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는 스페인 여행 바낭1

2020.01.15 20:18

산호초2010 조회 수:461

뜬금없이 이제 1년 전의 20191월의 스페인 여행기를 떠오르는 의식의 흐름대로 써보려고 합니다;;; 누가 쓰라는 것도 아닌데 기억이 더 사라지기 전에 듀게에 꼭 쓰고 싶은 쓸데없는 의무감이 드네요. 왜일까요;;;

 

바낭치고는 정말 길어서 여러 편으로 도배질 좀 하겠습니다!!!

 

관광 명소에 대한 소개와 감상들보다는 현실적인 팁 위주로 쓰고 싶네요. 유럽 여행 여러 번 가보셨던 분들은 뭐 저런 당연한 얘길하나 싶으시겠지만 생전 처음 갔던 사람의 어리버리 여행기임을 감안해주세요.

 

여행 프로그램에서는 여행지에서의 주의사항이나 단점은 아무래도 잘 밝히지 않는거 같아요. 여행 관계자들이 주로 프로그램을 하는 것의 폐단이랄까요. 여행지 홍보에 주력하지 여행객이 위험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나 위험한 여행지도 볼거리로 많이 포장하는 것같아 씁쓸해요. 최근 상황이 옛날과 다를 수도 있구요. 여행 전에 최근 여행기들 여러 편을 주의깊게 살펴보시는게 좋을거 같아요.

 

여행하다보니 렌페 안에서 화장실 열고 닫기, 동전 밀어넣는 자판기에서 동전 밀어넣기, 숙소에 없는 슬리퍼 챙기기 등등 너~무 사소한 듯하나 부딪히면 힘든 일들이 많더군요.

 

항공편:

 

제주도 여행 2, 일본 여행(오사카, 고베, 교토 34) 외에는 장시간 비행기타고 가는 여행이 없었는데 여행에서 가장 힘든 점은 장시간 비행이었어요. 진심 공항장애가 느껴지더군요. 돈이 좀 더 들더라도(나중에 일정 꼬이면 어차피 예산을 훨씬 웃도는 돈이 들고 몸 상하고) 국내 항공사 직항타는게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들어요.

 

루프트한자타고 뮌헨 경유였는데 개인적으로 대한항공보다 루프트한자 항공사 직원들의 서비스가 훨씬 마음에 들었지만 economy석임을 감안해도 직각의자에서 몸도 거의 움직이지 못하고 뭘모르고 패딩벗고 탔다가 수천 피트 상공에서 추워서 덜덜 떨면서 갔던게 잊혀지지 않아요.

 

 

뮌헨 공항에 저녁에 내렸는데 경유 시간은 넉넉했으나 게이트가 바뀔 수 있다는 상상도 하지 못하고 표에 적힌 게이트 앞에 우두커니 있다가 비행기 놓치고 무려 뮌헨 공항 노숙, 그 다음 날 아침 630분 비행기로 바르셀로나에 들어갔어요. 게이트가 바뀌는 건 비일비재하고 가끔 방송을 해줄 수도 있으나 게시판에 의존해야 한다는 것도 처음 알았네요.

 

뮌헨 공항은 그나마 노숙하기에 안전하고 깨끗한 편이긴 했으나(공항 의자에서 충전도 할 수 있고 시설도 좋고 편의점 음식도 괜찮고),,,, 공항 의자에 누워있다가 잠들어서 떨어질까봐 긴장 긴장, 춥지만 않다면 정말 바닥에서 자고 싶었어요. 의자에서 누워 있는데 공항에서 청소하는 분들이 청소차타고 밤부터 새벽까지 심심치 않게 많이 다니시더라구요;; 저같은 사람 많이 봤으려나요. 공항 어딘가에 쉴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광고가 있었으나 아무리 돌아다녀도 찾지 못했네요;;;;

 

 

스페인 1월 중순 날씨: 해마다 좀 다르긴 하겠지만 20~30년 전 한국의 가을날씨처럼 아름답고 화창하고 구름 한점없이 아름다운 날씨 때문에 겨울 유럽 여행은 피한다지만 스페인은 더운 여름이나 애매한(?)봄보다는 시간이 되시면 1월에 스페인 중남부 여행 강추해요. 햇살이 쏟아지는 화창한 날씨덕분에 특히나 스페인 광장같은 곳의 아름다움이 돋보이거든요.

