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2.10 15:53
요즘 맛있는 걸 많이 먹고 포동포동 살이 찌고 있는데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최소한의 노동력이 필요한 간단한 요리만 하는 사람이라
제가 만들 수 있는 음식이라면 어떤 분이든 쉽게 만들 수 있을 거예요.
요즘 맛있게 먹은 음식 몇 가지를 듀게분들께 알려드릴게요.
1. 꽃게 된장찌개
재료: 꽃게, 된장, 다진 마늘
1) 꽃게를 주문한다. (현재 이마트에서는 100g을 1500원 정도에 파는데 600g을 주문하면 제법 큰 꽃게가 3마리 오더군요.
두 번 주문했을 때 두 번 다 그렇게 왔어요. 다른 마트는 어떤지 모르겠어요. 더 적은 양을 주문하면 작은 꽃게가 오거나
잘라진 게 올지도 모르는데 그러면 게살이 별로 없을 것 같아요.)
2) 꽃게가 오면 물로 한 번 헹궈 놓고 가장 큰 냄비에 물을 4~5cm 받아서 끓이면서 된장 2숟갈, 다진 마늘 1숟갈을 넣어요.
(지름 25cm 냄비에는 꽃게 세 마리를 모두 누일 수 있더군요. 꽃게를 자르지 않고 통으로 찌개를 끓여야 먹음직스럽고
게살도 안 빠질 것 같아요. 큰 냄비는 끓는 동안 뚜껑 자주 열지 않아도 돼서 편해요.)
3) 물이 끓으면 꽃게를 집어넣고 10분 정도 더 끓인 후 먹는다.
해동 꽃게인데도 제법 큰 거여서 그런지 살도 많고 먹을 만했어요. 국물도 시원하고...
2. 아귀탕
재료: 아귀 1마리, 콩나물 1봉지, 미나리 1봉지, (대파), 다진 마늘, 소금
롯데마트에서 생아귀 한 마리를 4800원에 팔더군요. 혹시 손질 안 한 물고기를 그냥 보내나 하고 걱정했는데 손질까지
깨끗하게 해서 보내서 그냥 헹구기만 하면 됐어요. (생우럭은 1마리에 3500원인데 크긴 아주 작아요. 우럭탕은 이상하게 비린내가 나서
지리로는 잘 못 먹겠더군요. 매운탕은 맛있게 끓일 줄 모르고... 그래서 맛있게 먹은 아귀지리탕 만드는 법을 소개합니다.)
1) 생아귀 2~3마리를 주문한다. (1마리를 완전 토막내지는 않고 한 마리임을 알 수 있게 아슬아슬 붙어있는 모습으로
잘라 한 팩에 넣어주는데 저울로 재 보니 600g 정도 되더군요. 저는 3마리를 주문했는데 한 팩은 800g정도 되기도 했어요.)
한 마리 양이 꽤 돼서 아귀탕을 끓이니 세 식구가 한끼 먹을 수 있었어요.
2) 역시 가장 큰 냄비에 4~5cm 정도의 물을 붓고 끓이면서 다진마늘 1숟갈을 넣어요. 물이 끓으면 아귀를 넣고 한 3~4분 끓이고요.
그러는 동안 콩나물 한 봉지를 물에 씻어 놓고 대파와 미나리도 씻어서 썰어놓아요. (대파는 없으면 안 넣어도 될 것 같아요.
저는 콩나물을 좋아해서 500g 한 봉지를 다 넣었는데 괜찮았어요. 보통 300g짜리 한 봉지 넣으면 될 듯)
3) 대파와 콩나물을 넣고 10분 정도 끓인다. (콩나물 끓일 땐 뚜껑 열지 않아야 한다는 거 다들 아시죠?? 넘치지 않게 큰 냄비여야 함)
4) 소금을 넣고 국물맛을 본 후 맛이 심심하면 어머니의 손맛 쇠고기 다시다를 약간 넣으면 맛이 몹시 좋아짐 ^^
5) 미나리 썰어놓은 것을 넣고 불을 끈다.
