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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 라이프]

 클레르 드니의 SF 영화 [하이 라이프]를 보다보면 여러 다른 SF 영화들이 절로 떠오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단 후반부에 등장하는 블랙홀 때문에 크리스토퍼 놀란의 [인터스텔라]와 자동적으로 비교되는 가운데, 영화 초반부의 몇몇 순간들은 더글러스 트럼불의 [사일런트 러닝]를 연상시키지요. 하여튼 간에, 영화는 익숙한 SF 요소들에 나름대로의 개성을 불어넣으면서 인상적인 광경들을 선사하고 있고, 트와일라잇 시리즈 이후 최근 몇 년 동안 부지런한 모습을 보여준 로버트 패틴슨도 든든합니다. [언더 더 스킨]과 같은 다른 최근 아트하우스 SF 영화들처럼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일단 한 번 기회를 줄 걸 권해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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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여성들]

 올해 초 선댄스 영화제에서 US 다큐멘터리 관객상을 수상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영화 [세상을 바꾸는 여성들]은 2018년 미국 중간선거에 도전한 네 명의 민주당 신인 여성후보들을 둘러다봅니다. 이들 중 현재 훨씬 더 유명해진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가 가장 두드러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간간히 균형을 잃기도 하지만, 다큐멘터리는 이들 각각의 선거 운동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흥미와 재미를 잘 유지하고 있는 편이고, 이를 보다 보면 간간히 가슴 뭉클해지기도 합니다. 생각보다 평범했지만, 짧은 상영시간이 비교적 잘 흘러간 편이었으니 괜히 툴툴거리지 않으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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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트로이어]

 [걸파이트]의 감독 카린 쿠사마의 신작 [디스트로이어]는 익숙한 유형의 범죄 드라마입니다. 주인공 에린 벨은 척보기만 해도 여러모로 문제 많은 LAPD 형사인데, 그러던 어느 날 그녀에게 과거의 어느 한 유감스러운 사건과 관련된 물건이 전달되고, 영화는 현재와 과거의 시점을 오가면서 그녀의 불안한 심적 상태를 그려나갑니다. 이야기 전개와 캐릭터 묘사 면에서 영화는 전반적으로 식상한 편이지만, 니콜 키드먼은 맡은 역할에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고, 덕분에 영화는 어느 정도 볼만한 편입니다. 여전히 각본이 그녀만큼이나 좋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지만 말입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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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비 트립]

 핀란드 코미디 영화 [헤비 트립]의 네 주인공들은 어느 깡촌 마을에서 활동하는 헤비메탈 밴드 멤버들입니다. 공연은커녕 직접 작사/작곡도 한 적도 없는 이 팔푼이들에게 어느 날 우연히 한 가능성이 굴러 들어오게 되는데, 당연히 영화는 이 상황을 갖고 여러 자잘한 웃음들을 선사하지요. 여전히 전 헤비메탈 음악에 별다른 관심이 없지만, 이 별난 코미디 작품은 기꺼이 추천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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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벤 브란트, 콜렉터]

 헝가리 애니메이션 영화 [루벤 브란트, 콜렉터]는 일단 독특한 스타일과 개성으로 우리 관심을 확 잡습니다. 20세기 입체파 스타일에서 영향을 받은 게 확연히 보이는 애니메이션 기법을 통해 영화는 여러 창의적인 순간들을 끊임없이 던져대고, 덕분에 상영시간 90여분 동안 아주 재미있는 경험을 했습니다. 저처럼 현대 미술작품들을 꽤 좋아하신다면 절대 실망하지 않으실 겁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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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는 겁이 없지]

 올해 3월말에 국내에서 다운로드 시장으로 직행해버린 [호랑이는 겁이 없지]는 잊히기에는 너무 아까운 작은 수작입니다. 멕시코의 어느 한 우범지역을 배경으로 영화는 꽤 암담하고 폭력적인 동화를 시도하고 있는데, 그 결과물은 본 영화에 극찬을 아끼지 않은 기예르모 델 토로의 [판의 미로]나 [악마의 등뼈] 못지않게 강렬하고 절절합니다. 그 두 영화들을 잘 보셨으면 본 영화를 한 번 구해다 보시길 바랍니다.  (***1/2)


 P.S. 

  본 영화의 화면 비율은 2.35:1인데, 제가 정식 다운로드를 통해 구한 영화 파일은 화면 비율이 1.85:1인 가운데 음향도 문제가 많았습니다.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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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 팩토리 1부]

 데뷔작 [In the Family]로 제게 매우 깊은 인상을 남긴 패트릭 왕의 신작 [브래드 팩토리] 1부와 2부를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봤습니다. 영화는 뉴욕 주 어느 작은 도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소박한 캐릭터 드라마인데, 1부는 이야기의 주인공들인 중년 레즈비언 커플 도로시아와 그레타가 자신들이 40년 동안 운영해 온 문화센터를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과정을 중점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담담하고 느릿하지만, 영화는 의외로 상당히 웃기면서도 훈훈한 편인 가운데, 출연 배우들의 꾸밈없는 앙상블 연기도 좋습니다. 덕분에 상영시간 2시간은 생각보다 가볍고 편안하게 흘러갔었고, 전 기꺼이 2부를 바로 그 다음에 볼 준비가 되었습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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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 팩토리 2부]

