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7.25 21:05
( 재건된 백제 사비궁의 모습입니다. 이건 물론 문화재 복원이라기 보다는 테마파크 - 이미지가 안보여서 비슷한 사진 하나 더 붙입니다^^;;)
그동안 '대백제전' 같은 지역 축제 얘기도 들은바도 있고 해서 이번에 가족 모임겸 나들이 다녀 왔네요.
(짤들은 모두 다른 곳에서 가져왔습니다. 제가 직접 찍은 사진들은 저와 제 가족들 얼굴이 들어있어서^^;;)
궁남지 연꽃축제나 백제전같은 지역 축제들이 굉장히 성황리에 이뤄지고 있나 봅니다. 언듯 듣기로 엄청난 돈을 투자해서 당시 백제의 왕궁과 사원들 그리고 민가들까지 재현해 냈다고 하던데, 정말 그렇더군요!
천정전이라는 왕의 옥좌입니다. 황금빛 봉황이 멋지군요.
무덕전에 있는 왕과 신하들의 정무실
왕비의 평상복입니다.
왕의 대례복
무덕전의 왕의 집무 공간에 있는 옥좌
어렸을 때 이런 테마파크들이 있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역사 시간에 맨날 5천년 역사 어쩌구 노래를 하는데, 정작 눈으로 볼 수 있는 문화재는 기껏해야 500년 전후라 말이죠;; 물론 그 동안의 무수한 전란으로 불타 버렸다지만 (40년간의 몽골 대항쟁이 대박이었죠.--;; 삼국 시대의 궁궐들을 비롯해서 불교 사원들도 몽땅 작살...대부분의 문화재들이 소장지가 궁이나 절이라는 거 생각해 보면-_-;;
물론 전쟁과 유실도 역사이긴 합니다만, 이렇게 직접 볼 수 있는 문화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물론 이건 문화재 복원이 아니고 관광을 위한 테마파크이긴 합니다만ㅋ)
복원된 능사의 5층 목탑
능사란 백제 왕실 사원으로 위덕왕 (재위 : 554~598)이 비명에 간 아버지 성왕을 기리기 위해 건립한 사찰입니다. 남겨진 유적과 기록을 토대로 동일한 크기로 복원했다고 합니다.
물론 천 수 백년전의 목조 건축이 아직 남아있기를 바란다는건 무리겠지만 (일본에는 있습니다만^^;;) 만날 유적지만 보고 복원도만 보는건 너무 재미가 없어서 말입니다. 이렇게 생생하게 볼 수 있으니 정말 좋군요!
고대 국가들의 귀족들이 모두 전사들이긴 했지만 특히 이 절의 창건자인 위덕왕은 태자 시절부터 무용이 뛰어났더군요. 고구려군 장수와 1:1로 대결하여 그의 목을 베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적도 있고...하지만 관산성 전투 패배로 인해 정치적으로도 많은 위기에 몰린 바도 있습니다만 독실한 신앙심과 뛰어난 정치적 감각으로 어려움을 잘 해쳐 나갑니다. 특히 그는 부왕의 전사에 대한 책임과 ( 성왕이 아들인 태자를 보러 오다가 신라군에게 변을 당했거든요.) 후사를 낳지 못한 개인적인 약점 때문에 왕위 승계도 순탄치 않았으나 다행히 동생 혜의 도움으로 이 위기를 잘 극복해냈습니다. 이들 형제간의 우애도 인상 깊군요. 왕자 혜는 일본에 건너가 구원병 1천명을 데려오는 등 형의 국가 재건 작업에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백제의 위기 상황에서 일본의 원병들은 큰 구원세력이었습니다. 이들은 정말 쓸만한 용병이었죠. - 바로 위덕왕도 신라군에 포위되어 큰 위기에 빠진 상황이었는데 활을 잘 쏘는 일본군 장수의 도움으로 빠져나왔으니까요.)
훗날 형의 뒤를 이어 왕이 되는 혜왕은 불과 1여년 밖에 재위하지 못하고 죽었지만 일생을 형에게 헌신한 듯 합니다. (사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가장 위협이 되는 것이 귀족들의 반란이거든요. 후계자 없는, 거기다 부왕의 죽음에다가 패전 책임까지 짊어진 약점 많은 태자에게 동생만큼 - 얘가 바로 대귀족이죠 - 무서운 적도 없었을텐데 - 실제로 위덕왕은 보위를 포기하고 머리깎고 스님이 되어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와서...그래서 부왕의 3년상을 치르는 동안 잠시 출가도 한게 아닐까 의심이 들 정도입니다. 그런 한 편으로는 뒤늦게 태어난 위덕왕의 아들이 왕이 되지 못하고 형제 상속이 된 건 나름 이러한 상황의 반영인지도 모르겠군요. 동생에게 자기 자손도 왕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줘야 그의 충성을 끌어낼 수 있었을지도.
위덕왕의 재위 기간은 무려 45년;; (이 모든 이야기들은 일본 서기에 기록된 것입니다. 일본서기는 정말 이상한 책입니다. 지네들 일본 왕들 얘기보다 백제 왕들 얘기가 더 많음....니네들 친척 맞지?ㅋㅋㅋㅋ)
자효당입니다. 왕사나 국사들이 법회가 있을 때 설법하는 곳이네요.
이 불상이....그러니까 백제 삼존불이라고 하는데...저 이거 학교 다닐때 공부하고 시험까지 봤는데! 갑자기 머릿속이 하얗게 되는군요...ㅠ 이 불상에 대해서 아무것도 기억이 안납니다...엉엉...ㅠ....