아귀가 다 정리가 되어 와서 끓이는 건 간단했어요. 미나리가 좀 비싸지만 넣으면 향긋해서 좋아요.
아귀탕이 이렇게 쉽게 끓일 수 있는 건 줄 몰랐네요. 콩나물과 미나리는 간장+녹색 겨자에 찍어먹으면 맛있어요.
3. 영양부추 무침
재료: 영양부추 1단, 간장, 고춧가루, 설탕, 식초
얼마 전에 영양부추(한 단에 3500원, 양은 몹시 적음)를 사서 무쳐 먹으니 참 맛있었어요. 밥에 넣고 쓱쓱 비벼 먹으면 됨
영양부추는 일반 부추와는 달리 굉장히 가늘어서 생으로 먹기 좋더군요. (저는 채소를 생으로 먹는 걸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건 의외로 참 맛있어서 세 번째 만들어 먹고 있는 중)
1) 부추를 물에 씻은 후 3~4cm로 잘라 양재기에 넣는다.
2) 간장 2숟갈, 고춧가루 1/2~1숟갈, 설탕 1숟갈, 식초 1~2숟갈로 양념을 만든 후 부추에 넣고 무친다.
(저는 복분자식초를 2숟갈 넣었는데 맛있었어요. 홍초나 좀 달고 맛있는 과일식초 종류를 넣으면 좋을 것 같아요.
일반 식초는 안 넣어봐서 모르겠어요. 복분자식초나 딸기식초 같은 건 냉장고에 보관해야 함)
4. 크로와상
트레이더스에서 커다란 크로와상 15개를 7000원 정도에 팔더군요. 보통 빵은 굳어지면 맛이 없어서 못 먹는데 크로와상은
기름이 많아서 그런지 2~3일은 상온에 그냥 나눠도 전자렌지로 잠깐 데우면 금방 말랑말랑 부드러워지네요.
(더 오래 보관해야 한다면 냉동실에 넣어두고 역시 전자렌지로 데워 먹으면 괜찮을 듯...)
크로와상 1개를 전자렌지에 20초 데운 후 크림치즈나 쨈을 발라서 커피나 홍차와 함께 먹으면 맛있어요.
저는 1개로는 부족해서 맨날 1개 더 먹는데 그래도 왠지 허전한 느낌이라 이건 좀 위험한 듯...
고지혈인 분들은 좀 주의해야 할 식품이라는데 고지혈인 어머니를 못 드시게 하고 저만 먹기도 그렇고...
아, 트레이더스에서 비프 라자냐 1kg을 8000원 정도에 파는데 이것도 맛이 괜찮았어요.
우동은 CJ 가쓰오 우동이 제가 먹어본 것 중에서는 제일 맛있었어요.
다 쓰고 나니 프로 주부님들은 이미 다 알고 계시는 내용일 것 같은데... 저보다 음식 못하는 듀게분들도 분명 계시리라 믿습니다. ^^
듀게분들도 요즘 맛있게 드신 것들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같이 먹어요. ^^)
만들어 드신 것도 괜찮고... 사서 드신 것도 괜찮고...
2018.02.10 16:12
2018.02.10 16:27
오오, 연어 좋아하는데 간장을 여차저차 적당히 끓여서 식힌 후에 연어에 붓기만 하면 되네요.
이건 빠른 시일 내에 반드시 해볼 것 같아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2018.02.11 11:00
이 댓글보고 유튜브 찾아본 후, 오늘 아침에 바로 했어요. 이제 적당히 기다리기만 하면 됩니다!
2018.02.13 03:46
2018.02.10 16:40
underground님 레시피 넘 좋은데요! 해물요리 좋아하는데 따라해보겠습니다. 감사해요:)
저는 갑오징어 볶음을 많이 만들어서 며칠동안 잘 먹었어요. 갑오징어가 그냥 오징어보다 쫄깃하고 맛나요 ㅎㅎ. 기름에 다진마늘을 넣고 볶다가 갑오징어와 고추장 간장 양념을 넣어주고요. 오징어가 어느 정도 익으면 당근, 팽이버섯, 표고버섯, 양파 등 야채를 같이 넣고 볶아요. 마지막에 참기름 넣고 한번 더 볶았지요. 겨울철 별미여요.