 

우범지대 주의: 여행갈 때 관광지 정보에 덧붙여서 우범지대를 꼭 알아보고 가셨으면 해요!!! 전세계 어디든 이건 공통이라고 생각해요. 바르셀로나에서 그라시아 지구쪽에 숙소가 있었는데 관광지가 밀집해있는 곳에서 약간 떨어져 있긴 하지만 신시가지라서 안전에 대해 만족스러웠어요. 개인적인 차이가 있으니 구시가지에서 안전하게 잘있었다는 분들도 있겠지만요. 볼거리가 많은 곳이 범죄 발생률도 높을 경우가 꽤 있는 거 같아서 주의하셨으면 해요.

 

소매치기는,,,, 십년 전에 여행갔던 여동생이 이해를 못하던데 유럽 전역이 그 어느때보다 소매치기의 전성기이기 때문에 아무리 주의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해요. 전 목에다 가방 체인으로 휴대폰 매달고 잘 때를 제외하고는 내려놓지 않았고 보통은 스프링 체인같은걸 손목에 하더군요. 저처럼 하는건 극단적이겠죠-가방은 열쇠 주렁주렁 달아서 나중에는 너무 피곤했지만 다시가도 왠지 이만큼은 할거 같네요.

 

음식: 스페인 음식 맛있다는 얘기를 그렇게 많이 들었는데 제 입맛에는 너무 안맞더라구요. 바르셀로나 숙소에 딸린 식당에서 타르타르 스테이크 시켰다가 잘게 자른 양념 육회라는걸 깨닫고 엄청 후회하기도 하고 하몽은 비리고, 유일하게 먹을만한 것은 이베리코 돼지고기 요리들, 계란, 감자와 같은 기본적인 음식들이었어요. 이베리코 돼지가 신기할 정도로 담백한 맛이라서 다른 요리가 입맛에 안맞으시면 안전한 선택이라 생각되네요. 감탄했던 것은 와인, 몇 모금 못마셨지만 지금도 그 맛이 잊혀지지 않네요. 그리고 슈퍼에서 샀던 잘 익은 서양배, 서양배가 어떤 맛인지 몰랐는데 잘익어서 그런지 너무 향기롭고 배를 별로 안좋아하는데도 잊혀지지 않는 맛이었어요. 스페인 과일은 가격도 적당하면서 맛있어서 간다면 꼭 사서 드셔보세요.


전통 or 편리 등등: 유럽 다른 곳도 비슷한 것 같지만 유럽은 전통을 지키는 대신 그만큼 불편함을 감수한다고 생각해요. 오래된 건물 그대로 보존하려면 거기에 엘리베이터 하나 설치하는 것도 어렵고 우리나라는 2~3년에 한번씩 건물들이 바뀌고 전통적인 장소를 찾아보기 힘들지만 생활이나 시스템이 훨씬 빠르고 편리하잖아요. 24시간 편리한 시스템은 그만큼 사람을 갈아넣은 희생의 댓가인걸 알지만 그 편리함에 익숙해져있으니 포기하기 쉽지 않죠. 여행 내내 이런 시스템의 차이 생각 많이 했어요. 현대적인 편리함과 전통의 보존을 함께 가져가기란 쉽지 않겠다는 생각. 그리고 식당에서 한통씩 척척 놓아주는 공짜 물, 너무 많다 싶을 정도지만 푸짐한 밑반찬, 여기저기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 ,,,,그리고 무엇보다 도난 걱정없이 전자제품이나 소지품들을 소지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자유인지 뼈져리게 감사했었는데 이제는 또 익숙해지니 많이 감사함을 잊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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