(이 짤로 대신합니다^^;; )
예, 서울 강남에 있는 그 하남 위례성 말입니다. (아니, 서울에 있는걸 여기 부여에 재건해 놨네요?ㅋ) 2천년전에 세워진 고대 도시라 진짜....고대삘이 나는군요...-_-;;)
마을 주변에 토성을 쌓았습니다. 그 위를 거닐며 마을 전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온조왕이 정무를 보던 위례궁 정전입니다. 근데, 무려 초가 지붕! 학교 다닐때 복원도에서 보긴 봤지만 이렇게 재건된거 보니;; 진짜 당황스럽습니다-_-;; (아놔~ 기와가 그렇게 고급 기술이구나...이 시대엔 아직 그런것도 만들 줄 모름...-_-;;)
온조왕의 집무실
고상가옥입니다. 이 시대 주로 창고로 쓰였다고
내부는 이렇습니다.
개국공신 마려의 집입니다.
왕의 숙부 우보의 집
백제 초기의 대귀족들의 집인데, 무려 초가지붕에 통나무 집...-_-;; 복원도로 볼 때는 별 생각이 없었었는데, 이렇게 재건된 거 보니 만감이 교차하는군요. 2천년전인데 뭐...하다가 이렇게 살면서도 노비를 거느렸다니까 갑자기 짜증이 솟구치는군요 >.<
내부는 이렇습니다. 소박하면서도 뭔가 야성이 느껴지는...고대 전사들의 거주지군요.
이곳은 생활문화 마을입니다. 백제 시대의 주민들의 생활 모습을 신분별로 재구성해 놓았습니다.
백제 귀족 사택지적의 저택입니다. (조선 시대와는 별 차이를 못느끼겠네요;;)
최근에 미륵사 사리 봉함전이 발견되면서 - 정확히는 명문 - 무왕의 왕비가 사택 가문 출신의 여인임이 밝혀졌죠) 그럼 선화공주는?
건축가 아비지의 집에 있는 황룡사 9층 목탑 모형도 (언젠가 경남도에서도 이거 실물크기로 복원하려나요?^^;;)
맞은편에 있는 롯데 리조트입니다. 문화단지 바로 옆에는 롯데 명품 아울렛 관도 있더군요.
숙소에 쇼핑까지, 테마파크 다운 외관을 제대로 갖추었군요.
2015.07.25 22:00
2015.07.25 23:45
2015.07.26 05:18
2015.07.26 07:58
2015.07.26 18:53
2015.07.26 19:40
2015.07.29 09:41
공주 무슨 박물관이던가 암튼 향로 관련 내용 하나로 박물관 하나를 온통 채운 것을 보고 와 이거 디자인한 사람 정말 천재다 싶었죠. 심지어 어른인 저도 재미있더라고요. 사람나름이겠습니다만
전라도 출신에 옛 백제땅에 사는 사람으로써 백제가 사람들에게 자꾸 알려지는 것이 기분 좋습니다. 백제가 의미가 있기도 있지만 신라나 고려, 조선은 너무나 소비가 많이 되어서 블루오션은 찾은거라고 생각합니다만
고증이 얼마나 잘 되었느냐는 사실 크게 중요하지 않죠. 다들 와서 백제를 상기하고(그럼서 전문가들은 좀더 백제에 관련된 책을 뒤적거리겠죠) 즐거워하고 지갑을 열고.. 그러면 그걸로 괜찮다고 봅니다.
2015.08.01 09:26
이번에 백제 유적지구의 유네스코 등재를 두고 안희정 충남지사가 인터뷰에서 말하길, "…유네스코 문화재 담당자가 문화유적 보존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것은 상업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대충 이런 요지의 얘기를 한 기사를 읽었습니다. 저도 동감입니다. 사람들이 보고 좋아하고 자꾸 찾을 수 있는 '역사성'과 '문화성'이라는 것도 흥미로운 상업성으로 어느 정도는 포장이 되야 가능하지 않을까 싶더군요^^
잘 봤습니다. 저는 서울의 궁궐들에 별 흥미를 못 느끼는 편인데 이쪽이 더 재미있을 것 같군요. 서울의 궁궐들은 하다 못해 내부가 어떻게 생겼다는 미니어처라도 전각 앞에 놓아 주든지, 다 비슷비슷하게 생긴 건물들을 그나마 들여다보지도 못하게 잠가두고, 설명이랍시고 써있는 건 내 눈으로 건물 보면서 느끼는 것보다 많이 나을 것도 없고, 이래저래. 불만이 많습니다.
이런 집에 살면서도 노예를 거느렸다는 말씀에 생각났는데요, 물질에 대한 인간 욕망은 눈에 보이는 것을 많이 넘어서지는 못 하는 것 같아요. 기와라는 걸 본 적이 없다면 기와집에 살고 싶다는 욕망이 아니라 이보다 백 배 큰 초가집에서 살고 싶다, 뭐 이런 쪽으로 욕심을 부린달까요. 기와를 생각해냈다면 그건 이미 예술가나 발명가. 그에 비해 누구를 지배하려는 욕망은 그냥 끝 간 데도 없어 보이고 말이죠. 가끔은 기본적 필요를 채운 뒤의 물욕은 타인을 지배하려는 욕망을 깔고 있는 것처럼 보여요. 나 이런 거 살 수 있는 인간이야~다 엎드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