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24 19:59
같은 주제로만 계속 글을 남깁니다. 불편하신 분 계시다면 죄송해요.그런데 토로할곳이 여기밖에 없네요..
살이 심각하게 빠지고, 목디스크때문에 목과 어깨가 아파서 매일 우시는 어머니가 있는데 병원진찰은 거부하셔서 어떻게 해야할지 글을 남겼었어요.
제가 임의로 가까운 종합병원에 종합검진 예약을 잡았고 마지못해 어머니께서 가겠다고 하셨지요. 원래 저번주에 갔어야 했는데 그때는 어머니가 목디스크 신경치료를 해서 너무 힘드시다고 해서 이번주 토요일로 다시 일정을 바꾼 상태였습니다.
이번주에는 간다고 하셨고요.
별일 없었으면 좋겠다..스트레스와 목디스크의 통증이 심해서 그러실수 있겠다..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버지께서 전화가 오셨어요.
병원을 가려거든 지방 종합병원이 아니라 서울 암전문병원을 가야할거라고 하시는거에요.
그러니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서 20년전에 어머니 폐에는 작은 종양이 발견되었대요. 병원에서는 지금은 큰 문제가 없지만 차후 이게 커질경우 심장을 압박할 수 도 있고, 암으로 전이될수도 있으니 떼버리는걸 추천하셨지만 어머니는 거부하셨대요.
수술을 안받겠다는거죠.행여 자라나도 그냥 살다가 죽을거라 하셨답니다.
당장은 큰 문제가 안되서 그대로 두었는데...2년전 어머니 승진관련 의무적인 종합검사에서 그게 또 문제가 되었어요. 조그맣던 종양이 5cm크기로 자라서 심장을 압박하고 있다는 겁니다. 역시 당장 떼어야 할 상황이지만, 승진에 문제가 없을 선에서만 무마하고
그대로 그냥 두셨대요. 아버지께서 역시 설득을 했지만 언제나 그렇듯 듣지 않으시고요.
이년이 지난 지금, 아버지께서 보기에 현재의 증상들, 그러니까 살이 급격하게 빠지는 것, 가슴과 어깨와 목에 참기어려운 통증이 생기는건 전형적으로 가슴에서 시작된 암이 위쪽으로 전이된 상황, 즉 퍼질대로 퍼졌을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고통들이라는거에요.
당신은 거의 확신하고 계시지만, 만의하나 정말 운이 좋아서 그게 암이 아니더라도 이미 심장을 압박한 종양덩어리는 그 자체가 큰 문제라서 빨리 떼어내야 한다는겁니다.
사실 당장이라도 입원을 시켜서 수술을 해야한대요.
하지만 여기까지 진행된 상황에서..아버지는 이제 설령 수술을 받고 항암치료를 한다 한들, 피혜해질대로 피혜해진 어머니의 체력이 그걸 감내할수 있을것 같지 않대요.
저희 친할아버지도 폐암수술을 받고 그 치료과정에서 돌아가셨었거든요.
20년전부터 꾸준히 얘기를 했고, 그걸두고 싸우기도 했고..그러다 결국은 방관할수 밖에 없던 아버지께서는 지금 이사태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른다고 제게 말씀하셨어요.
알아봐야 해결책도 없으니 혼자서만 끙끙 앓고 있었다는겁니다..
일단 어머니께서는 자신이 암일수도 있다는 사실은 인지하고 계실것 같아요. 목디스크로 위장하지만 그게 목디스크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아실것 같아요.그 종양이 문제가 된지는 꽤 오래된것 같고, 아버지도 언지를 하셨을테니까요.
그럼에도 자신은 절대 수술을 하지 않겠다고 하시죠.예전부터..도대체 무슨 심보인지 모르겠지만.
어머니께서 저와 병원을 간다고 했던건 가까운곳에서 가볍게 기본종합검진만 받는다는 조건하에 그러자고 했던거에요.그런데 지금 상황을 들어보니 서울의 암전문병원에서 일단 입원을 해서 정밀검사를 받아야할 상황인것 같습니다.
상황이 생각보다 더 좋지가 않아요.
어머니를 설득하는 일은 더욱 힘들어져버렸고, 어머니의 상태는 제가 생각했던것보다 더 나쁠수도 있으니까요.
입원을 하려면 일단 다니시는 직장도 병가든 뭐든 내시고 본인 스스로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데 현재 병원조차 완강한 어머니께 그걸 설득시키는게 너무 커다란 벽 같습니다.
게다가 어머니의 상태가 너무 안좋아지셔서..30kg대에요.그냥 보기만해도 쓰러질것 같은 비쩍마른 모습이죠.
마음같아서는 마취제라도 놓고 응급차라도 불러야 할것 같은데..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히려, 암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어머니의 뇌리에 있는 정황이라 어머니는 더욱 격렬하게 병원을 거부하실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가족들만 타들어가네요.
2014.11.24 20:08
2014.11.24 21:32
뭐..저를 포함해서..어머니의 인생의 낙이 없으실것 같다..는 생각에 죄책감이 드네요.사실 저도 그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어머니가 이 삶에 미련을 두지 않을만큼 모든게 의미없어진것 같아서..
2014.11.24 20:55
하이고..어쩝니까. 도대체 무슨 일이길래 일에 그렇게 집착을 하시나요. 지켜보는 가족들이 더 힘들겠네요..
수면제(?)라도 타서 드린다음에 병원에 모시고 가시라고 말하고 싶은 심정이네요.
그리 앙상하고 건강이 안좋은게 눈이 띄는데 가만히 있는 회사가 더 신기한데요..
