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째 연속으로 좀 위험한 영화를 보고 있습니다? ㅋㅋㅋ 요즘 vod로 제공되는 건 '무삭제' 표시가 붙어 있더군요. 그래서 블러 처리도 없고 그냥 리얼한 노출을 2시간 20분동안... (쿨럭;) 스포일러는 없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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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인공 이름은 '노미'. 댄서의 꿈을 품고 히치하이크를 하며 혈혈단신으로 라스베가스를 향하지만, 절대 남들에게 속지 않겠다는 의지를 사방으로 강렬하게 분출하는 가운데 도착 한 시간만에 속아서 빈털터리가 됩니다. 홧김에 주차된 아무 차를 막 두드리며 괴성을 질러대다가 그 차 주인의 갑작스런 호의로 살 곳을 찾고 일자리도 찾았죠. 스트립댄스와 랩댄스(...)를 하는 술집의 댄서가 되었네요.

 그러다가 마침 재워주는 친구의 직장이 라스베가스 최고렙의 고급 카지노의 공연 부서라서 친구 빽으로 멋지고 화려한 스트립 공연도 함 보고. 그 공연의 에이스 지나 거손과 그 남친 카일 맥라클란도 만나요. 근데...


 다 됐고, 그냥 노미는 타고난 천재 댄서구요. 본인의 재능 + 주변 사람들의 영문 모를 호의와 미칠 듯한 운빨, 그리고 약간의 나쁜 거래(?)로 그 노미가 최고의 스트립 댄서로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입니다.



 - 인상 깊었던 점들 


 1. 영화 내내 배우들의 노출도가 굉장(!)합니다. 그냥 거의 아무 것도 안 입다시피한 사람들 수십명이 화면을 가득 메우는 시간이 많아요. 근데 그게 다 그 사람들 '일'하는 장면이고 거기에 그 이상의 의미나 의도를 부여하지 않기 때문에 '야하다'는 생각이 거의 안 드네요. 참 희한한 경험이었습니다. ㅋㅋ


 2. 되게 전형적인 '시골 청년 성공담' 이야기를 뮤지컬 느낌이 나게 만들면서 배경을 라스베가스로 잡은 거죠. 그리고 그 라스베가스의 음침하고 어두운 면을 보여주긴 하는데... 그게 그렇게 강조가 안 돼요. 그래서 다 보고 나면 역시 그냥 '시골 청년 성공담' 하나를 본 듯한 느낌만 들죠. 뭐 그러면서 원조 여왕인 지나 거손님과 주인공의 관계를 통해 라이벌 예술가 스토리를 곁들이긴 합니다만. 이거나 저거나 이야기가 되게 나이브합니다. 그래서 노출만 되게 많은 아주 건전한 영화를 본 기분이 들어요.


 3. 위에서 '뮤지컬 느낌'이라고 적었는데, 그러니까 뭐냐면 스토리의 개연성에 진짜 1도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사랑은 비를 타고' 같은 옛날 뮤지컬 리즈 시절 영화들 마냥 이야기가 휙휙 넘어가고 그 디테일엔 신경을 안 써요. 예를 들어 주인공이 오디션에 합격하고 첫 연습을 하러 간 날, 먼저 연습하고 있던 멤버들의 복잡하고 화려하며 엄청 빠른 동작을 주인공이 딱 한 번 보고선 군무로 그대로 재현하는데 아무도 놀라지 않구요. 바로 그 날 저녁이 실전 공연인데 그냥 완벽하게 해내버리구요. 누군가가 갑자기 '춤을 추자!'고 하면 한 번도 맞춰본 적 없는 안무로 둘이 호흡을 딱딱 맞춰가며 춤을 추죠. 그냥 감독의 의도대로 전개일 테니 웃을 필요도 없고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봤습니다.


