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2.23 21:53
충직한 호갱님인 저는 centrum님이 백 년도 더 전에 영업하신 <스페이스 댄디>를 굳이 기억해내어 지난 2주를 달렸습니다. 카우보이 비밥으로 살짝 어른스러워졌던 기분이 다시 발랄해지더군요. 초반이 재미가 없고 병맛이라는 평이 많던데 유치하기 짝이 없는 저는 초반부터 그냥 아주 재미있었어요. 혼자 TV 앞에서 겔겔거리고 웃어본 게 얼마만인지...;; 또 너무 허접한 스토리에 음악과 영상이 과하게 투자되었다는 평가에는 이렇게 답하고 싶습니다. "아니 이건 쓸데없이 진지한 게 매력인 거 아냐?" 별이 뽀사질 정도로 큰 전투에 휘말린 주인공 일행을 보면서 어어어 저거 저러다가 죽는 거 아냐? 하면 네, 죽습니다. -_-; 하지만 괜찮아요. 다음 편에선 지난 화에서 죽은 것 정도는 아주 사소한 일 정도로도 취급되지 않으니까요. 또 그만큼 각 에피소드가 특색있고 다른 분위기로 만들어진 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팝아트 느낌이 물씬 났다가도 그로테스크한 일러스트의 세계로 넘어가기도 하고, 초기 겜보이 시절의 픽셀아트까지 동원되는 걸 보고 혀를 내두를 정도였어요. 정말 눈호강 많이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일 좋았던 화는 2부 8화, "슬픔이 없는 세상이잖아, A world with no sadness, baby"입니다. 그림체가 제일 달랐던 화인데, 내용설명은 건너뛰고 그림만 몇 개 소개할게요. http://www.lostinanime.com/2014/08/space-dandy-2-08.html 에서 퍼온 그림들인데 링크로 가시면 훨씬 많은 그림들이 있어요.
역시 음악도 좋습니다. centrum님은 '대체로 일렉트로니카'로 스페이스 댄디의 음악을 소개하셨는데, 장르는 그보다 훨씬 더 다양해요. 팝, 락, 일렉트로니카, 클래식을 위시해서 90년대 홍콩영화 느낌나는 것들까지 아주 진수성찬입니다. 보통 이렇게 시리즈를 연달아 볼 때면 후반부엔 건너뛰기 버튼 열 번 눌러서 오프닝/엔딩 테마 부분은 다시 안 듣는 게 보통인데 이건 끝까지 한 번도 건너뛴 부분이 없어요. 묘하게 귀엽고 묘하게 자꾸 흥얼거리게 되는(아다마가 빵꾸시챠 소요...?) 엔딩 테마 소개드리고 전 이만 저녁먹으러 나가보겠습니다.
2015.02.24 01:12
2015.02.24 15:42
이제 대기줄에 사무라이 참프루 하나밖에 안 남았어요!! 덥석 물어드릴테니 빨리 다른 떡밥을 던져 주시라는!!
2015.02.24 13:15
오. 저도 갑자기 찾아보고 싶어지는 훌륭한 영업글이십니다. 엔딩곡은 꼭 허밍어반스테레오 같네요.(아..이름 생각 안나서 한참 헤맸습니다..)
다른 이야기지만..3월에는 아마도 분짜를 먹으러 비엣남에 갈거 같기도 합니다. 분짜. 분짜..
2015.02.24 16:05
노래풍은 허밍어반스테레오 느낌인데 보컬 목소리는 휘루 생각이 나게 하네요. 그리고 꼭 맛난 분짜 드시길. 칼리토님 분짜사랑에 이제 제가 다 애절해질 정도예요. ㅎㅎ
2015.02.24 13:16
또 다른 이야기지만.. 일본 애들은 댄디함에 대해 어떤 강박관념이 있는 것 같아요. 한때 나의 댄디즘이라는 일드를 봤었는데.. 아주 괴랄한 드라마더군요. 댄디 강박증같은 걸 느끼게 해준 묘한 드라마.
2015.02.24 20:54
언제부턴가 댄디즘이 패션 서브컬쳐의 한 부분이 된 거 같은 느낌이 있지요...
2015.02.24 19:40
좋아요 버튼을 누르려고 찾고 있었네요! 좋아하는 애니라서 오프닝/엔딩곡까지도 애정을 갖게 되는 걸까요, 아님 좋은 음악때문에 작품에 대한 애정이 커지는 걸까요? 칸노 요코가 음악에 참여한 작품은 거의 다 챙겨봤었는데 이건 놓치고 있었네요. 약 샀어요^^
2015.02.24 21:05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전 이것저것 다 합이 잘 맞는 걸 좋아하게 되더군요. 이승열의 비상을 아무리 좋아해도 원더풀데이즈는 좋아지지 않더라고요. ㅎㅎ 전 centrum님 약 산 후기를 쓴건데 본의아니게 또 약을 팔게 되었네요. 뭐... 잘 사신 거예요. ^^
오오 그렇게 즐겁게 보셨다니 영업한 사람으로서 이렇게 기쁘고 보람 있을 수가 없네요!! ^o^
게다가 말씀하신대로 새삼 다시 살펴보아도 미술과 음악이 정말 뛰어난 작품입니다.
작품 초반의 병맛(?)에 질려서 포기하셨던 분들도 조금만 참고 다시 보시면 신세계를 만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
다음 링크는 제가 썼던 소개글인데 http://www.djuna.kr/xe/board/12100054
늘보만보님 글을 보고 다시 제 글을 다시 보니 작품의 훌륭함에 비해 제가 애정을 충분히 못 담아서 썼다는 생각이 들 정도네요 ^^; (나중에 좀 고쳐야겠어요 ㅋㅋ)
애정 넘치는 좋은 리뷰 감사하고 잘 보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