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22 13:49
1.
어제는 아이가 많이 아팠는지 제가 퇴근해서 집에 가자말자
갑자기 입을 삐죽거리면서 울어버리더군요.
어린이집 마치고 집에 오면서 길에도 토하고, 집에 와서도 토하고
머리도 아프고 다리도 많이 아팠대요.
자려고 누웠는데도 몇번이나 토하고,
그 조그만 몸에서 노란 위액아 나올 때까지 토하는 모습을 보며
안그래도 저도 몸이 좋지 않았던 터라
저도 울렁거려 아이를 문 뒤로 밀어놓고는 저도 흠.
다시 잠에 들려고 침대에 누워서
'엄마는 아가가 아프면 너무 슬퍼, 그래서 아가가 아플때 마다 엄마도 아파,
그러니까 아가도 아프면 안돼.'
라고 말하며 등을 쓸어내리며 얼른 잠에 들라고 했습니다.
그러고는 저도 잠들었고, 몇 분이 지났을까요.
소곤소곤 소리가 들리기에 깼더니
아이가 제 귀에 대고 그러더군요.
(저는 잠깐 잠들었는데 아이는 안자고 있었나봐요)
"엄마 ,아프면 안돼! 그러면 아가가 너무 슬퍼!
그러면 엄마아플 때 마다 아가도 아파-"
2.
매일 밤마다 자려고 누워서는 항상 아가랑 서로 꼭 껴안아서 터트리기! 놀이를 합니다.
밥을 많이 먹고 김치도 많이 먹으면 안터지고, 과자를 많이 먹은 날은 몸이 약해져서 뻥 터져서
다시 조립(?)해줘야 해요.
그리고는 제가 아이에게 "엄마는 아가가 엄마 딸이어서 정말 고마워, 아가 때문에 엄만 오늘 하루 정말 행복했어."
라고 이야기 하고 먼저 잠드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을 시작! ^^
그런데 어떤 날은 오늘은 고마워 하는 거, 그거, 내가 이야기할거야! 하면서
"엄마가 내 딸이어서 고마워, 아가는 엄마때문에 오늘 하루 정말 행복했어"라고 하기도 하지요.^^
제가 직장에 다녀서 아가와는 하루에 한 두시간 겨우 함께 하기 때문에 잠자리에 누워서 이런 저런 수다를 떱니다.
어린이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어? 오늘 하루 제일 재밌었던 일은 뭐였어? 아가가 오늘 제일 고마웠던 친구는 누구였어?
등등.
그러면 누구누구는 얼굴에 수염이 나서 정말 멋졌어!, 또는 오늘은 마술사님이 신발을 다 태웠는데 정말 웃겼어. 이런 이야기들을 해줘요.
화장실에 갈 때까지 졸졸 따라다니며 종달새처럼 재잘재잘.
어제는 오늘 하루 제일 기분 좋았던 일은 뭐였어? 라고 물었더니
한참을 생각하더니, "엄마 딸인 거!" 라고 하네요.
아무래도 아가가 엄마딸이어서 고마워. 라고 말한 부분이 기억에 남아서 이겠지만,
아흐흑 -
ps. 이런 꽃같은 아가가 계속 아파서 방금 병원에 갔더니 수막염이라고 하네요...아가들 건강조심하세요ㅠㅠ
2014.07.22 14:05
2014.07.23 08:41
네 뇌수막염. 병명이 너무 무서워서 걱정했는데 심각한 건 아니라고 하는데 그래도 머리위에 구름이 한가득합니다..ㅠㅠ 감사해요
2014.07.22 14:08
2014.07.23 09:05
아들은 없어서 비교가 안되지만^^:; 아가들은 다 이쁠 것 같아요! 아들도 벌써 대여섯살만 되도 듬직하다던데요?! 걱정해주셔서 감사해요.
2014.07.22 17:15
수막염이라니. 어서 쾌유하길 바랍니다!
조잘조잘 참 이쁠 때입니다. 저런 적이 있었더랬지 옛날 생각 나서 웃었습니다.
지나고보면 참 찰나같은 순간들이에요.
2014.07.23 09:10
네! 조잘조잘^^ 어젠 결국 입원을 해서 밤새 열이 39, 40도 까지 올라 식은 땀을 뻘뻘 흘리고 몸을 사시나무처럼 떨어 모두를 걱정시키는 가운데에서도 엄마, 엄마가 뚱뚱해서 침대가 비좁아 라든가 물을 흘렸으면 닦아야지! 라든가. 비몽사몽간에도 잔소리에 투정을 부리는 걸 보니 목구멍까지 입만 살았네. 하는 소리가 나오더라구요. 고 입이 또 그렇게 귀엽구요.ㅋㅋ
2014.07.22 17:25
엄마의 사랑이 느껴지네요 아이는 커서도 그 마음을 늘 기억하겠지요
2014.07.23 13:10
네!! 저의 마음은 물론이거니와 아이 자신이 주위 사람들을 얼마나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인지 꼭 알았으면 해요. ^^
2014.07.22 17:55
유치환의 행복이란 시가 생각나는군요.
2014.07.23 13:12
오. 모든 사랑노래가 나와 아이 이야기 같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이 시도 그렇군요! 아아 우체국창문 앞에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편지를 쓰는 마음이라니!!
2014.07.22 18:50
2014.07.23 13:02
감사합니다^^
2014.07.22 21:24
제목 보고 위로의 댓글이라도 달아드리려고 클릭했는데 내용이 너무 행복해서 위로드릴 맘이 싹 달아나버렸습니다(?)
하하. 근데 정말 좋네요. 행복이 뚝뚝. ㅠㅜ
2014.07.23 12:59
로이배티님 애기 사진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 언젠가 로이배티님 아가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 아가 정말 이쁘지? 그랬더니 응 나도 알고 있었어. 라고 하더라구요. 어떻게 알았어? 하니까 내가 낳았으니까 알지. 하던데요. 어찌 된 일인가요!//
ㅜ ㅜ 토했다고해서 장염인가 했더니 뇌수막염이군요.... 아가 빨리 낫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