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23 00:42
강퇴라는 단어가 불쾌하시다면 백스페이스 눌러주세요
오늘도 듀게가 심심치 않게 돌아가는 거 같아서 밤에 잠자는 것도 실패했고 해서요
우선 제가 듀나게시판에 오게 된 사연을 짧게 소개해볼까 합니다 ㅎㅎ
사실은 웃지만 웃는게 아닌게 전에 한번 정붙이고 열심히 활동하던 게시판이 하나 있었어요
맨날 읽는 건 활자요 보는건 영상이요 하다보니 이런 게시판 생활이 은근히 도움도 되고요
공감도 되고 이야기도 나눌 수 있고요
그러던 어느날....
대선이 12년 12월 19일날 치뤄지게 되었고 저는 평소에도 약간 그랬지만 더욱
정치와 정책에 관한 글을 읽고 생각을 써보고 있었죠 그날 게시판 관리자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경고문을 보여주면서 19일날에는 선거에 관련한 일체의 글을
쓰지 말라고 합니다 그리고 바로 그날 국정원 대선 개입에 관한 뉴스를 보고 저는
이는 도저히 묵과할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에 그리고 너무 확실했어요 이건 이거저거 볼 일이
도저히 아니길래 관리자의 경고를 무시하고 글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짤립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는거죠 어짜피 현실에서 회사에 짤렸다면 좀 억울한 면도 있을텐데
그저 게시판이었으니까요 왜 나를 짤랐을까 규칙이란 것이 한 나라의 대통령 뽑는것보다도
더 중요할까 부터 시작해서요 관리자는 정말 피해를 받았을까 이렇게 해야만 게시판이
관리가 되나 판사는 힘들겠다(응?) 이렇게 기계적인 중립성이 과연 올바른 중립성인가
무엇이 올바른가 왜 올바르게 살아야 하지(?) 등등
혼자 정의론 쓰고 있다가 가만히 상념에 잠겨봅니다
어짜피 익명에 관리자나 사람들이나 단한번도 본 적이 없었고 그냥 이렇게 스쳐지나가는건데
클릭 하나에 강퇴 하나 편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쁜 관리자나 나나 좋을 수도 있겠다
어쩌면 관리자도 고민을 많이 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삶이란 이렇게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시작해서 그렇게 한 주기를 마치나봅니다
이상하게 요새들어 기분도 뒤숭숭하고요 저번에 대단치 않은 우울증 이야기로 게시판 한번
분위기 이상하게 왜 그런걸 트집잡지 하는 생각도 해보고요 기쁨만 있다면 세상은 참 좋은
곳일텐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요즘 일종의 트롤링 하시는 분들이 안와서 그런거 같기도 해요
하루에 두세개씩 그런 글들 그러니까 한국의 젊은 친구들 구십퍼센트정도는 대학에 간다는데
작은 사고 하나 없이 올라온 글들을 보며 이걸 귀여워 해야하나 고민하다가 그냥 백스페이스 누르는
그런 거 몇개 올라오고 평소에 욕설 좀 난무했다면 아무것도 아니었을 글들이 규칙이란 이름으로
그리고 넌 규칙을 어겼으니 나가라라고 하고 당연하다 느낀다는게 너무 어색하단 겁니다
수준이 높아진거라 생각합니다 다만 관리자 힘들게 하기보다는 서로 이건 이렇게 해보는게 어떨까요
하는 정도면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진짜 기계적이라는게 무감정하단게 기계가 사람 쏜다는게
무섭다는 것도 한번 떠올려봤으면 어땠을까 합니다
ps. 김전일님 글 자주 봤는데 흑흑.. 앞으로도 잘사시길(?)
