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컴퓨터 앞에서 술 한잔

2017.06.25 23:39

칼리토 조회 수:1187

토요일은 왠지 아까워서.. 일요일 밤이 깊은 후에나 컴퓨터 앞에 앉습니다. 딱히 할일이 있는건 아니지만..


어제는 임금님의 사건 수첩을 보고.. 지난 주말에는 세르게이 폴리닌이 나오는 댄서를 봤습니다. 그간 삭막했던 문화생활에 비하면 아주 풍족한 최근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댄서는.. 인간의 몸이 참 아름답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내 몸은 참 뭔가 많이 붙어 있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고. 임금님의 사건 수첩은.. 황당했어요. 사극도 추리물도 버디 코미디도 어정쩡해서.. 뭔가 이건 좀..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싱글몰트 위스키를 한잔 따라 마셨습니다. 글렌 모랜지의 퀸터 루반이라는 건데.. 역시 나랑 안맞아.. 하고는 다시 백주로 돌아서 한잔 따라 홀짝이고 있어요. 좀 등급 높은 백주를 한병 사다둘까 싶다가도.. 음식과 곁들이는게 더 낫지 싶기도 합니다. 흠.. 집에서 술을 홀짝 홀짝 마시는 거 자체가 좀 그렇기도 하지요. 


살이 많이 붙었습니다. 슈퍼스타 발레리노랑 비교해서 그렇다는게 아니라.. 스스로의 인생을 돌이켜 볼때 거의 최고점을 찍고 있어요. 직업은 안그런데.. 몸매는 퇴물 레슬러 같으니.. 슬슬 감량을 할때가 되었구나 싶습니다. 근데 맛있는게 너무 많아서.. 쩝.. 이러다가 불현듯.. 십몇킬로 감량했어요. 기뻐요.. 이런글을 남기고 싶네요. 


후회없이 살고 있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한참이나 전에 젊었을때 이야기예요. 


그런데.. 요즘에는 새록새록 후회가 되는 일들이 문득문득 떠오릅니다. 이런게 나이가 드는 증거인지도 모르겠어요. 


며칠전에는 자수성가. 말 그대로 맨손으로 일어나 몇개의 사업체와 몇개의 빌딩과 다복한 가정을 가진 사장님을 만났거든요. 그분 이야기를 두시간 정도 들으면서.. 와~!!! 나는 저렇게 못살아서 이모양 이꼴이구나.. 하는 자괴감과 함께.. 나는 다시 살아도 저렇게는 못살겠다.. 하는 깨달음을 함께 얻었습니다. 그분은 그분이고 나는 나죠. 그분이 가진 부라던가.. 가정이라던가.. 이런게 부러운게 아니라.. 지금의 팍팍한 현실을 좀 수월하게 살게 해줄 조금의 여유가 더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누구나 다 그렇겠지요. 


술마시고 넋두리가 기네요. 다들 행복한 한주 되세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479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358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1705
126020 [왓챠바낭] 괴이한 북유럽 갬성 다크 코미디, '맨 앤 치킨' 잡담입니다 new 로이배티 2024.04.18 73
126019 오늘 엘꼴도 심상치 않네요 [7] new daviddain 2024.04.18 71
126018 프레임드 #769 [2] new Lunagazer 2024.04.18 32
126017 [근조] 작가,언론인,사회활동가 홍세화 씨 [10] update 영화처럼 2024.04.18 346
126016 80년대 국민학생이 봤던 책 삽화 [6] update 김전일 2024.04.18 213
126015 나도 놀란이라는 조너선 놀란 파일럿 연출 아마존 시리즈 - 폴아웃 예고편 [1] 상수 2024.04.18 142
126014 체인소맨 작가의 룩백 극장 애니메이션 예고편 [1] update 상수 2024.04.18 97
126013 [웨이브바낭] 소더버그 아저씨의 끝 없는 솜씨 자랑, '노 서든 무브' 잡담입니다 [3] update 로이배티 2024.04.18 202
126012 이제야 엘꼴스럽네요 [3] daviddain 2024.04.17 179
126011 프레임드 #768 [4] update Lunagazer 2024.04.17 55
126010 킹콩과 고지라의 인연? 돌도끼 2024.04.17 128
126009 파리 생제르맹 선수들이 찍은 파리 바게트 광고 [1] update daviddain 2024.04.17 182
126008 농알못도 몇 명 이름 들어봤을 파리 올림픽 미국 농구 대표팀 daviddain 2024.04.17 126
126007 아카페라 커피 [1] catgotmy 2024.04.17 124
126006 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3] 조성용 2024.04.17 343
126005 [핵바낭] 또 그냥 일상 잡담 [4] 로이배티 2024.04.17 257
126004 마리끌레르 영화제 예매 결과 -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상수 2024.04.16 135
126003 프레임드 #767 [4] Lunagazer 2024.04.16 45
126002 넷플릭스 찜한 리스트 catgotmy 2024.04.16 203
126001 조지아 고티카 커피 [5] catgotmy 2024.04.16 22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