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노래를 마무리하며

2019.04.17 20:54

보들이 조회 수:318

만들어 둔 노래가 하나 있었는데 어쩌다 보니 작은 기획사를 통해 음원으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저도 처음 해보는 일이었고, 가만 보니 그 회사도 뭔가 하는게 좀 미덥지가 못하더군요.


별 생각 없이 하자는 대로 하고 있다가 불신이 생기기 시작하니 하나부터 열까지 신뢰가 안가는데, 업계 사람이 아니다 보니 어디 귀동냥 할 데도 없고..

진행상의 문제점들은 도대체 누가 옳고 그른건지, 저작권을 제대로 보호하려면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계약서 어쩌고 하는 말을 또 주워 듣고 나니 왜 나한텐 쓰자는 말을 안하는지, 내용은 뭐가 들어가고 안쓰면 어찌 되는건지 등등.


여기저기 정보를 찾아 기웃거리며 한국저작권위원회와 2번 상담을 하고, "분야별 저작권 계약 실무"라는 동영상 강의까지 찾아 듣는 와중에, 저 없이 녹음이 다시 진행 됐다는걸 알게 돼서 굉장히 화가 났습니다.

노래 만든 사람도 없이 음악을 모르는 회사 실무자와 매번 특정 부분을 틀리는 가수가 노래를 어떻게 해놨을지.. 녹음 상태 등으로 좀 부딪침이 있던 와중이었는데, 다시 하는 문제에 제가 어떻게 반응할지 모르니 그냥 마음대로 진행한 듯 보이더군요. 크레딧에 프로듀서의 이름이 바뀌는 문제라서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었습니다.

2년쯤 전부터 생긴 가슴 두근거림 증세가 또 시작돼서 먹다 남은 알프람정을 까먹으며 '내용증명'을 작성 저장 후, 새로 녹음했다는 노래를 들어봤습니다.

 

근데가수 분이 노래를 참 열심히, 잘 불러줬더군요.ㅜㅜ

물론 틀리던 데는 또 틀렸고 안틀리던 부분들마저 틀렸지만.. 전체적으로는 처음으로 노래가 마음에 와닿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도 틀린 데 말해주려고(...) 가수 분에게 연락을 했더니, 본인도 그 동안 하고 싶은 말이 많았던지 틀어놓은 수도꼭지처럼 얘기를 하네요.

사실 중간에 껴서 자기도 곤란한 입장이 있었을테지요. 섣불리 뭐라 할 수도 없고..

얘기 중에 '저는 회사랑 한 통속이 아니에요..!!!'라고 하길래 빵 터져버렸습니다.

결국 입바른 소리를 한 번 했었는지 정말로 좀 곤란한 입장이 된 눈치라서, 영 신경 쓰이고 괜히 내 노래 때문에.. 싶고 그러네요.

 

어쨌든, 작년 여름부터 소박하게 시작했던 일이 이제서야 비로소 마무리가 되는 것 같습니다.

다시 노래를, 혹은 또 다른 걸 만들 수 있을지.. 마음 속에 어떤 씨앗?이 없이 산 지가 너무 오래된 것 같아서 잘 모르겠어요.

뭔가를 하기에는 늦어버려 새삼스럽고 또 안하기엔 아직 예상 수명이 너무 많이 남은, 그런 나이가 주는 무게와 생활과 생존의 여러 걱정과, 그럼에도 고개를 들어 가끔 쳐다보게 되는 밤하늘의 아득한 별들. 

이러나저러나 내일도 또, 살아가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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