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이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 한 마디 했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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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이 검찰로부터 수사권을 분리할 것을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12일 황 청장은 자신의 SNS에 "검사가 독점적인 기소권한에 더해 직접수사권을 행사하는 이상 정치검찰, 부패검찰을 피할 방도가 없다"면서 "검찰 개혁의 핵심은 검찰에게서 수사권을 떼내는 것이다. 대통령 공약도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작금에 진행되는 검찰 개혁 상황을 보면 몹시 우려스럽다"며 "검찰의 직접수사기능을 축소하는 것은 법률의 개정 없이 가능한 일인데도 별다른 변화가 없다"고 말하면서 "수사권을 가진 검찰이 정의로울 수 있다고 보거나 정치적 중립을 지킬 수 있다고 보는 것은 허상을 좇는 것이거나 아니면 국민을 속이는 것이다"라며 "형사사법제도가 권력분립의 기본을 지키지 못한다면 국가폭력은 빈발할 것이고, 정의는 무너질 것이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출처: http://www.sedaily.com/NewsView/1OJQ231ZW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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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직접수사기능을 축소하는 것이 법률 개정없이 되는 거였나요? 

검색을 해보니, 흥미롭게도 조국 민정수석이 2005년에 쓴 논문이 나오네요. 

거기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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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현행법상 검․경관계


먼저 현행 형사소송법상 검․경관계가 이하와 같음은 논쟁의 여지가 없다. 형사소송법은 검사를 수사의 주재자로, 사법경찰관은 검사의 수사지휘를 받는 수사의 보조적 주체로 규정하고 있다(형사소송법 제195-196조). 검사의 수사권은 사법경찰관의 수사권에 비하여 그 양적․질적 제한이 없는 우월한 수사권이다. 검사는 수사의 개시, 진행, 종결권을 가지며, 검사는 직접수사를 하거나, 사법경찰관의 수사를 지휘하거나 또는 사법경찰관이 수사하고 있는 사건에 대하여 송치지휘를 하는 방식으로 수사권을 행사한다. 그리고 헌법과 형사소송법은 영장청구권을 검사에게 전속시키고 있다(헌법 제12조 제3항, 형사소송법 제201조, 제215조).


그리고 경찰법과 경찰관직무집행법은 범죄의 수사가 경찰의 직무임을 규정하고 있고(경찰법 제3조, 경찰관직무집행법 제2조 제1호), 형사소송법상 사법경찰관은 피의자신문, 체포, 긴급통신제한조치 등 여러 수사를 개시, 진행할 수 있으나, 그 수사활동은 검사의 지휘 아래 놓여야 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수사종결권은 없다는 점에서 열위(劣位)의 수사권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검찰청법 제53조는 경찰의 복종의무를, 동법 제54조는 경찰수사중지명령권과 사법경찰관리 체임요구권을 규정하고 있으며,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10조는 검사의 징계․해임․체임요구권을 규정함으로써 검사의 우월적 지위는 재확인되고 있다.

(출처: http://s-space.snu.ac.kr/bitstream/10371/9924/1/law_v46n4_219.pd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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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운하 치안감의 견해가 맞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검찰의 생각은 다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근데 그것보다 더 흥미로운 부분이 있네요. 조국 당시 교수의 동일 논문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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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경찰의 “수사권독립”을 지지하는 논자들은 경찰도 독자적 사건종결권을 가져야 하며 검사의 수사지휘권은 폐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제기하고 있다.27)

수사와 공소를 완전 구분하여 각각 경찰과 검사에게 귀속시키는 입법례는 외국에서도 찾을 수 있고, 우리 역사에서도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배제하는 1945년 미군정의 법무국 검사에 대한 훈령 제3호(1945.12.29)의 예가 있기도 하다.28) 그리고 검사가 직접 수사에 과도하게 관여할 때에는 검사는 경찰수사에 대한 법률적 감독자의 지위를 벗어나 ‘준(準)경찰화’되어 경찰의 과욕을 묵인하거나 심지어 검사가 불법행위에 참여하는 상황이 발생하며, 그 결과 객관적이고 공정한 공소유지가 어려워지는 문제점이 발생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29)

그러나 현재 우리 경찰은 경찰청장을 정점으로 15만 명의 인원으로 구성되는 강력한 중앙집권적 국가경찰제도를 유지하고 있으며,30) 최근 경찰의 자기혁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사인력의 자질과 수준을 높이는 작업은 아직 부족하며, 수사와 관련하여 비(非)수사경찰간부들의 부당한 청탁이나 사건개입을 방지하는 장치를 마련하고 경찰내부의 비리를 단호하게 감찰․징계하는 노력 역시 미흡하다.