회사에 차라리 도움을 요청해보시지요. 회사일을 중요시 하시는거 같으니 회사 상사가 더이상 건강관리 안할거면 오지 말라고 한다던지..뭐 그런방법을 좀 구해볼순없을지요.
2014.11.24 21:33
오히려 어머니께서 직장에서 신경질을 뿜어내고 계시는중이세요;; 어머니가 단체의 장이시고..왠지 직장 직원들은 학을 뗄것 같다는 생각이..
2014.11.24 21:16
2014.11.24 21:33
그건 사실 저희 가족 입장에서는 현실적이지 않은것 같아요.일단 할수 있는데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2014.11.24 21:30
엄마는 병원 검진은 안받으러 가면서 필러는 그렇게 맞으러 강남다니냐고 했는데..결국 헬슥해지는 얼굴 가리려고 그러셨던것 같아서 더 가슴이 아파오네요.
2014.11.24 21:44
어머니 본인에게 너무 큰 고통이고 절망감이 든다면 그럴 수도 있을겁니다.
어머니의 무력감이 글쓴분한테도 옮겨진것 같습니다.
왜 설득하려고 하세요? 꼭 손을 잡고 병원에 가야하는 건가요? 저같으면 사설 앰블런스라도 불러서 종합병원 응급실로 당장 가겠습니다.
30킬로대에 앙상한 몸이고 병력이 있다면 의사들도 당장에 조치를 하겠지요.
병원에 일단 가서 수액이라도 꼽게 되면 어머니 생각이 달라질지도 모릅니다.
서두르세요. 나중에 후회되지 않도록요. 어머니 몸상태가 생각보다 더 위중할지 모릅니다.
2014.11.24 21:45
저희 언니가 그랬어요. 병원을 거부해서 온갖 병을 키우고 있었어요. 결국 빈혈 수치가 1일때 119를 불러 응급실에 실려 갔습니다. 1인 사람은 본 적이 없다고 그러더라구요. 1까지 되었을때는 거의 운신을 못했어요. 예민하고 히스테릭한 성정 하나만 살아 있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암은 아닌 신경종의 일종이어 제거했고(그것말고도 몇가지 문제가 더 있었습니다만) 어찌됐든 다 해서 완치되는데 5개월(발병 기간까지하면 2년가까이 될 듯 요) 정도 소요되었어요. 언니 병간호 하느라고 가족 중 한사람이 5개월 동안 취업을 미뤘구요.
지금은 언니도 건강을 회복했고, 저희도 너무 좋아요.
어머님은 지금 상태로봐서는 언제고 가시게 될 것 같은데 말이지요..
돌이켜 생각해 보면, 증상이 나타났을때 강제로라도 병원에 데리고 갈 걸 하는 것이었어요. 가족이니까 감수했지만, 어쨌든 늦게 병원 간 탓에 잃은 것도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언니도 우리도요...
어머님의 일이니 걱정이 더 크시겠어요. 속히 검진받으시고 그에 따른 과정들도 잘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2014.11.24 22:08
이런경우는 정말이지 본인의 뜻을 존중해줘야하는건지 아니면 어떻게 해야하는건지 가치관에 혼란이 오덥니다. 저도 비슷한것들로 많이 고민해봐서.
근데 결론은 원래 자식낳아놓으면 내몸이 나만의 몸이 아니다.는 마음으로 사는게 대부분의 부모님이듯, 그리고 저도 아부지가 술담배 뻑뻑하면 하루종일 쫓아다니면서 잔소리해요...
아예 각본을 좀 짜보시지 그러셔요. 암검진이 가능한 혹은 협력병원이 있는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는척 하고서, 큰병원으로 검사 의뢰가 가게끔 한다던지, 아니면 막상 병원을 가면 오늘은 선생님이 수술중이라 연계병원에서 검진받으시면된다고 같은 내용검진을 큰병원에서 한다고 간호사나 의사등과 짜고치고(?) 검사가 가능한 병원을 가던지요..
솔직히 내맘편할려면 엄마를 이겨야 하지 않겠습니까... 글쓴분 부모님은 치료를 받으실 생각이 없어보이는데.... 아니면 좋지만 길때는 또 어떻게 해야할지 형제분들과 한번 의논해보시길 권해그리고 싶으네요.
2014.11.24 22:47
2014.11.25 09:01
2014.11.25 16:49
좀 심하게 말씀드리자면 가족분도 어머니가 병들어가고 죽어가는데 동조하고있는겁니다. 이해가 안가네요.
2014.11.25 17:00
병가는 나중에 처리하셔도 되니까 일단 무조건 가세요. 여기다 글 쓸 시간에 데려가셔야 하는게 맞지 않겠습니까. 저도 비슷한 경함을 해봐서 더 그런데요. 만약 포기하고 손 놓고 있었다면 평생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할겁니다.
2014.11.25 17:44
일단은 기본종합검진을 받으러 가신다니 기본적인 암검진을 추가로 받으시죠. 채혈만 추가하니까 어머님도 크게 반대는 않으실테고.
기본검진에서 암진단 소견이 나오면 그걸로 어머님을 설득하던가 강제로 병원으로 모시던가 조치를 취해야겠죠.
아니 이건.... 직장도 문제가 아니고 병원 거부도 문제도 아니고 상담을 받으셔야 할 것 같네요. 가족이 여행을 가시든지...
어머님 인생에 도대체 뭐가 중요한 거냐고 찬찬히 얘기 나눠 보세요.
인생과 철학 또는 종교의 영역인 것 같습니다. 단순 병원 검사로 끝날 일 이 아니고..
도대체 어머님을 그렇게 자학하도록 만들고 있는 건 뭔지 감도 안 잡히시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