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집에 다녀왔습니다

2015.05.23 11:01

canleyvale 조회 수:1006

0. 어제 고모부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어머니께서 '고모부 돌아가셨다'고 했을때 선잠을 자다 꿈을 꾼 것 같았습니다. 처음엔 뭔소린지 몰라 하다 다시 그 소리를 들으니 돌아가신게 현실로 와닿았습니다.


제가 친척 어른을 뵈면 저는 늘 초등학생이고 그 분들은 항상 어른이셨습니다. 제가 술에 취했던 건지 잠에 취했던건지 몰라도 깨보니 부모님을 비롯한 그 분들은 모두 노인으로 변하셨습니다. 상주로 앉은 사촌의 어깨에 얼마나 큰 짐이 올라 앉을까요?


1. 빈소에 들어가니 상주로 있는 사촌과 만삭으로 앉은 제수씨 그리고 여동생을 만났습니다. 이제 손주 재롱보고 사위랑 사는 이야기 하면서 편하게 사시면 되는데 그걸 못 누리고 가신게 안타까웠습니다. 남들은 70살 넘기는게 일도 아니던데 그것도 못 채우고 가시는 것도 아쉬웠구요.


우느라 토끼눈으로 변한 사촌들이 측은했습니다. '우리의 시대'라는 슬로건을 가끔 외칩니다. 철 없을때는 그 슬로건을 외치면 뭐 대단한 것 처럼 느끼지만 나이를 먹어갈 수록 그것은 엄청난 무게감으로 다가옵니다. 하나 부터 열까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게 합니다. 이제 저도 남의 이야기는 아닐껍니다. 그 분의 죽음 이후 세계에 평화가 있길 바라면서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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