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kiaf 후기

2019.10.03 11:55

Sonny 조회 수:504

은밀한 생 님께서 키아프 티켓을 보내주셔서 친구와 같이 보고 왔습니다. 이런 좋은 기회를 주신 은밀한 생 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_ _)

- 키아프는 한번은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어요. 일단 코엑스에서 하는 거니 규모만으로도 충분히 볼 만 하겠다 싶었고... 제가 제일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요시토모 나라인데, 이 작가의 작품들이 오래 전 키아프에 나왔던 적이 있었는데 그걸 놓치고 못가서 너무 아쉬웠거든요. 올해 키아프에 그 작가 작품이 오는 건 아니었지만 그만큼 좋고 새로운 작가의 작품들을 많이 볼 수 있을 거 같아서 꼭 가고 싶었습니다.

https://youtu.be/YY9lJddPkOg

참고용 링크입니다..

- 정말 너무 커서... 제가 원래 전시회나 미술관 관람할 때 평균 2시간 정도를 돌아다닙니다. 이렇게 다니면 굉장히 피곤한데, 이번 키아프에서는 무려 세시간을 돌아다녔습니다... 오랜만에 전시회를 와서 그런지 좀 피곤하네 ㅎㅎ 하면서 다녔는데 전시회가 끝날 시간이 임박해서 방송이 나오고서야 알았어요. 헐 미친? 이 날 집에 가서 정말 기절하듯이 잤습니다.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art409&logNo=220418316456&proxyReferer=https%3A%2F%2Fwww.google.com%2F


- 전시회 규모가 너무 크다보니... 분명 돌고 돈 것 같은데 못 본 작품들이 있는 겁니다. 다 끝나기 전에 제가 좋았던 작품을 다시 보러 갔다가 새로운 작품들을 발견하고 멘붕~ 심지어 보고 다녔던 작품들보다 끝물에 발견한 작품들이 더 좋아서 일행과 저는 짜증의 탄식을 내뱉었습니다... 특히 어이없는 게, 제가 전시회를 입장하면서 친구에게 말했거든요. 슈퍼플랫을 좋아하는데 무라카미 다카시 작품이 와있으면 좋겠다고. 그런데 그걸 전시 다 끝나갈 때 발견한 겁니다... 미스 코코 시리즈 같은 건 없었지만 그래도 그 악동스러운 미키마우스 비스무레 있지 않습니까. 그걸 가까이서 못보고 입장금지 줄이 처진 바깥에서 보고 있자니 한숨이 푹푹...

- 오랜만에 간 전시회라 괜히 설레고 좋았어요. 나름 차려입고 갔는데 그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게... 제가 여태 다닌 전시회 중에서 관람객들의 평균 때깔(?)이 제일 좋았습니다. 부티가 좔좔좔... 하마터면 자격지심 들 뻔... 키아프가 일반 전시회가 아니라 일종의 마켓이니까요. 헬로 키티를 패러디한 작품을 보고 있는데 누가 옆에서 가격을 물어보고 있더군요. 많이 신기했습니다.

- 전체적으로 "왁자지껄" 컨셉의 팝아트들이 많았습니다. 약간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체의 캐릭터들이 막 중구난방으로 여기서 뭐하고 저기서 뭐하면서 모여라 꿈동산 처럼 와글와글거리는 작품들이 많았어요. 처음 볼 때는 신나기도 하고 뭔가 즐거웠는데, 나중에는 너무 많은 이미지들을 보고 있자니까 이런 류의 작품들이 시각적으로 좀 피로하더군요. 한 두시간쯤 때 돌아다니면서 보면 우와아아아아아!! 와라라라랄라랐! 하면서 눈을 어지럽히는 느낌...

http://www.kyongbuk.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04659

- 제 친구는 한국화를 좋아했습니다. 여러 산수화가 있었는데, 특히 폭포만 검게 붓으로 강조해놓은 그림을 좋아했어요. 그 덕에 저도 평소에 관심이 많이 없던 여러 산수화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동양화들도 여럿 보았어요. 저는 캔버스에 소나무와 달만을 그려놓은 그림을 좋아했습니다. 박생광 화백?의 그림도 처음 봤는데 굉장했어요. 파랑과 빨강과 녹색의 강렬한 원색들이 조화를 이루는 듯 하면서 막 싸우는 느낌?

https://www.google.com/amp/mobile.newsis.com/view_amp.html%3far_id=NISX20190927_0000782611


