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자느라 누웠다가 채널 CGV에서 하고 있는 걸 엄마가 데이빗을 숲에 버리는 장면부터 봤습니다. 개봉할 때 봤는데 그때가 데이트 초기여서인지 영화 내용이 별로 기억이 안 나더군요. 덕분에 처음 보는 것 처럼 재밌게 봤습니다. 좋은 영화. 걸작 영화를 처음 볼 때 느낄 수 있는 감정은 참 대단하죠. 아마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무슨 얘긴지 아실 겁니다. 그래서 게시판에서 얘기하다보면 어떤 영화를 아직 안 봤다고 하는 분들을 부러워하는 경우도 있고.


여튼 간밤에 A.I.를 몇 번이나 울컥울컥하면서 봤는데 특히 저는 엄마와 데이빗의 관계말고 테디에게 더 감정이입이 되더라고요. 테디는 별 감정이 없는 인형 로봇인데 데이빗을 끝까지 따라다니죠. 데이빗이 로봇 파괴 대회에 붙잡혀 갈 때 달 모양 기구 철창에 매달려서까지 데이빗을 따라 가려다가 떨어졌는데도 아장아장 곰인형 걸음으로 끝까지 따라갑니다. 꼭 강아지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강아지도 주인이 있으면 꼭 그런 걸음으로 끝까지 따라오죠. 가끔 서열이 정리 안 된 개들은 자기가 주인을 앞서가지만. 


그런데 결말이 제가 개봉 당시 봤던 기억과 다르더군요. 제 기억으론 코니 아일랜드 수중에 갇혀 얼어버린 데이빗을 외계인이 발견하면서 끝났던 것 같은데 어제 보니 다른 장면들이 더 있더라고요. 이게 혹시 후에 추가된 디렉터스 컷인 건지 아니면 처음 개봉 때부터 있던 내용인지 궁금합니다. 위키를 봐도 그런 내용은 설명이 없더라고요. 참. 그리고 위키에선 해외 포럼등에서도 데이빗을 발견하고 깨운 존재들이 외계인이 아니라 로봇, 머신이라고 설명하던데 그게 맞나요? 아침에 씻으며 생각해보니 아무리 봐도 로봇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로봇이라면 다른 존재에게 명령을 받거나 하는 게 있을텐데 그들은 주체적으로 행동하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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