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를 안 쓰시네요. 가 아니라 영화를 안 보시네요. 가 맞을지도 모르겠지만. 


물론 제가 보고 나서 심히 불쾌했던 영화가 있을때 듀나님이 같이 흥분하신 리뷰를 보며

스트레스를 풀긴 하지만..  정말 할 말이 많은 영화일 것 같기도 한데..


개인적으로 이 영화가, 이 영화보다 훨씬 더 나쁘거나, 못 만든 영화보다 더 미운 이유가 

뭔지 모르겠어요. 이것도 일종의 애증인가? 이렇게 메이드 되기 힘든 기획을 이렇게 망쳐놓다니. 


뭔가 허술하고 부실하기 짝이 없으면서 영화 전체가 자아도취에 빠져 있는 모양새 + 

기자들과 네이버 평점을 휘어 잡아서 희대의 느와르 걸작이 나온 것처럼 포장하는 것도

모자라 나쁜 평들을 때려잡기 바쁜 CJ의 돈지랄 이미지까지 겹쳐져서 그런 건지.. 


집에 찾아온 김고은 사채업자를 보자마자 파스타를 해주며 선생님 선생님 거리는 자아분열증세의 

박보검을 만나며 자신의 여성성을 발견한 섬머슴 김고은이 꽃무늬 원피스를 입은 순간부터 

어쩜 좋은 구석을 찾기조차 싫어진 건지도 모르겠네요. 물론 김혜수가 '탁아 너 인생꼬이겠다?'

라고 첫 등장부터 클리셰인 대사를 치고 난 이후로 이 각본에 구멍은 수십~수백개는 됩니다. 

그런데 화면이나 캐릭터들 모두가 가오 그 자체이니 영화를 팔짱 끼고 보게 되는 겁니다. 


코인로커에 애를 집어 넣는 거야~ 멋지지? 거기다 대부 네러티브에 신세계랑 달콤한 인생 플롯을

끌어오는 거야. 거기서 성별만 바꾸면 끝내줄 것 같지 않아? 하고 나오게 된 영화 같은데.. 

베끼는 것도 못하니.. 게다가 사력을 다한 듯 보이는 김고은이나 김혜수 같은 좋은 배우까지 있으니 

더 안타까워요. 소모적 캐릭터가 아니라 뭔가에 주체가 되는 여성 캐릭터조차 찾기 힘든 충무로에서 

이 각본을 선택한 김혜수의 심정도 이해가 되긴 합니다만.. 


모르긴 몰라도 이 감독은 몇년이 지나고 이불 속에서 하이킥을 수백번 하거나 

이 영화를 다시는 꺼내보지 않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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