2018.02.10 17:07
갑오징어가 새끼오징어처럼 생긴 작은 거죠? 옛날에 부추전에 넣었을 때 참 맛있었는데 못 먹은 지 한참 됐네요.
저희 부모님께서 매운 걸 잘 못 드셔서 고추장 양념으로 볶는 건 좀 힘들 것 같고 일단은 부추전에 갑오징어를
넣어봐야겠어요. (저 혼자 있을 때 몰래 고추장 양념으로 볶아 먹어 보고요. ^^ 낭랑님, 반가워요!!)
2018.02.10 19:36
2018.02.10 17:46
2018.02.10 18:12
사실 저는 이마트를 주로 이용하는데 해물 쪽은 롯데마트에서 더 쉽게 적은 용량으로 살 수 있는 것 같아요.
얼마 전에 생삼치도 5000원에 사서 맛있게 구워 먹었고... (생고등어는 별로였음) 채소쪽도 괜찮은 것 같고...
생아귀나 생우럭은 구하기 힘들어서 살 생각도 못했는데 팔더라고요.
skelington 님은 서양요리 전문가이신 것 같아요. ^^ 안그래도 스파게티 소스가 썩어가고 있고 양파도 썩어가고
조용하게 식초가 되어가는 빨간 와인도 있고, 미이라가 되어가는 소고기와 말라붙은 버섯이 있으니 굴라쉬 한 번
해야겠네요. (그런데 썩어가는 재료들로 해서 맛이 제대로 날지... ^^) 신기한 요리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8.02.10 22:06
맛있는거 많이 하셨네요 난 1번 2번도 좋아하는데 그들이 맛을 가지고 가버렸어요 오래 안먹는다고.
3번은 아주아주 좋아해요.
2018.02.10 23:46
저는 부추 무침은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는데 영양부추 무침은 맛있더라고요.
(부추가 혈액 순환을 돕고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서 정력에도 좋다죠. ^^
부추를 보관할 때는 신문지에 말아 냉장고에 세워둬야 된다는 건 처음 알았네요.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6/22/2011062201604.html?Dep0=twitter )
좀 전에 롯*마트에 들어가 보니 생아귀가 품절됐네요. (설마 듀게분들이 다 사셨나?? ^^
그럼 다행인데... 엊그제까지도 있었거든요...)
지금 들어가 보니 롯*마트, 2마트 모두 영양부추도 품절이네요. (사람들이 맛있는 건 다 아나봐요.)
영양부추는 다른 데서도 살 수 있겠지만 생아귀가 품절된 건 좀 아쉽네요. 얼른 들어왔으면 좋겠어요.
2018.02.12 00:17
좋은 레시피들 감사합니다. 아구탕은 한번 해볼께요.
2018.02.12 01:23
아니, 요리장인 칼리토 님께서 이런 댓글을 주시다니 감격스럽습니다.
맛있는 요리 비법 하나 던져주고 가셔야지 그냥 가셔서 섭섭하고요... ^^
2018.02.12 13:37
2018.02.12 14:43
명란을 스파게티 소스에 넣는다는 건 어디서 본 것 같은데 토스트에 올려서 먹는 건 처음 들었어요.
마침 집에 식빵도 있고 마요네즈도 있고 좀 맛없는 명란젓이 있는데 마요네즈랑 섞으면 맛이 좀
괜찮아질지도 모르겠어요. 한 번 해볼게요.
요즘 꽃게는 껍질이 많이 부드러워진 것 같아요. 예전만큼 그렇게 딱딱한 느낌이 아니더라고요.
