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 잡담

2015.10.06 13:16

갓파쿠 조회 수:2658

머리에 나름 신경 좀 쓸려고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미용실은 그렇게 많지만 막상 또 내 마음에 드는 미용실 찾기란 참 힘들죠.

그리고 요즘은 대부분 예약제다 보니 미용실 한번 가는 시간 맞추기가 참 귀찮습니다.


1년 이상 다니는 미용실이 있었지만 저번에 좀 실망을 해서 다른데를 가볼까 생각중이었죠.

그래서 어제 지나가는 길에 새로 생긴 미용실이 있길래

커트 가격이 너무 싸서 망설여졌지만 머리를 더 놔두기는 힘들어서 그냥 들어갔습니다.


20대 이후로 동네미용실은 절대 안갔습니다.

물론 잘 자르는 동네미용실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만족한 경우가 별로 없었죠.

싸니까 자르긴 했지만 미용사간의 실력 차이는 확실히 큽니다.


예전에 어떤 미용사는 앞머리를 완전 일자 호섭이로 만들어놨길래

'앞머리가 너무 일자 아니에요?' 그랬더니 한다는 얘기가

'손님 두상때문에 이렇게 밖에는...'

내 두상때문이라면 지금까지 내 머리는 계속 호섭이었어야 했을텐데...


어제는 처음 가는 미용실이고 머리를 안자른지 꽤 돼서 사진을 보여주고 잘라달라고 해야겠다 생각했죠.

근데 제가 원하는 머리스타일에 딱 맞는 사진이 닉쿤 사진밖에 없더군요.

좀 민망하지만 닉쿤 사진 보여주면서 이렇게 잘라달라고 했죠.


미용사 표정이 굳어지면서

'손님 머리가 이렇게 뻗치는데 이렇게 짧게 자른다구요?'

근데 그 말이 '니 얼굴이 닉쿤이 아닌데 이렇게 자른다고?' 살짝 이런 뉘앙스로 들렸습니다.

뭐 제 피해의식 때문이겠죠.


'이때까지 계속 이렇게 짧게 잘랐는데요?'

그래도 여전히 자신없어 하는 표정이길래 좀 불안해서

'앞머리랑 전체적으로 짧게 잘라주시는데 위에는 너무 짧지 않게 잘라주세요'


그 이후로도 의심은 계속 됐습니다.

이 머리는 너한테 안어울린다 라는 느낌의 의심이었죠.


미용사 : 머리를 어느정도로 짧게 자른다는거죠?

나 : 사진처럼 짧게 자른다니까요?'


미용사 : 머리를 자른지 얼마나 됐죠?

나 : 좀 오래됐습니다


미용사 : 이 정도면 지금 머리의 반을 자르는거에요.

나 : 네

 

미용사 : 그럼 평소에 머리에 뭘 바르세요?

나 : 왁스 바릅니다.


미용사 : 앞머리는 짧게 하실거에요. 길게 하실거에요.

나 : 최대한 짧게 해주세요. 너무 반듯하게만 자르지 말아주세요.

미용사 : 반듯하게는 안잘라요...


말로 설명을 하든 사진을 보여주던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의문을 표시하는 미용사는 없었기에 살짝 당황을 했습니다.

역시 닉쿤 사진이 문제였을까요.


뭐 어쨌든 결과는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와이프도 머리 자르는데 돈 아끼지 말라고 하는데 어제 머리 자른걸 보고 괜찮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그 미용실에 다시 갈 마음은 안생기더군요. 좀 피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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