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이제 45일 남은 대선 잡담

2017.03.26 01:21

로이배티 조회 수:2044

0.

와. 이제 무한도전 여섯 번만 더 보면 대선이군요!!

라고 말하고 싶지만 전 티비를 안 보고 당연히 무한도전도 안 봐서(...)



1.

뭐 구질구질하게 이런 걸 설명해야 하나 싶지만 요즘 정치 관련 글을 적으면 자꾸 문재인 팬클럽으로 몰아가는 분들이 계셔서.

전 그냥 안티 새누립니다. 정말 폼 안 나는 정체성이라는 건 인정합니다. ㅋㅋㅋㅋ

이번 대선엔 자유당 & 바른 정당의 집권 가능성이 한 없이 0에 수렴하고 있으니 좀 무의미해질 수 있는 정체성입니다만.

개인적으론 문재인도 좀 별로, 안철수도 좀 별로인데 제 기준으론 민주당보단 국민의당이 더 별로인 것 같아서 차라리 민주당이 집권하길 바라고 있죠.

'그럼 결국 문재인이 되길 바라는 거니까 문재인 팬 아니냐!!' 내지는 '비겁한 변명이다!!!' 라고 생각하신다면... 뭐 맘대로 하시죠. 포기하겠습니다. orz



2.

호불호와는 전혀 별개의 차원에서, 전 안철수는 이번에는 대통령이 될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복잡한 계산 같은 거 없구요. 그냥 후보 지지도랑 정당 지지도를 보고 그랬죠. 10% 미만이었던 기간도 꽤 있었고 최근에 '매주 상승!' 해서 10%대 초반이잖아요. 반면에 민주당은 1위는 말할 것도 없고 그 1위와 10% 이상 차이 나는 2위 후보 지지율까지도 안철수보다 높은 데다가 정당 지지율로 비교하면 국민의당 지지율의 4배로 거의 50%에 육박하거나 살짝 넘거나. 뭐 더 이유가 필요하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철수가 대통령이 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뭐가 있을까.

라는 걸 쓸 데 없이 혼자 궁금해봤을 때, 제 생각엔 무조건 기본으로 깔려야 하는 전제 조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민주당이 괜히 지들끼리 싸우다 자폭한다."


근데 이것도 굉장히 실현 가능성이 적어 보였거든요.

왜냐면 존재감 있는 후보가 셋인데 (최성 아저씨 죄송;) 그 중 1위와 2, 3위의 격차가 너무 컸으니까요.

2위 안희정의 지지율이 1위 문재인의 절반 정도 밖에 안 되는데 그나마 그 지지율은 민주당 지지자가 아닌 사람들의 지지를 많이 받아서 나온 것이고.

그렇담 당내에서 경쟁을 해야 하는 후보 경선에서 2위가 1위를 따라 잡을 확률 같은 건 애시당초 정말 희박한 거잖아요.

이미 99%의 확률로 후보가 결정된 상황이니 2, 3위가 괜히 무리할 필요 없고. 또 1위도 괜히 반칙하거나 2, 3위 격하게 갈굴 필요는 없고. 걍 사이 좋게 쎄쎄쎄 하면서 정책 토론 하고 예쁘장하게 끝낼 줄 알았... 습니다.

아마 민주당 경선 구경하던 민주당 지지자들 대부분이 '그럼 차차기는 누가 좋을지나 생각해볼까?' 뭐 이 정도 생각으로 경선 구경을 시작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런데 현실은 다들 보시다시피... 허허허;;;

"그 어려운 것을, 기어이 해 냅니다!!!!"


그런 와중에 오늘은 국민의당이 경선 첫 번째 스테이지를 탈 없이 잘 끝냈죠.

언론에선 "압승!!! 안풍 시작 되나요!!!" 이런 식으로 크게 보도하고 있던데 뭐 지지율 10% 넘는 후보가 지지율 1% 미만의 후보 둘을 상대로 60% 득표한 게 그렇게 대단한 일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중요한 건 민주당처럼 지저분한 이슈 없이 '무사히' 한 판 넘겼다는 거라고 봅니다. 이러면 대조가 되잖아요.

국민의당과 안철수 입장에선 이변 연출의 첫 발판은 깔끔하게 잘 마련했다고 봅니다. 굿 잡. 짝짝짝.



3.

하지만 아직도 안철수에겐 넘어야할 산이 많이 있죠.

일단 경선도 (결과야 뻔하다 해도) 아직 남은 일정이 많으니 끝까지 잡음 없이 잘 마무리 해야 하구요.

코어 팬덤빨(...)로는 40일 안에 문재인을 넘어서기 힘드니 최대한 부동층 & 안티 문재인 원기옥을 모아 쏴야 하는데 자유당 & 바른당 연합 단독 후보라도 출현해 버리면 에네르기 차출할 대상이 부족해지구요.

또 그네찡 잘린 걸로 상심한 노인네들 중 과연 문재인 하나 막아 보겠다고 열심히 투표장 나와 그네찡 자르는데 적극 동참했던 안철수에게 표를 던질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도 미지수이니 투표율 올릴 방도도 고민해야할 테구요.


여러모로 따져 봤을 때 '그냥 상식적으로 단순하게' 생각했을 땐 여전히 미션 임파서블로 보입니다만.

원래 '대이변 드라마'라는 게 다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결과는 까 봐야 아는 거죠. 노무현이 이회창을 꺾고 당선 되리라고 당시 대선 시즌 초반엔 누가 상상이나 했었나요.



4.

덤으로,

요즘 흐름상 아마도 다음 주가 되면 민주당 & 문재인의 지지율이 좀 빠질 것 같은데.

정말 꾸준히 하락해서 위태한 상황까지 가지 않으려면 지금 후보들 각 캠프에 제기된 의혹이나 사건들에 대해선 모두 칼 같이 엄격하게 처리하고 투명하게 밝히는 게 좋을 겁니다.

여기서 대충 뭉개고 넘기려는 액션을 보여 버리면 '적폐 청산' 같은 거 아무리 노래를 불러도 누가 진지하게 들어주기나 하겠습니까(...)

특히 본선 나갈 확률이 가장 높은 문재인 캠프 쪽은 정말 똑바로 해야죠. 무슨 사안이든 일이 터지면 언론이나 타 정당, 그리고 다른 후보들이 다그치기 전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움직여야 합니다.

요즘 좀 반응이 굼떠 보이던데 계속 이러다간 적폐 취급 받다가 셀프 청산 요구 받기 딱 좋죠.



5.

덤덤.

다 적고 보니 문재인 지지자, 안철수 지지자, 그리고 그냥 지나가던 과객 모두에게 격하게 두들겨 맞기 딱 좋은 내용이군요.

가드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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