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현상에는 틀림없이 진화심리학적 원인이 있을겁니다. 성차에 따라 영장류 수컷은 암컷에게 음식과 자원을 제공하고 암컷은 그 대가로 섹스를 제공해왔습니다. 새끼가 태어난 후에도 육아는 대부분 암컷의 몫이었고, 수컷은 육아에 필요한 음식과 자원 암컷과 새끼에게 제공해야 했습니다. 결국 수컷은 자신의 능력을 암컷에게 과시해야 했고 암컷도 그런 수컷을 더 선호하도록 진화했죠.


사회는 수렵-채집 시대와 비교하면 극적으로 변했지만 이성을 선호하는 마음의 진화적 적응기제는 거의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전히 그런 현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소위 남자는 능력, 여자는 외모라는 말도 있잖아요. 지금 논의되는 데이트 비용 문제도 같은 맥락에서 분석할 수 있을겁니다. 편차는 있을지언정 세계적으로도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현상이라는 점도 그 증거가 되죠. 그러나 여성의 경제적/사회적 지위가 향상됨에 따라 이런 고정적인 성역할은 바뀌게 되었습니다. 심리적 기제는 여전히 남아있지만 환경 변화에 따른 마음의 유연한 적응능력 덕분이죠.


저는 이 문제가 여성의 지위를 어느 정도 반영한다고 봅니다. 여성의 경제적/사회적 지위가 남성에 비해 뒤쳐질 수록 남성에게 더 능력을 요구하게 되는거죠. 자신의 부족한 자원으로는 양육이 어려운 상황에서 남성의 많은 자원은 자신과 자녀에게 이득이 되니까요. 따라서 남성에게 데이트 비용 대부분을 요구하는 여성은 자신의 지위가 낮다는 걸 알리는 셈이 되겠죠. 물론 그것을 의식하고 하는 행동은 아니지만요. 이 현상을 극복하려면 여성의 경제적/사회적 지위가 지금보다 더 올라가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이런 경향이 완전히 사라지긴 어려울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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