다.
2014.04.19 07:44
2014.04.19 08:39
저도 서너 단편은 따라가기가 힘들더군요. 번역의 문제도 약간은 있지 않을까 싶기는 하구요.
그럼에도 빼어난 몇몇 단편들의 아름다움이 모든걸 상쇄시켜 주네요.
2014.04.19 08:42
2014.04.19 09:13
2014.04.19 08:26
2014.04.19 08:44
헛~ 제가 왜그랬나 싶게 어스시의 마법사 시리즈와 어둠의 왼손을 비롯한 책들 모두를 팔았네요. 다시 읽으려면 도서관에서 대여해야할 듯.
1. 4월의 파리가 조금 초창기 작품이었지요? 조금은 순진한 진행과 결말이지만 덕분에 따뜻했던 기억입니다.
2. 땅속의 별들은 말씀대로 참 르귄 답습니다. 박해 받는 사람에 탄광이 나오는 우울해야만 하는 이야기인데 은근한 힘이 지탱해줍니다.
저도 덕분에 흐뭇해지네요.
2014.04.19 20:32
유일하게 전권 소장하고 있는 작가에요. 진짜 처음 샘레이의 목걸이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엔 소름이 쫙. 어렸을때에는 어스시 시리즈가 참 좋았는데
크고 나니까 헤인 시리즈가 더 좋아지더라구요. 가장 최근에 읽었던 건 하늘의 물레였는데 재밌었어요. 인셉션과 장자를 합쳐놓은 느낌.
2014.04.20 04:23
아무래도 어스시가 좀 더 쉽게 읽혀서인가봐요.
2014.04.20 01:42
저도 일전에 읽었던 책이네요. 이 책을 읽기전에 어슐러 르귄이 그렇게 짱이라는 말을 하도 많이 들어서 단편집부터 시도해보자..하고 시작했는데 그 여파로 한동안 어스시의 마법사는 시도할 생각조차 들지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뭐랄까.. 번역 문제가 아닐까 싶어요. 읽는내내 두번 세번 곱씹어야 의미가 통했던 기억이 어렴풋합니다. 매끄러운 번역이야말로 축복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http://blog.yes24.com/blog/blogMain.aspx?blogid=dunan&artseqno=4262509 그때 썼던 리뷰는 이거네요. 번역도 번역이지만 판형이나 가독성도 안좋았나 봅니다. 이 작품과 별개로 어스시의 마법사는 읽으면서 감동 받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어요. 아직 못보신 분들이 있다면 꼭 읽어보시라고 강추하고 싶습니다. 하늘의 물레는.. http://blog.yes24.com/blog/blogMain.aspx?blogid=dunan&artseqno=6435208 저도 읽으면서 장자를 떠올렸구요.
2014.04.20 04:25
하늘의 물레. 읽어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