2018.02.12 17:22
2018.02.12 17:43
다급하게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
빨리 해보고 싶었는데 냉동실에 넣어둔 명란젓이 안 녹아서 기다리는 중이었어요.
제가 명란젓을 여러 형태로 먹어봤지만 구워서 먹어보진 않았는데 궁금하네요. 어떤 맛이 날지...
토스트오븐이 없어서 마요네즈+명란을 빵 위에 얹은 후 어떻게 구워야 하나 했는데
생각해 보니 앞뒤로 얇게 바르면 토스터에 집어넣어도 흘러내릴 것 같진 않아요.
(센불로 단시간에 구워야겠네요.) 오늘 저녁으로 시도해 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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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요네즈와 명란젓을 섞어서 빵에 바르고 후라이팬에 구웠는데 의외로 달라붙지 않았어요.
(마요네즈에 기름이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하얀 스파게티 소스+명란젓도 발라서 구워봤는데
마요네즈 명란젓이 더 낫네요. 이것도 달라붙진 않더군요. 토스터에 먼저 했다가 망했음)
맛은 나쁘진 않은데 비싼 명란으로 만들어 먹는 건 약간 망설여지긴 해요. ^^
저는 신기한 걸 먹어보는 거 좋아해서 재미있었어요. 그나저나 빵은 일단 구우면 무조건 맛있군요.
2018.02.12 14:53
2018.02.12 15:53
저는 3월부터 점심을 15분 내에 해결해야 하는 날이 이틀 있는데 크로와상이나 비프 라자냐를 싸가서
전자 렌지에 데워먹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요. 샌드위치는 아침에 만드는 게 힘들고 싸가면 눅눅해져서...
맨날 똑같은 샌드위치 먹기도 지겹고요. 크로와상은 20초, 라자냐는 1분 정도 데우면 되니까 편할 것 같아요.
크림치즈는 마담로익이 맛있다고 해서 먹어봤는데 비싸서 ㅠㅠ 맛있으니 자꾸 먹게 돼서 이것도 위험함
2018.02.12 15:17
쓰신 글 보고 아구찜을 만들고 싶었는데 저희 동네 마트에서는 아구를 안 파네요. 괜히 기분이 헛헛해서 낙지를 사왔습니다. 종로 스타일로 매운 낙지볶음을 만들어야겠어요.
2018.02.12 16:14
저도 아구찜을 하고 싶었지만 그건 좀 더 기술이 필요할 것 같고 매울 것 같아서 일단 아구탕을 시도했죠.
아구는 못 먹는 데가 없는 물고기라는데 정말 뼈 빼놓고는 다 쫄깃쫄깃 맛있더라고요. ^^
gmarket 같은 데 들어가 보니 생아귀를 팔기는 하는데 배송비도 있고 가격이 약간 비싸네요.
(울산특산품수산이라는 데서 좀 싸게 팔기는 하네요. 생아귀 5kg에 3만원 정도)
나중에 롯*마트에 계속 안 들어오면 그런 데서 살 수밖에 없겠어요. (저는 요즘 아구가 좋아져서 ^^)
미더덕은 오만둥이라는 이름으로 팔던데 100g에 2천원으로 좀 비싸니 이건 5kg 정도 대용량으로 사 놓고
(15,900원) 냉동실에 넣고두고 조금씩 먹을까 생각 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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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에 생아구가 들어왔다가 품절됐다가 다시 들어왔다가 품절됐다가 하는 것 같아요.
며칠 전 장바구니에 담아놨다가 몇 시간 후 사려고 하니 품절됐더군요. 그 다음날 다시 들어왔길래
3마리 샀죠. 그런데 자꾸 품절이 돼서 양이 좀 적어진 듯... (아니면 저번에 좀 많이 준 걸지도)
2팩이 각각 500g, 1팩이 550g이더라고요. 이번에도 끓여서 잘 먹었는데 냄비에 물은 4~5cm면 될 듯
(본문에서 꽃게탕과 아구탕에 물을 6-7cm로 쓴 게 너무 많은 것 같아 둘다 4~5cm로 고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