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책 두 권을 읽었어요. 둘 다 수작이었죠. 그리고 공통된 미국의 일면을 생생하게 묘사해요.

아주 생생한 자서전인 <타라 웨스트오버 - 배움의 발견>과 미국 현실을 크게 반영한 듯한 단권의 그래픽노블 <닉 드르나소 - 사브리나>에요.

우선 간단한 소개를 하자면(스포를 하자면) 타라 씨가 쓴 자서전 내용은: 모르몬교를 믿는 반정부주의자인 가정 아래서 태어나고 자란 타라는 다른 형제들과 마찬가지로 출생신고도 안되고 부모는 '정부의 음모가 뻗어있는 병원'도 당연히 안보내고 학교도 못가게 합니다. 그리고 아주 어릴 때부터 쇠가 날아다니는 아주 위험한 폐철 처리일을 하루종일 시켜요. 책을 살짝 발췌하자면 「아버지와 할머니는 날마다 다퉜다. 폐철 처리장이 지저분하다는 문제도 있었지만 주로 우리들 때문이었다. 할머니는 우리가 <야만인들 처럼 산이나 헤메고 다니는> 대신 학교에 가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아버지는 공교육은 아이들을 신에게서 멀어지게 하려는 정부의 음모라고 말했다. <아랫동네에 있는 그 학교에 애들을 보내는 건 악마에게 아이들을 통째로 넘기는 거나 마찬가지예요>하고 아버지는 말했다.」는 대목이 나오고 이런 얘기가 500여 페이지에 걸쳐 나옵니다. 그런 가정환경에도 불구하고 천재인건지 운이 좋은건지 둘 다인지 기적적으로 타라 웨스트오버는 결국 건강하게 살아남아 하버드대학교 방문연구원까지 되요. 공부를 못하게하고 미신같은 대체의학만 접하며 살았는데 학교를 너무 가고 싶어해 아버지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뒤늦게 사회에 공적 신원을 등록하고 학교에 가 미친듯이 공부하죠.

닉 드르나소의 그래픽노블 사브리나에서도 심지어 끔찍하고 과시적인 살인사건 보도조차 '정부의 음모와 조작이며 피해자도 그 주변 사람들도 정부의 돈을 받은 배우'이라고 믿는 사람들과 그런 사람들의 후원을 받으며 매일같이 선동하는 라디오방송을 내보내는 사람(빌 쿠퍼, 음모론자이자 라디오방송 진행자), 그래서 피해자의 주변 사람들에게 진실을 밝히라고 협박하는 다수의 사람들이 나와요. 디테일들을 읽다보면 너무 어이없는데 미국에는 의외로 이런 사람들이 무시할 수 없는 숫자로 있나보죠? 왜지? 라고 생각했는데 가장 먼저 떠오른 답은... '미국은 땅이 넓고 사람도 많으니까 단 몇 퍼센트만 편집증적인 음모론자이자 반정부주의자라면 그 숫자 자체는 어마어마한가보지'였어요. 여기에 대해 자세한 인과나 이야기를 아는 분 계신가요?


+ 닉 드르나소의 그래픽노블 '사브리나'는 최근 읽은 중 가장 생각나는 수작이에요. 인물묘사는 극도로 절제되어있고 그냥 '사람이구나'싶게만 표현되어 있는데 그래서 사건들이 과장도 축소도 안된 느낌으로 읽게되고 나중엔 그 그림체 자체가 약간 치유와 위안, 일상의 회복으로 이어지는 느낌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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