 [브래드 팩토리 2부]는 [브래드 팩토리 1부]의 마지막 장면 직후 시점에서부터 이야기와 캐릭터를 계속 굴려갑니다. 1부에서의 주 갈등이 일시적으로 결말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느슨한 편이지만, 1부에서 착실하게 쌓아온 사실적 배경과 분위기를 바탕으로 영화는 여러 예상치 못한 순간들을 자아내고 있고, 특히 후반부의 어느 그리스 고전 희곡 공연 장면은 정말 근사했습니다. 전편과 본 영화를 보느라 4시간 넘게 한 상영관에 틀어박혀 있었긴 했지만, [어벤져스: 엔드게임]보다 훨씬 더 유익한 경험이었고, 그러니 국내 개봉되면 기꺼이 재감상할 것입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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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 비행]

 작년에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출품작으로 선정되기도 한 체코 영화 [겨울 비행]에 관한 기사를 읽고 호기심이 들었기 때문에,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보기 전에 어느 정도 기대를 가졌습니다. 영화는 두 십대 소년들의 철없는 여정을 덤덤히 지켜다보는 로드 무비인데, 처음엔 좀 건조했지만 가면 갈수록 웃음이 나오더군요. 소박하지만 의외로 꽤 쏠쏠한 재미를 안겨줍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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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애나 몬로비아]

 프레더릭 와이즈먼의 신작 [인디애나 몬로비아]는 그의 최근 전작들에 비해 소재가 평범한 편입니다. 인디애나 주 몬로비아는 [뉴욕 라이브러리]의 뉴욕 공립 도서관이나 [내셔널 갤러리]의 런던 내셔널 갤러리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따분한 편이긴 하지만, 다큐멘터리를 보는 동안 9년 전에 옆 동네 일리노이 주의 드넓은 풍경들을 경험했던 순간이 떠오르곤 했고, 와이즈먼의 담담한 접근방식을 통해 보여 지는 갖가지 광경들은 생각보다 기억에 많이 남았습니다. 물론, 그 동네는 딱히 직접 가보고 싶지 않지만요.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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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Dust]

 [To Dust]를 보는 동안 작년에 국내에서 살짝 개봉된 [메나쉬]가 문득 떠올랐습니다. 본 영화도 뉴욕 시의 정통유대교 동네를 무대로 하고 있는 가운데 이야기와 소재 면에서 간간히 [메나쉬]와 겹쳐지기도 하거든요. 아내를 갑작스럽게 잃은 후 아내의 사후 상태에 집착하는 주인공과 그 때문에 고생하는 과학 교사를 통해 영화는 시치미 뚝 떼면서 블랙 코미디를 시도하고 있는데, 유머와 페이소스 사이를 능란하게 오가면서 영화는 일련의 웃기면서도 진지한 순간들을 제공합니다. 주연배우 게자 뢰르히와 매튜 브로더릭의 이중주 코미디 연기도 볼만한데, 특히 뢰르히가 [사울의 아들]에서의 그 무덤덤한 인상을 능청맞게 코미디에 활용하는 걸 보는 동안 킬킬거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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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앤]

 3년 전 국내 개봉된 다큐멘터리 영화 [히치콕 트뤼포]의 감독이기도 한 켄트 존스의 장편 영화 [다이앤]은 매사추세츠 주 어느 한 마을에 사는 중년 여성의 일상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녀가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헌신적인 모습을 관조하는 동안 영화는 여러 자잘한 순간들을 자아내는데, 주연 배우 메리 케이 플레이스를 비롯한 출연배우들의 꾸밈없는 연기를 보는 재미도 상당한 편입니다. 전반적으로 담백하지만 여러모로 추천할 이유가 많은 좋은 소품이더군요. (***)  


 P.S. 

 조연들 중 한 명인 에스텔 파슨스를 보면서 세월의 흐름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보니와 클라이드]로 오스카 여우조연상을 받은 때가 50여 년 전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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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대한 버스터 키튼]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마지막으로 본 영화는 피터 보그다노비치의 다큐멘터리 영화 [위대한 버스터 키튼]이었습니다. 제목에서 보다시피 다큐멘터리는 전설적인 무성 코미디 영화 스타 버스터 키튼의 인생과 경력을 둘러다 보고 있는데, 여러 다양한 인물들이 키튼과 그의 영화들에 관해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걸 보는 재미도 있지만, 후반부에서 1920년대 동안 키튼이 내놓은 일련의 명작들이 하나씩 하나씩 소개되고 분석되는 건 본 다큐멘터리의 정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키튼과 그의 영화들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으니 간간히 복습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지만, 그래도 전반적으로 무척 유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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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치하이크]

 몇 달 전 국내 개봉할 때 놓친 [히치하이크]를 뒤늦게 서야 봤습니다. 그리 친절하지 않은 세상에 둘러싸인 여주인공을 다룬 또 다른 한국독립영화이긴 하지만, 영화는 [스틸 플라워]나 [이월]처럼 나름대로의 인상을 남기는 가운데, 노정의는 올해의 기억할 만한 주연 연기들 중 하나를 선사합니다. 참고로,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을 보고 노정의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셨다면, 본 영화를 꼭 챙겨보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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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hting with My Family]

 스티븐 머천트의 [Fighting with My Family]는 2012년 다큐멘터리 영화 [The Wrestlers: Fighting with My Family]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허구를 섞은 티가 확연히 보이는 영화가 실화와 얼마나 다를지는 모르지만, 일단 생생하고 개성적인 캐릭터들 덕분에 비교적 뻔한 이야기는 잘 진행되는 편인 가운데, 플로렌스 퓨를 비롯한 출연 배우들의 성실한 연기도 여기에 한 몫 합니다. [레이디 맥베스]와 TV 미니시리즈 [리틀 드러머 걸]에서도 좋았지만, 여기서도 퓨는 본인 능력의 또 다른 면을 보여주면서 좋은 연기를 선사하고 있고, 그러니 그녀의 차기작들이 더더욱 기대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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