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출시 제목은 '마약전쟁'이죠. 2012년 작품이고 런닝타임은 1시간 47분. 스포일러 없게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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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진 모듬샷. 고천락을 제외하곤 거의 다 형사들입니다. 실제 영화 속 비중을 충실히 반영한 포스터랄까요. ㅋㅋ)



 - 마약을 온 몸으로 드신 듯한 비주얼의 고천락씨가 혼자 차를 운전하며 삐뚤빼뚤 위태로운 질주를 계속하다가 어느 식당 정문을 뚫고 들어가 처박힙니다. 살아서 병원으로 옮겨지구요. 장면이 바뀌면 어떤 버스 안, 그리고 톨게이트의 모습이 비치는데... 수상한 승객, 수상한 톨게이트 직원들을 번갈아 보여주다가... 경찰의 단속 작전이 시작됩니다. 그 버스 안 승객들이 몸 안에 마약을 숨겨둔 운반책들이었어요. 

 경찰에서 조사를 좀 해 보니 고천락씨의 정체는 마약 공장 운영자였네요. 중국에서 마약 제조는 사형. 결국 고천락씨는 마약단속반 반장에게 목줄이 차인 신세가 되어 경찰이 벌이는 역대 최대 규모의 마약 단속 작전의 정보원 겸 끄나풀로 투입됩니다. 일단은 순순히... 를 넘어 굉장히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듯한 고천락씨입니다만. 작전이 이어질 수록 점점 위험도는 커지고, 반장은 아무래도 이 분을 그냥 믿어줄 수는 없는 가운데 상황은 점점 점입가경으로 흘러가지요. 과연 경찰의 작전은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고천락씨는 끝까지 경찰을 도와 작전을 성공 시키고 사형을 면하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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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장 인물은 많지만 결국 이 둘이 주인공이라고 보면 됩니다)



 - 듀나님께선 이 영화의 리뷰를 적은 적이 없으십니다만, 한국판 리메이크 '독전'의 리뷰를 매체에 올리시면서 이 영화에 대해 꽤 많이 언급을 하셨죠. 대략... 작금의 홍콩 상황에서 중국 본토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으니 선악 구분이 명쾌한 이야기가 되었다. 마약범들을 미화하며 끈적한 관계 묘사를 할 수 없으니 그런 거 다 쳐내버리고 반대급부로 경찰측 역시 관계 묘사를 다 쳐내버려서 결과적으로 그냥 사건 전개 위주의, 프로 집단 vs 프로 집단의 대결을 그린 건조한 영화가 되었다... 뭐 이런 얘기였어요.


 90%이상 공감이 되고 납득이 됩니다. 근데 그럼 10%는 뭐냐면... 영화가 그렇게까지 건조하진 않아요. ㅋㅋ 마이클 만이나 장 삐에르 멜빌 영화들 같은 '프로들의 미션 수행을 건조하게 보여주는' 분위기를 강하게 풍기는 건 사실입니다만. 그래도 역시 두기봉은 두기봉. 마지막은 살짝 불타오르는, 비장미가 곁들여진 장렬한 총격전으로 마무리 됩니다. 다만 그 비장미가 옛날 홍콩 느와르의 그런 신화적 인물들의 비장미가 아니라 자기 일 열심히 하려고 몸 바치는 사람들의 비장미... 정도로 톤이 다운 된 거죠.


 ...근데 사실 듀나님은 한국판 '독전'과 비교하면서 저런 말씀을 하신 것이니 생각해보면 쓸 데 없는 트집이었네요. 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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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등장을 위장한 민간인으로 하시지만 미모가 너무 튀어서 보자마자 잠복 경찰이라 확신했던 형사님. ㅋㅋ)



 - 집단 vs 집단의 대결을 잘 그려내고 또 즐겨 활용하는 두기봉입니다만. 영화의 전반부는 그냥 경찰쪽에 완전히 초점을 맞추고 전개됩니다. 마약 조직 사람들 이야기는 거의 없어요. 굳이 vs를 갖다 붙이자면 마약단속반 vs 믿어주기 어려운 조력자 고천락 정도 되겠네요. 경찰들이 고천락을 활용해서 마약 조직의 실체와 몸통을 추적하며 파헤치는 식으로 전개가 되기 때문에 마약 조직이 본격적으로 '대항 세력'으로서의 모습을 드러내는 건 중반도 훨씬 넘어서입니다. 


