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바낭 글입니다.


20대 초반의 저는 감기나 알러지로밖에 판정되지 않는(병원에서요) 증상들로 정말 괴로운 나날들을 보냈습니다. 물론 눈이 툭 불거진, 그리고 사용하는 단어의 수준이 낮은 제 왜소한 동생은 "나는 자취까지 하면서 막 부딛히고 싸우고 다쳐보는데 너는 왜 편하게 사냐"라고 했죠. 그러나 그것은 오히려 수준이 낮아서 벌어진 문제가 가까웠어요, 제가 보기엔. 저는 여름에도 열이 들끓었다가 다음날 한기를 느끼면서 열이 식어내리고 콧물은 한번 쿨타임 오면 코가 막히고 또 막히도록 나왔죠. 병원 갔더니 알러지에 불과하다고 하더군요. 그러다가 이제 20대 중반 바라보는데 2~3년 지난거로 참 억울하게 시간도 지났고 한 건 없는데 대학교 학년은 올랐죠. 휴학도 한 2년은 했는데, 학년이 올랐네요. 유급보다는 낫지, 그런 생각 하면서요. 동생은 다니던 전문대를 졸업했고 온갖 착취의 온상인 블랙기업(이 단어 모르시는 분들은 검색을 추천드립니다)을 전전하면서 살고 있어요. 종종 집안 식구들에게 호통치고, 밖으로 나돌면서 밖에서 유희를 위해 보는 "언니"들에게는 예,예 하고. 


저는 요즘 왜 나는 행복하지 않은지에 대해 생각중입니다. 정말 생각 그 자체라서 이 생각으로 뭐가 되지는 않는다는것이 중요하지만 또 제가 뭘 생각하는지가 남들에게는 중요한 건 아니죠. 왜 저는 행복하지 않을까요? 남이 대답할 수 있는 문제일까요. 이런 것이. 그런데 또 웃기죠. 저는 왠지 "내가 행복해지는 상상"을 꺼려하고 있는 것일수도 있다는 생각도 해요. 그런데 줬다 뺏는건 억울하니까, 상상 속에서도 저는 행복을 못 얻어요. 대학 졸업을 하던지 안 하던지 나중에는 직장 빨리 얻어서 돈 벌면 행복한거야, 안 굶고 고기먹고 배채우면 행복한거야 이런 생각으로 스스로를 세뇌해야만 한다는 생각을 하네요. 왜냐면 줬다 뺏는 건 억울하니까. 


어차피 남은 저에 대해 잘 몰라요, 그렇죠? 그래서 남들은 어차피 뭐 내가 길가다가 칼맞아 죽어도 신고도 안하고 깔깔 웃을텐데 왜 나는 내가 행복하지 않아서 고민하나 그런 생각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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