2014.07.23 00:52
2014.07.23 01:04
모르겠습니다 저도 듀게 오기 전 게시판 생활이 그렇게 길진 않지만 여러 상승하향곡선들을 몇 번 타본거 같아요 지나가고 나면 몇몇 일을 제하고 나면 그게 그렇게 다루었어야 할 아주 필수 불가결한 것들이었는가에 대한 회의가 들곤 해요 마치 매트릭스의 네오가 되는 느낌이라 해야할까요 컴퓨터는 이미 결론을 알고 있었어요 여러번 봐왔으니까요 싸우고 다투는 일도 시간이 지나가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것처럼 되어서 저도 그런 일이 생기면 참여 안하고 논란이 있으면 멀리서 보다가 이또한 지나가리라 이렇게 생각하는거죠 올드 유져들이 간혹 자기 글에 이런 문구 올리길래 속으로 웃기다 얼마나 경험해봤길래 이랬었는데요 뭐라고 해야할까요... 물관리가 중요하긴 하겠지만요 토론하는것과 한사람 세워놓고 재판하는 건 좀 다른 문제잖아요
2014.07.23 01:14
제 말은 필수불가결이 아닐수록 사람들이 많이 참가하는 담론이 된다는 거에요. 그리고 뛰어드는 사람은 결국, 혹은 당연하게도 그 문제에 거리를 두고 초연할 수 없는 사람들이죠. 그러니까 남의 생각을 확인하거나 자기 생각을 표현하고 싶어 참가하는게 아니겠습니까. 시간은 언제나 등속으로 흐르니 당연히 지나가기 마련이지만 독자와 작가와 등장인물이 느끼는건 각각 다를 수 밖에요. 그리고 누군가는 사람을 비판하겠지만, 사람 외의 속성에 꽂히신 분들도 꽤 될겁니다. 아니, 좀 길게 이야기하게 되면 후자만 남는 경향이 있기에 재판은 이미 끝났다고 봐도 되죠. 듀게의 효용이 있는 재판은 가시적인게 아닙니다. 신고 쪽지를 보내는 것 뿐이죠. 보낼 사람은 다 보냈고 안 보낼 사람은 안 보냈겠죠. 전 제 정의Definition를 위해 지질하게 매달리고 있는 중이구요. 아무래도 마음을 비우고 자는게 낫겠습니다.
2014.07.23 01:32
흐아.. 뭔가 씁쓸하네요 사실 사람들의 선택이란 것이 정말로 소름돋는 일이잖아요 효용이란 건 정말 필수적인 것부터 모든 감정적인 것들을 다 애둘러 표현하려고 쓰는 단어인데 요즘(예전에도 그랬을 수 있지만)은 우선은 선택하고 앞을 보고 다시 뒤로 찬찬히 생각해보는 시간이 적은 거 같아요 오늘 집에 오면서 목걸이도 없는 작은 애완견 하나가 저를 보더니 얼른 도망가는 걸 보면서 너를 골랐던 주인은 무슨 판단과 선택을 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처음 왔을 때에도 이곳은 호흡을 좀 길게 가져가면서 오래 생각해보는 분위기였는데(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지도..) 효용이란게... 흠... 저도 그만 생각해보고 빨리 누워야 겠습니다
2014.07.23 08:34
기술 발달이 지연을 모두 없애는, 즉시성을 최대한도로 살리는 방향이죠. 여기서 생겨나는 부가적인 문제들도 과도기 문제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거리가 소멸했듯 시간이 소멸한 만큼 사람들이 새로이 필요한 걸 만들어 낼 겁니다. 그 지연됨이 불필요한 시간이 아니라 생각하면 새로 하나 만들어 가지겠죠. 듀게에서 일부러 지연이 배치된 부분들을 생각해보면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거대담론을 갑론을박하긴 매우 힘드니 작고 모호하고 누구나 자신이 생각해 이야기할 수 있고 그 논리짜기에 쉬운게 담론의 주제가 되는건 당연하죠. 관점이 여러가지일수록, 혹은 두 개로 갈라지는데 상당히 모호하고 한 쪽에 서기 편할수록 많이 다뤄지겠죠. 제겐 그저 당연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