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돈.돈.

2017.12.08 23:29

뻐드렁니 조회 수:2142

1) 작년에 집 하나를 구입했어요.

그 집이..전 참 마음에 들었어요.

좀 외진곳에 있긴한데 바로 뒤에 산이 있어서 조용하고, 집 자체도 꽤 근사하게 잘 지어진 곳이었거든요.

저희 가족들도 다 마음에 들어했는데, 부동산을 아시는 주변 분들은 다 만류를 하셨어요.

값이 오를 곳이 아니라는거죠.그리고 다들 더 대출을 받아서 투자개념이 될 수 있는 곳으로 옮기라고 조언을 하시더라고요.

부동산 관련 커뮤니티는 더 난장판이었는데, 관련 집을 검색해보면 댓글에 악평일색이에요. 물론 값이 오를 곳이 아니라는 점 때문이죠.

처음 가입해본 부동산 커뮤니티는 정말 무서운 곳이더라고요. 투자가치가 없는 곳은 비판을 넘어 저주와 조롱을 퍼붓더라고요.

이미 구입하고나서도 속앓이를 많이했어요.다들 그릇된 판단이라고 말해서..

일리있는 말들이긴 한데...좀 언잖아졌어요.거기보다 더 투자가치가 있는 곳들은 시끌벅적 전 정말 별로였거든요.


그런데 살면서 경험하는게,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 대세를 따르는건 다 이유가 있고, 결국 그게 맞는 결과가 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아마 저도 몇년 이후에 거기에 살면서 주변으로 집값이 차이가 나기 시작하면 뒤늦게 속이 쓰릴수 있겠죠.


하지만 그런 선택이 꼭 행복을 가져다 주는건 아니지 않나요?

한동안 저는 인터넷 대세를 따라 물건을 구입하는 습관이 있었어요.즉 가성비였죠.

그런데 그게 금전적인 이득을 주긴하겠지만, 그렇게 산 물건 중에서 정말 마음에 들어서 좋아했던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산 물건들은 내가 갖고 싶고, 소장하고 싶고, 쓰면서 행복해지는 그런게 아니라 그냥 잠시 이용하고 다른걸로 갈아타기 위한 징검다리같은 느낌이었어요.언제나...마치 보급품처럼 그냥 무덤덤히 쓰는 그런 거..

투자개념을 가지고  살집을 산다는 것도, 살면서 느끼는 행복보다 그 집을 나가며 얻는 금전적 행복을 위해 무미건조한 소비를 하는 일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한집에서 천년만년 살건 아니니 제가 너무 근시안적이고, 당장의 기분에 큰 그림을 못그리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어느순간부터 전 가성비 좋은 물건을 일부러 찾아 사지는 않아요. 그 아무런 느낌을 안주는 그게 그냥 의미없어서요.

집도 그런 방향에서 구입한건데...점점 괴짜가 되가는걸까요?


아래 김생민 방송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보니 갑자기 제 자신이 생각나서요. 정말 저는 스튜피드한 사람인거죠.


2) 직장 후배의 형이 비트코인으로 큰돈을 벌었나봐요. 그쪽 가족들 모두가 매시 시세를 확인하면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고..

매도 시기를 두고 매번 설전이 벌어진대요. 현재 시세로 5억넘게 수익을 얻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직장후배도 이렇게 시간 다 투자하며 일해서 뭐하나..그런 생각이 들면서 염세적으로 변해간다고 하던데...진짜 당사자도 아닌데 본인이 붕떠있는게 느껴져요.

그 친구가 요즘 하는 얘기의 7할은 비트코인과 형에 대한  이야기죠.

듣기 싫고, 그런 그친구 형의 잭팟 이야기를 인정하고 싶지 않기도 하고....그러면서 얘기를 계속 듣고 있다보면 나도 난 왜 이러고 아둥바둥 사나..싶은 생각이 슬며시 물들게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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