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거스트: 가족의 초상>
메릴 스트립과 줄리아 로버츠의 에너지가 마음껏 발산되는, 콩가루 가족 영화입니다. 그에 비해 남자배우들의 이미지는 흐릿한 감이 있죠.
다른 건 그렇다치고 둘째딸과 사랑에 빠진 사촌 오빠(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맡은)의 '출생의 비밀'은 좀 짜증나더군요. 그래도 갈등을 끝없이 부풀려놓고 어설픈 화해와 봉합으로 끝맺지 않은 건 좋았습니다.


p.s. "가족이란 우연히 유전자를 공유한 존재"라는 극 중 대사는 절반만 동의할래요.

 

 

<방황하는 칼날>
이성에 대한 광적인 사랑을 그렸던 <백야행>이나 <용의자 X의 헌신>과 비교해 보면, 부성애를 중점에 둬서 그런지 히가시노 게이고 원작소설 영화화된 것 중 가장 공감하기 쉬운 작품이긴 합니다. 다만 연출의 문제인지 뒤로 갈수록 어디서 끝내야 할지 모르는 것처럼 보였어요. 결말만 단호하게 빨리 내렸어도 좀더 좋게 봤을 텐데...

 

 

<가시>
광기의 뒤를 잇는 살인 시도와 파국이라는 점에서 <위험한 정사>를 떠올리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집착녀가 여고생으로 낮춰지고, 남자주인공이 집착녀와 '실제로' 섹스를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릅니다만 (여고생이니까 그랬을 겁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부인과 여고생 사이에서 치이는 역할을 장혁이 맡은 게 약간 신선했어요. 조보아가 맡은 영은이란 캐릭터는 인상적이었습니다. 생글생글 웃는 연기에 비해 후반부 광기는 약한 감은 있었지만.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저>
마블 캐릭터 개별 영화 중에서는 최고였습니다. 이 작품은 <퍼스트 어벤져>의 속편으로서 좋지만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를 위한 초석으로도 좋다는 점에서 놀랍습니다. <아이언맨>이나 <토르> 시리즈가 이루지 못한 것을 이뤄낸 거죠.

p.s. 이 작품에서 크리스 에반스와 스칼렛 요한슨의 케미스트리가 너무 좋아서, <어벤져스>에서 블랙 위도우와 연인 비슷한 느낌을 주었던 호크아이까지 가세한 막장 멜로드라마가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페이스 오브 러브>
자신이 사랑했던 연인과 닮은 여자와 사랑에 빠지는 남자 이야기는 많았죠. 한국 드라마만 해도 이창훈-김희선 주연의 KBS 미니시리즈 <컬러-화이트> 편이 당장 떠오르네요. 근데 여자가 죽은 연인의 도플갱어와 사랑에 빠지는 작품을, 저는 처음 봤습니다. 혹시 더 있을지도 모르지만요.
깔리는 음악도 그렇고 스릴러로 진행될 수도 있는 느낌을 줍니다만 멜로드라마로 끝나죠. 아네트 베닝이 우아하게 연기해서 다행이지 사실 스토커 수준의 여자주인공에게 감정이입하긴 어렵습니다. 한편으로는 남편과 금슬이 얼마나 좋았기에 죽은 뒤 5년이 지나도 저렇게 못 헤어나는 걸까 싶기도.

 

 

<필로미나의 기적>
워낙 평이 좋아서 봤는데 명불허전이더군요. 주디 덴치와 스티브 쿠건의 연기는 훌륭하고 실화에 바탕을 두었다는 점도 놀랍고요. - 막장드라마 작가들이 자극적이면서 허술한 작품을 변호할 때 쓰는 말이라서 싫어하긴 하지만 - '정말 현실은 픽션보다 더하다'는 것을 마음껏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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