 4. 당연히 주인공 노미의 내면 같은 건 별로 중요하지도 않고, 주변 인물들도 다 그냥 기능적으로만 움직입니다. 대표적으로 노미를 재워주는 그 친구 말이죠. 당최 왜 그러는지 이해가 전혀 안 가지만 그걸 극중에서 설명하려는 노력은 없습니다. ㅋㅋㅋ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굉장히 가벼워집니다. 19금 성인 동화라고나 할까요.


 5. 그 와중에 댄서들의 춤은 당연히 멋집니다. 위에서 말 했듯이 '야하다'는 느낌이 이미 날아가버린 상태이기 때문에 그냥 순수하게 무대와 춤을 즐기게 되는데 그건 꽤 즐거운 경험이고 그래요. 살면서 한 번도 못 봤고 아마 앞으로도 영원히 못 볼 고급진 스트립 무대를 간접 체험한다는재미도 있구요.



 - 뭐 더 길게 얘기할 건 없을 것 같구요.

 위에서 여러번 말한 대로입니다. 그냥 편하게 머리를 비우고 고급진 라스베가스 스트립 공연 구경하는 영화에요. 

 여기에서 뭔가 깊은 의미라든가 감동이라든가, 혹은 현실 비판이라든가 하는 알찬 내용물들을 기대하시면 안 됩니다. 

 이렇게 말하면 폴 버호벤을 너무 무시하는 것 같지만... 더 진지한 의미 같은 걸 찾고 싶다는 기분이 들질 않아요. 일단 주인공을 비롯해서 등장 인물들의 캐릭터가 너무 얄팍하고 비현실적이라 스토리를 진지하게 따지고 들 의욕이 안 생기거든요. ㅋㅋ

 하지만 모든 고급진 기대를 버리고 그냥 신기하고 즐거운 구경거리(...)를 원하신다면 꽤 괜찮습니다. 전 재밌게 봤네요.




 + 바로 앞에서 말했지만 주인공 노미의 캐릭터는 진짜 난감합니다. 멍청하고 본인 욕망에만 불타면서 싸가지 없고 앞뒤 안 가리죠. 전형적인 진상 캐릭터인데 타고난 천재적 댄스 실력으로 다 씹어 먹고 성공한다는 식이라 끝까지 봐도 정이 안 갑니다. ㅋㅋ 더불어 그런 진상을 무한 사랑의 눈빛으로 감싸며 도와주는 주변 인물들까지 묶음으로 골로 가구요.


 ++ 트윈픽스 시즌3을 본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아서 그런지 풋풋한 카일 맥라클란의 모습이 참 신선하더군요. 이 영화 출연자들 중에 이후 커리어가 잘 풀린 사람이 없는데 이 분도 그 중 하나였죠.


 +++ 보면서 좀 그런 기분이 들더군요. 야하지? 막장이지? 자극적이지? 근데 사실 다들 이런 거 좋아하잖아? 라는 감독의 목소리가 전해오는 듯한... 음...;; 사실 아니라고 주장할 수 없어서 분한 기분이 좀. ㅋㅋ 다만 주인공의 마지막 선택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그 사건은 좀 그렇더군요. 굳이 그런 이야기를 넣었어야 했나 싶고. 뭐 라스베거스에다가 잘 나가는 놈들의 막장극이 컨셉이니 그런 류의 사건이 한 번 들어갈만 하긴 하지만요. 그래도 좀 별로였어요.


 ++++ 그새 폴 버호벤의 공식 표기가 '파울 페르후번'으로 바뀌었더군요. 뭐 네덜란드 분이니 저렇게 적고 불러드리는 게 맞겠죠. 하지만 이미 옛날 표기에 넘나 익숙해져버린 것...


 +++++ 주인공 역의 엘리자베스 버클리는 춤 연습을 진짜 빡세게 했나봐요. 편집 없이 배우 본인이 직접 추는 게 명백한 장면들이 되게 자주 나오더라구요. 그렇게 열심히 했지만 개봉 후 평가는...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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