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9.02 09:57
어제 오후에 아파트 단지 내에서 초등 5-6학년 정도 남자 아이들이 무리를 지어 놀고 있더군요.
그 맘때의 아이들이 그렇듯이 별 악의 없이 잔인한 행동을 서슴치 않고 행하기도 하지요.
언젠가 트럭 밑에 숨은 어미 고양이에게 비비탄을 쏘아대길래,
얘들아 그러지마, 고양이도 아파..
라고 한 번 만류한 적이 있었던 무리들이라, 저랑은 일면식이 있는 사이? 라고 할 수 있겠네요.
어제는, 비비탄 총을 든 몇몇 녀석과, 처음 보는 아이들 몇이 더 합세해 있었는데
장난인지 무엇인지 잠시 구분이 안 가서 지나가며 보노라니,
나무 뒤에서 한 아이의 엉덩이를 걷어차는 아이가 보이고,
걷어차던 아이가 다른 친구들과 가니
나머지 몇이 비비탄을 들고 그 아이를 조준하더군요.
엉덩이를 찰 때까지는, 그래 뭐 남자 아이들이 저희들끼리 장난칠 수도 있지... 하며
보고 있었는데
비비탄을 쏘려고 할 때는... 음 저 아이가 따돌림을 당하는 건가? 하며
제지할 준비를 하고 있는데
당하던 아이가 여기 우리 엄마 있는 거 알지? 하며 바로 앞에 있는 동을 가리키며
다른 아이들에게 반격을 하더군요.
나머지 아이들도 그 이야기를 듣고는 조금 주춤하더니 조금 있다가 제 갈 길 갔구요.
당하던 아이는 아이들이 사라지는 걸 확인하고 나서 나무뒤에서 나와 얼른 집으로 올라가더군요.
아이들이 사라지고 나서 고민이 시작되었지요.
조금 전 상황이 내가 관여해야 했던 상황인가?
아이 집으로 가서 엄마에게라도 알려줬어야 했나?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는 게 현명할거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아이 키우는 입장에서 저도 언젠가 피해자의 엄마 혹은 가해자의 엄마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런 광경을 목격하고 나니, 마음이 편치가 않아요.
2014.09.02 10:06
2014.09.02 10:09
집단 따돌림이 되려면 좀 애매하기는 하지만 따돌림 행동이 장기간 여러번 반복되어야 합니다. 가해자라고 보여지는 아이들이 예전에 고양이를 괴롭혔다고 해서 다른 아이를 장기간 반복적으로 괴롭혔다고 보기는 어렵겠네요. 다만 실제로 그럴수 있다는 경우를 가정하면, 가장 좋은 방법은 그자리에서 아이들을 저지하고 가피해자의 학교, 학년, 반, 이름을 알아서 학교와 부모에 통보를 하는 겁니다. 더욱 확실하게는 교육청 업무 담당자에게 까지 알려 두는 거고요. 그러면 학교는 어떤 방식으로든 가피해자 아이들에게 조치를 취해야 하는 의무를 갖게 됩니다. 그런데 그건 아무래도 제보자에게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일인지라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법은 피해자 아이만 따로 불러서 어디 사는지 물어보고 그 보호자에게 이런 장면을 봤는데 걱정이 되더라 정도로 말해 주는 게 가장 적당하겠네요.
2014.09.02 10:11
타인이 직접 관여하기에 녹록치 않은 세상이지요. 다음에도 비슷한 녀석들이 같은 아이를 괴롭히고 있거든 피해 아동의 부모님에게 살짝 알려주는 정도가 당장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닌가 싶습니다.
2014.09.02 21:02
직접 개입하기 어려우면 경찰을 불러서라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