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원래 곤충을 매우 싫어하고
동물들도 다 별로 안좋아해요.
그나마 친숙한 개와 고양이는 쓰다듬할 수 있지만
아무리 작은 개와 고양이라도 제가 마음의 준비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저에게 오면
정말 놀라서 도망(..)갑니다.
다들 니가 더 무서운데 왜 니가 도망가냐고....

그동안은 나 혼자 사니까 별 문제 없었어요.
그러나 아이를 키울 때 엄마가 너무 무서워하면 아이도 선입견이 생길 수 있다고 안무서워해야 한다고 하여 최대한 참고(?) 있습니다.

아이가 햄스터 책을 너무 좋아해서 햄스터 실사 사진이 들어 있는 책을 매일 읽어 달라고 하면
매직아이처럼 사진을 일부러 안보고 글자만 읽어줍니다..;;
그 책에 한 페이지 가득 햄스터가 입을 벌리고 있고 햄스터 이빨이 얼마나 날카로운지 묘사하는 장면도 있는데 처음 펼쳤을 때 정말 소스라치게 놀랐었죠. 이제는 아이가 "엄마가 무서워한다는 걸" 눈치채지 않게 "아무렇지 않은 듯" 후딱 읽어주고 그 페이지를 넘기는 방법은 마스터 했어요.

그런데!!!!!!!!
이번에 어린이집에서 곤충과 동물에 대해 배우면서 장수풍뎅이 애벌레를 한마리씩 나눠줬어요.......
곤충을 배우는 건 좋은 교육이에요. 세상에는 인간 뿐 아니라 다양한 생물이 존재하고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울테니까요. 그것도 직접 키워보는 것은 더 좋겠죠. 제가 감당을 못해 그렇지ㅠㅠ
다른 아이들 다 키우는데 난 이 사태를 어쩌지했는데 다른 가족분이 어느새 가져와서 키우고 있었네요...
우리집에 애벌레가 같이 살고 있었다니 충격적이지만... 아이는 나처럼 곤충을 무서워하지 않길 바라며 참으려구요...
조금 전 물을 줘야겠다며 키우는 법 설명서를 저에게 들이미는데 애벌레 실사 사진이 잔뜩이었어요.
거기서 전 또 멘붕.. "아,아빠가 퇴근하면 물어봐"하곤 눈을 매직아이로 만들어 실사사진을 최대한 흐리게 만들었어요.
어릴때 했던 매직아이를 이렇게 써먹다니.
결국 장수풍뎅이가 다 자라면 다 자랐다며 저에게 보여주는 날도 오겠죠? (그땐 또 어떻게
모면할까요)
조금전에도 실사가 잔뜩 들은 설명서를 보여주며 지금 애벌레는 이 단계까지 컸다며 다 크면 뿔도 나온다며 기대에 차서 저에게 설명을 하더군요.
그래,뿔도 나는구나...

육아는 정말 힘들군요. 내 생애 곤충 키우는 날이 올줄이야.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9647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29957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36720
95465 이제 책장이 텅텅 [17] 스트로베리치즈 2015.09.07 2484
95464 아래 외국에서 아이교육하기 힘들다는 글을 보고.. [16] tempsdepigeon 2015.09.07 3149
95463 듀9 진짜 편한 사무용 의자 있을까요? [11] Madeleine 2015.09.07 1994
95462 한대수 가족 궁금했는데 [2] 가끔영화 2015.09.07 1991
» 저는 곤충과 동물을 무서워하는데 [17] 10%의 배터리 2015.09.07 1832
95460 어제 밤에 EBS에서 <미워도 다시 한 번>을 봤지요. [5] 푸른새벽 2015.09.07 1364
95459 이나라는 매국노들부터 없애야합니다 [6] 다펑다펑 2015.09.07 1946
95458 주인없는 강아지는 때려도 된다고 누가 그랬는지 [17] 바다모래 2015.09.07 2247
95457 [듀나인] 웹페이지를 프린트할 때 글씨를 크게 할 수 있을까요? [11] underground 2015.09.07 1517
95456 18금 성인 게임이 무삭제로 스팀으로 나옵니다 [6] catgotmy 2015.09.07 4161
95455 문화 마케팅 쪽 정보나 인맥을 쌓을 방법 알려주세요! [3] 대서양퍼핀 2015.09.07 1478
95454 30초 만에 토끼 찾으면 천재적 순발력이라고 [19] 가끔영화 2015.09.07 3808
95453 기쁜 날이었습니다. [6] 칼리토 2015.09.07 1937
95452 포르노는 남성의 전유물인가? [3] catgotmy 2015.09.07 1707
95451 앤트맨 보고 왔어요(쿠키 스포일러) 샌드맨 2015.09.07 1209
95450 베를린 필하모닉 예매 취소 방법 아시는 분 계신가요?! [2] 흰둥이 2015.09.06 1656
95449 러블리 이승환 ㅡ 친일파 청산했으면 국민 소득 5만불..... [6] 나니아 2015.09.06 2497
95448 보고만 있어도 삶이 정돈될 것 같은 영화 [17] noisette 2015.09.06 2835
95447 아가씨들과 잠시 이별...ㅡ_ㅠ [15] 샌드맨 2015.09.06 2435
95446 계좌 개설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 [3] 튜즈데이 2015.09.06 165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