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14. 저녁. 자기 전 대화.

엄마, 이 세상은 누가 만들었는지 알아? 사람이랑 동물은 누가 만들었는지 알아?

아. 엄마가 알기로는 이 세상은 누가 만든 게 아니고 생겨난거야. 우주에서부터.
정확히는 모르지만 아주 작은 동물이나 식물같은 거 에서부터 시작해서 점점 자라거나 변해서 생겨난거라고 알고 있는데.

아니야. 이 세상은 하나님이 만드신거야. 엄마도, 우리집도, 동물도.

아. 들레는 그렇게 생각해? 그래 그러면 그럴수도 있지.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수도 있으니까.

아니야. 하나님이 만든거 맞아. 진짜로 하나님이 만들었다고.! 엄마는 하나님 안 믿어?

응. 엄마는 하나님 안 믿어. 하나님이 좋기는 한데 하나님이 하는 말 모두 다 믿는 건 아니야.

아니야. 하나님이 다 만들었어. 엄마는 하나님 안 믿으려면 북한으로 가던지!

응? 북한? 하나님 안 믿는데 북한으로 가라고? 왜 하나님 안 믿는데 북한으로 가야하지?

북한은 하나님을 안 믿어서 저렇게 못살고 전쟁하고 그러는거야. 엄마가 하나님 안 믿을거면 북한으로 가야지.  우리나라는 하나님 믿어서 잘 살고 북한은 하나님 안 믿어서 그러는거야.

들레야, 북한에도 하나님 믿는 사람 있을거야. 우리나라에도 하나님 안 믿는 사람 있는것 처럼.
북한에도 하나님 믿는 사람도 있고 안 믿는 사람도 있고, 우리나라도 하나님 믿는 사람 있고 안 믿는 사람있고 그래.

그럼 북한에도 하나님 믿는 사람 있다는 증거 있어?

하나님 믿는 다는 증거로 뭐가 필요한지 엄마가 잘 모르겠는데,
그러면 들레는 북한에 하나님 믿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증거가 있어?

증거 있지! 할머니가 말해줬어. 할머니 말은 다 맏으니까 그게 증거야.

아. 들레는 할머니 말이 다 맞다고 생각하는구나.

하긴 할머니 말이 거의 대부분 맞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게 증거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은데.

... 그럼 엄마는 하나님을 맨 처음 어느나라에서 믿었는지 알아?

아. 잘 모르겠는데? 이스라엘?

아니야. 미국이야. 미국이 하나님 믿어서 저렇게 잘 살고 우리나라에 와서 하나님 믿으라고 가르쳐준거야.

미국이 맨 처음 하나님 믿고 사람들한테 하나님 믿으라고 가르쳐 줬고 우리나라에도 와서 하나님 믿으라고 해서 우리가 하나님을 믿게 된거야.

아. 들레야... 미국나라가 생기기 전부터 하나님이 있었으니까.. 미국이 제일 처음은 아닌 것 같은데...

다음에 엄마도 좀 알아볼테니까 그건 나중에 다시 이야기해볼까?

엄마아!! 엄마. 진짜..... 엄마 그러다가 엄마 벌 받으면 어쩌려고 그래.?!! 하나님 안 믿으면 벌받는단 말이야. 나 엄마 벌 받는거 싫어.... 하나님은 우리 모두를 다 사랑하고 다 좋아하는데 엄마는 왜 하나님 안 믿어!

아..들레야, 하나님이 모두를 사랑하고 좋아한다면 자기를 안 믿는다는 이유만으로 벌을 주지는 않을거니까 벌써부터 너무 걱정은 하지마.

그럼,? 그럼 엄마는  그럼 누구 믿어? 엄마 자기 자신만 믿어?

아니지~ 엄마는  우리 들레를 믿지! 엄마가 제일 사랑하고 좋아하는 사람이 들레니까 엄마는 들레를 제일 믿지!

아니야 아니야! 엄마가 나를 왜 믿어. 내가 하나님도 아닌데! 책이나 읽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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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부터 잘못된 건지 , 어떻게 해야할 지 잘 몰라 조언을 구해요.

조언이 아니라도 비슷한 경험이나 좋은 예, 안좋은 예 등 다 좋아요.


길지만 배경에 대해 대충 설명을 드리면,

저는 성당에 다니다가 교리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다 지금은 다니지 않고 있습니다만

종교의 순기능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이해하는 편이며 어떤 방식으로든 사는 데 도움이 된다면

어떤 종교를 믿어도 상관없다는 생각입니다.

시부모님과 같이 살고 있고, 시부모님은 기독교인입니다.

결혼 10년차로, 결혼 때부터 "어떤 종교라도 종교를 가지는 것이 좋은거야"라고 하시며

저에게 교회 다니길 강요하지 않으셨고,

통념속의 연세있으신 분들과는 조금 달리 유연한 생각을 가지고 계신분이라

나름 저는 교회에 가지 않지만 아이를 가끔 수요예배나 주일에 데려가는 것도 크게 괘념치 않았습니다.


그런데 요 사이 신앙생활에 조금 더 마음이 가시는 지 저에게 교회에 가자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큰 맘먹고

"어머니와의 트러블을 피하기 위해 마음과 달리 몸만 가자면 억지로 갈 수는 있습니다.

만약 가족모두 함께 주말마다 교회에 오는 모습이 단순히 부러우시다면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만,

마음으로 믿고 신앙생활을 하자고 하시면 저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라고 말씀드렸고

어머니도 흔쾌히 알았다며 저에 대한 전도는 그만두신 듯 했습니다.(그만두셨다기 보다 한번 더 기다려 주시는 느낌이긴 했어요)

그러면서 초등학교 1학년이 애기는 교회에 데려가도 되냐 하셔서 애가 가고 싶다고 하면 전혀 상관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 이후로 마음 편하게 있었는데 어제 위와 같은 대화 후에 많이 혼란스러웠습니다.


시부모님이 거의 전담해서, 그것도 너무나 정성들여 애를 키워주고 계시는 것만 해도 너무나 감사해서

저는 아주 사소한 거라도 가치관의 차이나 육아방식의 차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은 무조건 어머니의 방식을 따랐습니다.

사실 절대적으로 누가봐도 명백한 위험, 안전에 대한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이 저마다의 의견의 차이일 뿐이라

어머니에게 양육방식 등에 대해 이견을 말씀 드린 적도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어머니의 방식이 저와 비슷한 점도 많이 있을 뿐 아니라 주 양육자는 한명이어야 된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하지만 애기의 생각이 생기고, 종교같은 부분에서도 뭔가 위와 같은 대화를 하다보니 너무나 혼란스러워서 조언을 구합니다.


기독교인의 폐쇄적인 일면을 포함한 일체의 기독교의 특성에 대하여 논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종교 및 정치(아래 북한 이야기 등은 정치로 보아야 할지, 종교-샤머니즘?-로 보아야할지 모르겠지만) 등

민감한 부분에 있어 의견차이도 차치하고 싶습니다.

이같은 상황이 또 닥친다면, 아니며 평소에라도 아이에게 올바른 생각을 심어주기 위해

(종교적, 정치적 뿐 아니라 양육방식의 일관성이 흐트러짐에 따른 아이의 혼란방지 등)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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