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젠장, 고은이 쓴 시를 봤어요. 아무리 봐도 내가 쓴 글과 고은이 쓴 글에는 차이가 하나밖에 없어요. '고은은 글을 쓰면서 엔터키를 나보다 많이 친다'는 점 딱 하나요. 이런 사람이 언터처블 취급을 받아선 안 되죠. 옛날엔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지금 기준으로 보면 재능이 하나도 없잖아요. 나대는 건 괜찮아요. 하지만 나대고 싶으면 그만큼 나대도 되는 급이 된 다음에 나대야 하잖아요?


 생각해 보니까 다른 점이 하나 더 있네요. 내 글은 적어도 재미는 있잖아요! 쳇.



 2.하아...사는 게 지겹네요. 다음주는 일을 3일밖에 할 수 없어요. 일을 하지 않으면 사다리를 올라갈 수가 없잖아요. 사다리를 올라가지 않으면 삶에는 아무 의미도 없거든요. 

 다른 사람들의 삶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내 삶은 그래요. 나는 오른쪽도 왼쪽도 안 보거든요. 내겐 어떤 사람이 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체급의 사람이 되느냐만이 중요하니까요. 그래서 사다리의 위쪽만 보면서 살죠. 세상을 단순하게 만들고 싶어서요. 


 3.축제는 좋아요. 축제 자체보다는 축제 때문에 사회 전체의 텐션이 올라가는 그 느낌이요.

 한데 막상 우리나라에서 올림픽이 열리니까 약간은 불만이예요. 월드컵이나 올림픽이나 유로 같은 행사들은 경기가 새벽에 있어서 좋은 거였거든요. 새벽에 안 자고 있을 때 경기를 틀어놓고 작업을 하거나 출근을 기다릴 때 남들도 깨어 있다는 기분이 있었는데 우리나라에서 열리니 내가 TV에 신경을 못 쓸때 주로 경기를 하게 되니까요.


 4.휴.


 5.하지만 내가 겪은 축제들 중 광증의 질과 양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역시 프로듀스101이예요. 도시의 온갖 곳에 팬 광고가 붙고 인터넷이 불타오르고 본방 때는 슬픔 기쁨 욕지거리 저주 한탄 온갖 감정들이 뒤섞여서 휘몰아치는 분위기가 너무 좋았어요.

 이거 어쩌면 나처럼 사람들도 비일상을 좋아하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해요. 열광할 수 있는 무언가를 적극적으로 찾아다니느냐...아니면 기다리느냐의 차이만이 있을 뿐이죠.

 
 6.요즘은 운동을 열심히 하는 편이예요. 여기서의 열심히는 쥐어짜낸다는 뜻으로요. 늘 운동을 마치고도 사우나에 오면 '운동이 좀 모자랐나...'싶은 아쉬움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다시 피트니스로 돌아가 운동을 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운동을 열심히 했는지 안 했는지를 정하는 기준을 만들었어요. '다음 사람을 배려할 여유가 없는'기분이 되어야 피트니스를 떠나기로 했죠.

 평소에는 무게추나 덤벨 같은 걸 다 쓴 다음에 원래 자리에 가져다 놓거든요. 하지만 어느날 너무 열심히 운동을 하고 나니 도저히 무게추나 다른 기구들을 원래대로 정리해 놓을 힘이 없는 거예요. 미안해하면서 그냥 나갔는데, 다시 생각해 보니 기구들을 원래대로 돌려놓을 여유가 없을 때까지 운동하는 게 정답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죠. 


 7.물론 운동은 싫어요. 운동의 스타트만 끊을 수 있으면 열심히 할 수 있지만 도저히 스타트를 끊을 수 없는 날에는 할 수 없죠. 운동이란 건 내게 즐거운 무언가가 아니라 억지로 해야 하는 숙제 같은 거거든요. 운동을 즐기며 하는 사람들도 분명 많긴 해요. 하지만 나는 운동을 열심히 하는 중에도 늘 싫은 숙제를 억지로 한다는 기분으로 할 수밖에 없어요.

 다음에는 운동 라이프에 대해 써 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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