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지름품이 미국 뉴욕에서 트럭을 타고 캘리포니아를 거쳐 비행기를 타고 인천에서 부평, 안양을 거쳐 오늘 도착했어요. 

주인도 못 해 본 미국 횡단 여행이라니. 부러운 물건이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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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디스크 24장에 156 에피소드!!! 

하루에 하나씩만 봐도 이제 반년은 거뜬합니다!! ㅋㅋㅋ

하루에 두 개 보고 싶어도 못 봐요. 자막이 영어 자막 뿐이라 두 편 이상 연달아 보면 뇌부하가...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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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버전, 더 비싼 버전과 싸구려 버전이 있어서 전 싸구려 버전을 샀죠.

비싼 버전은 시즌별로 박스가 따로 있구요, 더 비싼 버전은 환상특급의 상징과 같은 문짝(ㅋㅋ) 모양으로 생겼구요. 싸구려 버전은 보시다시피 방 하나에서 24명이 서로 겹치고 뭉쳐서 숙박하는 모양새입니다. 부가 영상에서도 차이가 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어차피 부가 영상엔 자막도 없다 하니 제겐 의미가...



참고로 여기에서 '컴플리트 시리즈'라는 용어는 해석에 주의하셔야 합니다. 진짜로 사람들 생각하는 '완벽 컬렉션'이 아니에요. 그렇다고 해서 뻥도 아니고...

그러니까 '원조 환상특급'의 컴플리트한 컬렉션이란 얘깁니다. 1959년부터 1964년까지 미국에서 방영되었던 원조만 싸그리 모아 담아 놓은 물건이구요.

저를 포함한 한국 중장년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1985~1989년까지 방영했던 환상특급은 공식적으론 '리바이벌'이라서 여기 포함이 안 됩니다.

나중에 다시 나온 2002년 버전은 '두 번째 리바이벌'이고 최근 조동필씨가 만든 버전은 세 번째 리바이벌... 이렇게 따지더군요.


사는 김에 80년대 버전까지도 구입을 하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80년대 버전은 dvd만 있고 블루레이판이 발매된 적이 없어서 한 몇 년 더 기다려 보려구요. ㅋㅋ

사실 한국인인 제 입장에선 50~60년대 버전도 나오는 블루레이가 왜 80년대는 안 나와? 라는 생각부터 들지만 그만큼 미쿡 본토 시청자들에겐 원조의 위엄이 굳건하다는 의미겠죠 뭐.



암튼 그래서 받은 김에 역사적 첫 에피소드 하나만 일단 틀어봤습니다. 시즌 1의 에피소드 1!!!


Where Is Everybody? 라는 제목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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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렇게 생긴 아저씨가 맥락 없이 어떤 마을에 툭 떨어졌는데.

그 마을은 텅 비어서 사람이 아무도 없고 전화 연락도 안 돼요. 그래서 고독하게 그 동네를 혼자 헤매는데...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도 기억이 안 나는 겁니다.

그런데 괴상하게도 이 텅 빈 마을을 헤매면서도 계속해서 누군가의 감시하는 시선을 느껴요. 그리고 몇몇 사물들이나 풍경들에 이상한 기시감을 느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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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로 짤들은 구글링으로 주워온 겁니다. 직접 캡쳐 아니에요. ㅋㅋ)


네. 엄청나게 익숙하게 환상특급스럽죠. ㅋㅋㅋ 암튼 그렇게 혼자서 점점 정신줄을 놓아가다가 막판에 반전을 뙇! 하고 보여주고 끝나는 이야기였습니다만.


요즘 세상 기준으론 정말 흔하다 못해 지긋지긋할 수준의 설정입니다만. 이게 62년전 티비 드라마 에피소드라는 걸 감안하면 놀랍기도 하구요.

결정적으로 반전으로 밝혀지는 내용이... 세월이 팍팍 느껴지게 귀엽습니다. ㅋㅋ 잠시 '저게 뭔 소리지?' 하고 멍해졌다가 방영 연도를 생각하고서야 이해를 했어요.

아마 앞으로도 대체로 이런 식의 재미를 많이 느끼게 되지 않을까 싶고 그랬네요.



참고로 화질은 정말 좋습니다. 살짝 눈에 힘을 주면 필름그레인 같은 게 사방에 눈에 띄긴 하는데, 62년 묵은 티비 드라마로서는 더할 나위 없을 정도로 좋아요.

역시 레전드급이라 그런지 블루레이 제작진이 되게 애를 많이 썼구나... 싶더라구요. 사운드 옵션도 있어요. 하나는 21세기 퀄로 리마스터한 음향이고, 다른 하나는 오리지널 그대로 버전입니다. 팬서비스 갑. ㅋㅋㅋ


근데... 59년작이니 십대 시절에 본방으로 우오오!! 하고 감탄하며 보던 양반들은 이제 최소 70대겠네요. 음......;;


암튼 그러하다는 내용의 지름 자랑 글이었습니다.

끄읕.




 




 + 어차피 고대 드라마이고 하니 깜찍하기 그지 없는 요 에피소드의 결말을 간략하게 적어볼게요. 알고 싶지 않으신 분은 피하시구요.




 주인공 남자가 완전히 맛이 가버리기 직전에 갑자기 장면이 바뀝니다. 남자는 요상한 철제 상자 같은 곳에 몸 여기저기 전선을 달고 앉아서 벽을 막 두드리며 발작을 해요. 그 앞에 근엄한 표정의 군인들이 모여서 그걸 지켜보고 있구요. 이들이 모여 있는 커다란 군대 창고 같은 곳에 잠시 후 기자들이 들이닥치고... 결국 이게 다 뭐였냐면, 가상 현실이었던 겁니다. 우주비행사를 달로 보낼 때 혼자서 좁은 우주선에 몇 주간(!)을 갇혀 있을 비행사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해법으로 개발 중인 시스템이었어요. 원래는 넓은 마을을 돌아다니며 유유자적 즐겁게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기술력의 한계로 그 가상 공간 속에 인격체를 만들어 넣어줄 수가 없어서 이런 사단이 났던 거라고. ㅋㅋㅋ

 그래서 마지막엔 깨어난 주인공이 들것에 실려 나가다가 밤하늘의 달을 쳐다보며 '이제 조금만 있으면 내가 만나러 갈 거라구!'라고 다짐하며 씨익 미소를...


 참고로 인류가 처음으로 달에 발을 디딘 건 이 에피소드가 방영된 후로 10년 뒤죠. 실제 비행에는 몇 주가 아니라 딱 3일 걸렸구요. 혼자 좁은 상자에 갇혀서 간 것도 아니고 여럿이 대화도 나누며 룰루랄라... ㅋㅋㅋㅋㅋ

 이렇게 생각해보면 참 귀여운 상상력이기도 하고. 또 반대로 생각하면 그 시절에 이미 가상 현실을 헤매며 결함으로 고통 받는 주인공이 나오는 이야기를 생각해냈다는 게 참 대단하기도 하구요. 또 비현실적으로 적막한 마을 분위기도 잘 살렸고 그 와중에 뭔가 불길하고 불쾌한 느낌도 괜찮은 수준이었어요. 여러모로 맘에 드는 에피소드였습니다. 이것 자체가 엄청나게 재밌었던 건 아니지만 이후로 60년을 이어갈 전설의 시작으로 적절했다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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