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레인저(2017) 약파는 감상기

2017.03.26 16:24

skelington 조회 수: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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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든 영화입니다. 농담 아닙니다.

저 자신은 파워레인저 세대가 아니어서 사실 원작 시리즈의 디테일은 잘 모르는 편입니다. 하지만 저녁 5시쯤에 하는 아동물에는 시대를 넘어 어떤 공통된 정서란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호랑이 선생님이든 세일러문이든 요정 컴미이든 간에 말이죠. 그건 단순히 cheesy하다는 표현으론 온전히 설명되지 못하는 거에요.


배트맨 비긴스같은 히어로의 기원을 다룬 다른 작품들처럼 이 영화도 초반 묘사에 많은 시간을 할애합니다. 하지만 코믹북 히어로 영화들과 다른 점은 수퍼 히어로가 되는 설정이나 배경따위에 그럴듯한 설명을 하지 않아요. 이영화에서 그건 불필요하고 불가능하기도 하니까요. '우주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선택된 다섯명의 용사 파워레인저로 변신하려면 서로를 아끼는 참된 마음을 가져야...' 같은 이야기니까 말이죠. 


그대신 너무 심각하지도 촌스럽지도 않은 십대 청소년 드라마가 대신 자리를 차지합니다. 각자 자신만의 문제를 가진 아이들이 우연한 사건을 통해 한 팀이 되어 성장한다는 이야기를 '적절한' 톤으로 진중하게 풀어나갑니다. 물론 여전히 파워레인저에 적절한 톤입니다. 다섯명의 주연배우들도 각자 적절하게 안배된 캐릭터와 분량을 성실히 연기합니다. 그중 블루 레인저인 RJ Cyler는 가장 빛나는 역할을 사랑스럽게 소화해냅니다. 옐로우 레인저의 LGBT 설정은 연기경력이 없는 배우를 위한 안배같은 느낌이 있지만 겉도는 설정은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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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가장 놀라운 점은 이런 캐릭터 묘사를 위해 액션 장면을 거의 후반부까지 미뤄뒀다는 점입니다. 영화와 완구판매에 영향을 주는 수트 액션과 조드들의 활약을 조금더 많이 보여주는 전략을 조금 포기해가면서요. 어찌되었건 나머지는 cheesy함의 융단폭격입니다. 엘리자벳 뱅크스는 손가락이 오그라들 분장과 연기를 해냅니다. 하지만 "리타 리펄사는 원래부터 이런단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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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음악과 함께 조드들이 달려나가는 장면에서의 감동은 스타워즈, 스타트렉 팬들이 느낀 그것과 다를바 없을것 같습니다.

뭐랄까 Alien-dynamic 하다 싶은 수트와 메가조드의 디자인은 유일한 불만거리입니다. 크리스피 크림 도넛은 근래 보기 드문 강력한 PPL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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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성인관객에게 빼앗긴 수퍼히어로 장르를 아이들에게 되찾아 주자!' 

라는 이 영화의 야심과 진심이 저에겐 어느 정도 통한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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