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잡담....

2017.05.15 17:48

조성용 조회 수: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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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2]

   한마디로, 전편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간 덜 ‘awesome’ 한 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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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던트]

 러시아 영화 [스튜던트]는 무슨 이유에선지 골수 기독교인이 된 고등학생 그리고 그와 대립하게 된 진보적 생물학교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전자가 툭하면 성경 인용하는 광경들이야 예상할 법한 순간들이지만 (영화는 어디 몇 장 몇 절인지를 매번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가면 갈수록 더욱 더 편협해지고 극단적이 되어가면서 동시에 영향력을 점차 뻗쳐나가는 그를 다른 교직원들이 그리 심각하지 않게 생각하니 후자는 억장만 터져갑니다. 영화가 이 부조리한 광경을 담담하면서도 가차 없이 밀어붙이는 걸 보다 보면 극단주의가 얼마나 쉽게 용인될 수 있는 지를 생각해보게 되는데, 요즘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걸 고려하면 더욱 더 소름이 끼치지요.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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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나쉬]

 [메나쉬]는 뉴욕 브루클린 전통 유대인 공동체를 배경으로 한 소박한 드라마를 전개합니다. 주인공 메나쉬는 몇 개월 전 아내를 잃고 홀아비 신세에 놓여왔는데, 재혼하지 않는 이상 현재 처남 가족과 살고 있는 그의 아들과 같이 사는 걸 허락받을 수 없습니다. 재혼하고 싶은 생각이 별로 없으니 메나쉬는 자기 혼자서도 아들을 키울 수 있음을 보여주려고 하지만, 운뿐만 아니라 본인의 어설픔 덕분에 상황은 꼬여만 가지요. 이야기야 전형적이지만, 다큐멘터리에 가까울 정도의 사실감과 비전문 배우들의 꾸밈없는 연기 덕분에 80여분 동안 한 작은 특수한 인간 사회를 가까이 들여다보는 것 같고, 거기서 엿보이는 보편적인 인간적 요소들은 감동적인 구석이 있습니다. 한숨이 간간히 나오지만 주인공을 어느덧 응원하게 되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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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부정한다]

 [나는 부정한다]는 2차 세계 대전 홀로코스트 부인으로 악명 높은 데이빗 어빙과 홀로코스트 전문 학자 데보라 립스타트 간의 법정 대결을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재판 동안 변호인 조언대로 가능한 조심스럽고 절제력 있게 행동한 립스타트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다 보니 영화는 좀 심심한 구석이 있지만, 영화 주제는 현 시점에서 더더욱 무게감 있게 다가오고 출연배우들의 호연도 볼 만합니다. 레이첼 바이스나 톰 윌킨슨야 든든하지만, 첫 등장부터 요즘 백악관 주인 저리가라할 정도의 혐오와 역겨움의 기운을 풍기는 티모시 스폴은 정말 밉살스럽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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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이름은 꾸제트]

  올해 아카데미 애니메이션 영화상 후보에 오른 스위스 애니메이션 영화 [내 이름은 꾸제트]는 후보들 중에서 가장 소박한 작품이지만, 다른 경쟁작들 못지않은 개성과 스타일로 잔잔한 인상을 남깁니다. 상영 시간이 70분도 안 되니 부담 없이 볼 수 있기도 하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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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리언: 커버넌트] 

 영화 도입부에서 드넓은 우주 공간을 배경으로 제리 골드스미스의 1979년 영화 주제곡이 연주되니 어느 정도 기대감을 가졌지만, 결과물은 전작 [프로메테우스]에 비해 한 두 단계 아래입니다. 물론, 마이클 파스벤더의 1인 2역 연기가 본 영화의 최대 장점이란 점은 인정합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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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노운 걸] 

 [언노운 걸]은 다르덴 형제의 전작들에 비해 여러 면들에서 2% 부족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영화의 줄거리가 예측하기 쉬운 방향으로 흘러가는 가운데 간간히 작위적 인상을 남기기도 하고, 다르덴 형제의 전작들 주인공들에서 엿보이곤 했던 일상의 노곤함과 절박함에 비하면 영화의 주인공은 사회적 위치상 이유로 비교적 약한 인상을 주지요. 괜찮게 봤지만, 다르덴 형제들의 전작들을 더 추천하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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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 투게더]

 줄거리만 듣고 또 다른 헬조선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그 예측은 크게 틀리지 않았습니다. 홍보나 제목 등을 통해 이미 예정된 결말을 기다리는 동안 여러 어두운 순간들을 견디어야 하는데, 특히 영화 속 아버지를 통해 전시되는 한남 X랄 행동들은 스트레스 팍팍 쌓이게 만듭니다. 다행히 아내와 딸은 감정 이입이 더 잘 되는 주인공들이어서 영화는 전반적으로 볼 만했지만, 듀나님께서 언젠가 한 염려대로 MB (그리고 503) 시대가 감독 신동일의 능력에 상당한 영향을 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감독님, 술 취한 채 세상 썩었다고 발광하는 건 이젠 민망할 정도로 진부하다는 것 아십니까? (***)   

      

P.S. 영화 속 화초들이 불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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