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나이트의 배

2014.04.21 11:44

Quando 조회 수:1853

저역시 매일 욕지기가 절로 터져 나오는 나날입니다.


다트나이트 1편에서  배 두대가 나오는 장면 인상적으로 봤던 기억이 납니다

이 총체적인 난국에서 타이타닉보다 저는 그 영화가 먼저 떠올랐습니다.  영화를 다시 확인하고픈 의욕도 생기지 않아 기억을 짚어 봅니다.

각각에게 주어진 상대 배의 폭탄 버튼. 너희가 선택해라. 상대를 죽일 것인지, 내가 죽을 것인지.

조커의 예상을 깨고  두 배 다 폭탄버튼을 누르지 않습니다.

한국이라면  10초도 안돼 두 배 다 터질 겁니다. 버튼을 누르지 않을 현명함도, 인내도, 결단력도 단연 부족해 보이니까요. 누르지 않는 놈을 욕하며 버튼을 뺏어 누를 의지가 대다수로 보입니다.


해운사의 실적지향주의-300억이 넘는 수익을 내면서도 선원 안전교육비 한 해 1인당 4천원....여기서 기함이....하. 거의 폐선인 걸 가져와서 무리한 용도변경에, 과적.선체 고장 상태 무시..... 자본주의 대부분의 기업이 거의 이런 식이니 특별한 사항으로 보이진 않고(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라는 게 아닙니다)

지금 뉴스 상황으로 봐선 경력 미숙인 조타수가 힘든 경로를 조종, 화물 안전점검의 결여 이 두 가지가 결정적이었던 것 같은데, 사고라는 게 늘 산발된 문제점이 모여서 터지는 것이니.....


보다 중요한 사안은 사고 발생 그 시점에서 20명이 넘는 선원들이 어떻게 그렇게 똘똘 뭉쳐 그많은 사람들, 특히나 미숙한 아이들을 사지에 내버려둔 채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점입니다. 지금의 정부 일당들은 육지에서 실종자 가족들을 또 그렇게 만들고 있죠...


한국 사회에 만연해 있는 사람들의 정신상태....

조그마한 사무실에서도 매일 느끼는데 폭탄돌리기 같다는 느낌. 자기는 힘든 것에서 빠지고 싶고 내 탓이 아니다, 이건 내가 잘해서고 저건 니 탓이다. 이게 인간의 생존본능 중의 하나겠지만은 정말 갈수록 공동체 의식의 희박하다 못해 절박함을 통감합니다.


원전 터지면  한국은 모두 몰살이라는데, 그게 먼 일 같이도 느껴지지 않네요.


사는 거에 그리 애착가지지 않는 사람이긴 합니다만 모두가 폭탄화되어가는 걸 매일 보는 건 괴로운 일이네요.  

사람들을 돕고 정보를 알리고 나누고 하던 것도 늘 허공에 떠드는 것 마냥 되버려서 그냥 나 혼자라도 노력하자가 돼가고 있는데, 이 마음가짐이 무기력과 분노를 오가면서 나도 이상한 폭탄이 되는 건 아닌가 싶네요.


내가 사는 것보다 10명을 구하고 죽는 게 그렇게 힘든 선택일까. 그 상황이 된다면 나는? 자꾸만 생각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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