그리고 우리 사법경찰관은 10일간의 피의자 구속권, 피의자신문권, 구속영장신청권 등 다른 현대 민주주의 국가의 경찰이 갖지 못한 권한을 보유하고 있는데 비하여, 경찰에 의한 인권침해는 재생산되고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생각건대, 철저한 경찰내부개혁이 가시권에 들어오지 않은 상태에서 경찰이 검사의 수사지휘에서 완전 해방된 채 수사종결권을 행사하게 된다면 ‘경찰국가화’의 위험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공소제기후 법원에 의한 경찰수사에 대한 사후적 통제는 증거배제 차원에서 이루어지는데 그칠 수밖에 없고, 국가인권위원회, 국가청렴위원회, 시민단체, 언론 등에 의한 경찰수사에 대한 통제도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우리 형사소송법이 채택하고 있는 기소편의주의 체제 아래에서는 소추의 여부 및 범위에 대한 판단에 따라 수사의 방향․대상․범위 등이 결정되고, 공소유지에 필요한 증거수집 등이 필요하므로 소추권자인 검사의 수사 지휘가 필요하다.31) 물론 이론적으로 또는 비교법적으로 볼 때 수사권과 공소권을 분리․귀속시키더라도 검․경 양 기관의 협조를 통하여 적정한 공소권 행사가 가능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우리 경찰수사의 현실을 냉정히 직시할 때, 경찰수사단계에서부터 법률적용의 적정성을 확보하지 않는다면 공소유지에 곤란이 발생할 초래할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다. 요컨대, 우리 경찰수사의 현실에서 공소의 책임자이자 법률가인 검사가 수사를 최종적으로 종결하고 경찰수사를 지휘하는 체제를 폐지하는 것은 조급한 일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현재 요구되는 것은 수사권 ‘독립’이 아니라 수사권 ‘조정’인 것이다.

한편 경찰 일각에서는 ‘중복조사’ 방지, 신속한 절차 진행 등을 통한 국민의 ‘편익’ 보장을 들어 검사의 수사종결권과 수사지휘권을 부정하고 있으나,32) 정확한 법률적용, 실체적 진실발견, 수사절차에서의 불법방지 및 증거능력있는 증거 확보 등을 위해서는 검사의 수사개입은 필요한 일이다.33) 이와 관련하여 최근 들어 군사법개혁을 둘러싼 논의에서 군사법경찰관의 수사에 대한 군검찰의 통제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현실도 반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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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교수는 수사권 독립이 아니라 수사권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그 근거가 경찰인력의 자질과 수준이 낮고, 비리에 대한 자체 정화 능력이 없기 때문이랍니다.

첫번째는 정말 그런지 잘 모르겠어요. 자질과 수준이라는 것이 시험 잘보는 능력을 말하는 것이라면 경찰이 검찰보다 수준이 떨어진다고 주장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니겠습니다.

"경찰수사단계에서부터 법률적용의 적정성을 확보하지 않는다면 공소유지에 곤란이 발생할 초래할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다."는 일단 오타로 인한 비문 같습니다만 의미는 알겠습니다. 경찰이 위법하게 수사를 하는 바람에 독수독과이론(fruit of the poisonous tree)이 적용되어 경찰이 수집한 증거가 법정에서 배제되면서 공소유지가 안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할 것이다. 결국 앞의 문단에서처럼 경찰은 신뢰할 만한 집단이 아니다라는 말을 다시 하는 것입니다. 

과연 그런지요? 경찰이 수사권을 가지게 되면 경찰의 업무 평가 시스템도 그에 맞게 변하게 되고, 경찰의 업무 성과는 공소유지율이 포함된 지표로 바뀌게 될 겁니다.(지금의 성과평가 제도는 잘 모르겠고요) 결국 경찰은 공소유지를 위해 적법한 증거 수집을 위해 노력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도 정히 경찰이 못 미덥다면, 검경의 역할이 분명하게 구분되는 미국의 경우에도 검찰이 공소유지에 필요한 정도의 수사 지휘는 한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Law and Order를 보면 잘 나오죠. Law and Order는 미국 법정 드라마 중에서 가장 사실에 가깝다고 알려져 있죠. 

두번째는 대단히 재미있는 포인트죠. 
검찰은 경찰이 부패해서 독립적 수사권을 줘서는 안 된다 하고, 
경찰은 검찰이 부패해서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해야 한다고 하네요.

검찰이 경찰에 대해 비리에 대한 자체 정화 능력이 없다고 말한다면, 
그럼 검찰에는 자체 정화 능력이 있느냐고 물을 수 밖에 없는 게 상식 있는 사람의 상당한 반응 아닌가요? 

누구 말이 맞을까요? 지난 1년의 주요 사건들을 보면 검찰이 경찰보다 더 부패한 것처럼 보이긴 하는데 말이죠.

이번 정권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저에게는 관심사이긴 한데(개인적인 이해와는 상관 없습니다), 조국 민정수석의 생각이 그렇다면 대략 그림은 나오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차제에 안경환 교수의 생각은 어떤지 찾아볼까 싶습니다만, 귀찮아서 패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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