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

2015.10.23 03:55

여은성 조회 수:2167


 

 1.이 말은 자주 한 거 같은데 모든 걸 백이나 흑으로 봐요. 예전에는 분명한 것, 극단적인 것이 좋아서 그랬던 거 같은데 지금은 이유가 달라진 거 같아요.


 스스로 분석해보기에, 요즘은 그냥 사물이나 현상을 알거나 이해하려는 노력이 귀찮아진 거예요. 꼰대가 되가는 거죠. 남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없으니 남에게서 이해받을 일도 없겠죠. 우울하지만 어쩔 수 없죠. 대접하는대로 대접받는 게 이곳 세상이니.



 2.아주 예전...이라고 해봐야 몇 년 전에는 그래도 약간은 독특한 감성을 가지고 있었던 거 같은데 이젠 그마저도 없는 거 같아요. 그 때는 그걸 잃는 게 두려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한심하고 바보 같긴 해요. 돈이 안 되는 걸 잃어버리는 것을 무서워했다니, 하하.



 3.이제 이 세상은 재미가 없지만 아직 궁금한 거 3가지가 있어요. 첫번째는 유령이 정말 있는지 없는지예요. 두번째는 엔켈라두스에 생명체가 있는지 없는지예요. 세번째는 에우로파에 생명체가 있는지 없는지죠.


 첫번째는 알아서 찾아다녀야 하고 두번째와 세번째는 나사에서 탐사선을 보내 확실한 탐사 결과를 알려주는 걸 기다려야겠죠. 인생의 황혼기 때쯤엔 알 수 있겠죠. 


 사실, 우주의 신비나 뭐 그런 게 진짜 궁금하긴 한데...운이 좋아봤자 간신히 알 수 있는 건 엔켈라두스와 에우로파의 생명체 여부 이 두개뿐이겠죠.



 4.휴.



 5.내년엔 올림픽이 있겠군요. 올림픽이든 유로컵이든 뭐든간에 시차가 있는 스포츠 행사가 좋아요. 활기있는 틀어놓을 무언가가 있는 거니까요.


 그러고보니 갑자기 2012올림픽에 있었던 종목이 떠오르네요. 트램플린을 이용해 공중돌기를 하는 종목이었는데 아마 시험 종목이었을 거예요. 그걸 보고 옥상에 꼭 트램플린을 설치해서 아이처럼 방방 뛰고 놀아야지 하고 결심했는데 아직도 못 하고 있어요. 지금 이순간도 내일은 당장 트램플린 파는 곳에 전화해서 설치하러 와달라고 해야지 하고 마음먹지만, 아마 내일이 되면 귀찮아서 안하겠죠. 



 6.젠장, 갑자기 어렸을 때의 덤블링(그땐 덤블링이었죠)이 떠오르네요. 걸어가기엔 좀 멀었던 근처의 학교 앞 문방구에서 운영하는 거였어요. 10분에 백원이었죠. 그 백원을 구하는 건 정말 힘들었어요. 설령 백원을 구하더라도 백원짜리 뽑기를 할지 덤블링을 탈지 한참을 망설이곤 했어요. 


 한참을 망설이다가 결국은 덤블링이 아니라 뽑기를 하게 되는 게 대부분이었어요. 왜냐면 덤블링은 탈 때는 좋지만 타고 나면 아무것도 손에 남지 않잖아요. 뽑기는 무언가는 가지고 돌아갈 수 있다는 마음에 뽑기를 선택하곤 했어요. 하지만 결과물은 대부분 어디서 만들어졌는지 모를 물컹거리는 조악한 것들이었죠. 그런 게 나오면 진짜 너무 슬퍼서 눈에 눈물이 핑 돌았어요. 덤블링을 탈걸 하고요. 


 지금 기억으로는...그 문방구에서 카운터를 보던 여자아이는 저보다 한 세살이나 많아봐야 다섯 살 많았던 거 같아요. 아마 점주의 딸이었겠죠. 점주는 맨날 어딜갔는지 그 여자아이가 카운터를 보고 있었어요. 그 여자아이가 보기에 아마 제가 안쓰러워 보였던 거 같아요. 한참을 망설이다가 덤블링을 타겠다고 백원을 내밀면 10분이 다 되어도 다른 꼬마들이 덤블링을 타러 오기 전까지는 계속 타고 있어도 내려가라고 하지 않았어요. 그 여자아이를 한번 보고 싶은데 어디서 뭐하는지 모르겠어요.



 7.어렸을 때의 그 꼬마가 아직 있다면 매일 오락실도 데려가서 게임도 시켜주고 짜장면이랑 탕수육도 사주고 아웃백도 데려가고, 그 꼬마가 하고 싶어하던 좋은 것들을 잔뜩 해줄 수 있는데 이제는 제일 중요한 그 꼬마가 없다는 게 문제예요. 그 꼬마에게 좋은 일이 뭐 하나라도 있었다면 그 꼬마를 잊어버릴 수 있을 텐데, 그 꼬마에겐 좋은 일이 일어난 적이 한번도 없었거든요. 


 혼자서 롯데월드를 가거나 트램플린 따위를 주문해 봐야 그걸 타는 건 나지 그 꼬마는 아니죠. 그게 밤이 되면 내일은 트램플린을 주문해야지 하다가도 다음날이 되면 안 그러는 이유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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