- 친구가 알려줘서 이우환 등의 유명화가 그림들도 보았네요. 하지만 추상화의 세계, 특히 거의 단일한 색으로만 이뤄진 추상화들은 왜 그렇게 비싼지 아직 제 수준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잭슨 폴록 스타일로 색들이 칠해진 그림들은 차라리 색의 조화라도 감상할 여지가 있는데... 전시회 첫날 방탄의 랩몬이 보고 갔다고 하던데 뭐 저는 아무리 봐도 어려웠어요. 그림 초보라 그런지...

https://brunch.co.kr/@cloud09/86

- 대신 이번에 제 취향을 다시 확인한 게, 저는 호안 미로의 그림을 좋아합니다! 이 전에도 마티스나 모네 같은 인상파 테마로 열린 전시회를 갔을 때, 이 그림은 대체 누구의 그림인가 하면서 호안 미로를 기억하고 있었거든요. 이번에도 어느 섹션에서 색이 정말 좋다... 하면서 감탄 중 확인해보니까 호안 미로.

http://galerie-gaia.net/sub.asp?maincode=451&sub_sequence=&sub_sub_sequence=&mskin=&exec=view&strBoardID=kui_452&intPage=1&intCategory=0&strSearchCategory=|s_name|s_subject|&strSearchWord=&intSeq=38

- 제일 마음에 와닿았던 작가는 반미령 작가의 작품이었습니다. 제가 평소에 그렇게 끌리는 스타일은 아니었는데... 이상하게 눈을 뗄 수가 없더군요. 반미령 작가는 주로 아무 것도 없이 펼쳐진 공간에 그 공간과 겹쳐지는 하나의 벽을 세워놓고 그 벽에 문이나 창을 내서 일종의 통로를 세워두는 컨셉을 그리더군요. 맨 오른쪽에 복숭아들이 와르르 쏟아져있는 걸 보면 그 어떤 생명체도 없는데 뭔가 숨겨져있는 거 같고, 벚꽃나무처럼 보이는 나무들이 줄줄이 세워진 건 어디론가 무한하게 뻗어지는 길이 있을 거 같고. 그 초현실적인 공간이 제게 굉장히 큰 위안이 됐어요. 현실에서는 어떤 공간에 있어도 타인과 세계가 주는 고통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텐데, 이 그림은 그 무엇도 없이 그냥 따스하고 편안한 느낌의 초현실적 공간을 제시하는 것 같았습니다.

- 제가 그 그림의 작가를 모르는데... 마이클 C 맞나... 아무튼 권투선수 그림이 굉장히 좋았어요. 약간 바스키아 느낌도 나고. 이건 나중에...

https://art.nstory.org/m/entry/%EB%A7%88%EC%9C%A0%EC%B9%B4-%EC%95%BC%EB%A7%88%EB%AA%A8%ED%86%A0

-마유카 야마모토의 그림들도 굉장히 좋았습니다. 아이들을 그린 건 요시토모 나라와 비슷했는데, 이 작가는 아이들 얼굴에 동물의 머리나 손발 같은 걸 합쳐놓더군요. 얼핏 보면 동물 탈을 쓰고 있는 아이들인데 표정은 마냥 귀엽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작가 인터뷰를 찾아보니 어린 시절 받은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에서 이런 그림들을 그리게 됐다고.

https://m.blog.naver.com/leespider/220537800513

- 장 삐에르 까시뇰 이라는 화가도 발견했어요. 약간 길쭉한 얼굴의 여자들을 그리는 프랑스 화가인데, 도회적이고 살짝 사치스러운 분위기가 너무 좋았습니다. 정말로 사고 싶을 정도였는데 그림 가격이 어마어마... 웹서핑을 하면서 이거 너무 이쁘다 그랬는데 1억!! 역시 제가 이쁜 거 보는 눈은 있습니다 ㅠㅠ 돈이 없을 뿐

- 일단 그림들을 보면서 미적 감각을 좀 갱신?한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요새 영화도 못보고 매일매일 비루한 이미지들만 보다가 이렇게 이미지의 호사를 누리니 너무 좋았네요. 그리고 부티나는 공간에서 있던 것도 좀 재미있었습니다ㅎㅎ 전시회 또 다니고 싶네요.

이미지 첨부를 몰라서... 일단 링크 걸어놓습니다. 알려주시면 제가 찍은 사진들 바로 올릴게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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