 그런데 그 전반부도 썩 괜찮습니다. 이 부분은 계속해서 단속반 반장이 고천락을 앞세워서 마약 조직으로 잠입 수사 비슷한 걸 수행하는 식으로 전개되는데, 그러다보니 긴장감이 넘치거든요. 아무리 약점을 확실하게 잡았다지만 고천락은 기본적으로 악당이고, 임무의 성격상 언제든 배신해버려도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적들만 우글거리는 마약 조직의 본진에서 경찰이 홀몸(?)으로 저 인간 하나 믿고 활동을 하고 있으니 긴장감이 안 생길 수가 없죠. 그렇게 긴장감을 조성하는 상황 설정이나 연출도 좋구요.


 그리고 후반부. 엄밀히 말해 거의 클라이막스 근처쯤 가면 이제 '집단 vs 집단' 구도가 출동합니다. 그렇긴 한데... 이 때부턴 거의 액션이에요. 양쪽을 모두 공평하게 보여주긴 하는데 이미 거기까지 가는 동안의 분량 차이가 있으니 결국 경찰들 입장이 주가 되죠. '흑사회' 같은 역할 균형은 기대하지 마시길.


 

 - 음... 그러고보면 이 영화는 의외로 장르가 첩보물(!?)에 가깝습니다.

 애초에 단속반장이 정보를 캐내고 배후의 조직을 끌어내는 과정 자체가 스파이물의 공식대로 흘러가요. 심지어 중간엔 미션 임파서블스런 트릭이 동원된 작전도 한 번 나옵니다. ㅋㅋ 결국 조직을 전면으로 이끌어낸 후에도 한참을 그렇게 첩보물스럽게 흘러가죠. 서로를 감시하고 서로를 의심하면서 거래를 할까 말까, 머리 싸움을 벌이고 결정적인 위기 순간에서 순발력과 불꽃 연기로 돌파를 시도한다든가... 뭐 그래요.


 전 뭐 이 영화의 건조함과 프로페셔널함에 대한 이야기를 하도 많이 들어서 그런지 이렇게 그냥 장르물로서 재밌는 영화일 거라곤 생각을 못 했는데 말입니다. 이보단 훨씬 범죄 다큐스런 분위기를 예상하며 봤는데 전혀 아니더라구요. 액션도 엄청 화끈하고... ㅋㅋㅋ 아니 뭐 어쨌든 재밌으니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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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맡은 역할상 극중에서 계속해서 불꽃 연기를 보여주시는 반장님. 연기하는 캐릭터를 연기...)



 - 그리고 다시 한 번... 이 영화는 그렇게 건조하지도 않아요 사실. 처음엔 꽤 그런 척을 하는데, 역시 중반 이후로 점점 '액션'의 비중이 커지면서 건조하려고 애쓰는 홍콩 액션 영화가 됩니다. ㅋㅋ 경찰의 마약 공장 습격 장면도 그렇고 클라이막스의 대낮 시내 총격전 장면도 그렇고. 나름 과장된 연출을 억제하려 노력하는 건 충분히 보입니다만, 그래도 초반에 살짝 맛보여줬던 다큐스런 분위기와는 전혀 달라요. 평소의 두기봉 느와르들과 다른 점이라면 인물간 관계 묘사를 일부러 피해간다는 거. 그래서 드라마틱한 분위기 조성을 배제하고 간다는 거. 그냥 그 정도입니다. 그러니 혹시라도 영화가 지루하거나 심심할까봐 걱정하실 필욘 없겠습니다.



 - 뭔가 더 얘기할 게 많은 영화라고 생각하면서 봤지만 졸려요. 그래서 그냥 급 마무리하겠습니다. ㅋㅋ

 복잡하게 따질 것 없이 잘 만들고 재밌는 장르물입니다. 재미의 비중은 적진에 침투해서 벌이는 수사로 인해 생기는 긴장감이 80 정도. 그리고 구구절절 사연 없이도 매력적인 '일 잘 하는' 캐릭터들이 나머지를 차지하고 거기에 토핑으로 볼만한 액션씬들이 있네요.

 결말은 보기에 따라 맘에 들 수도 있고 안 들 수도 있겠습니다만. 평소의 두기봉 영화들 or 홍콩 느와르들을 좋아하신 분들이라면 만족하실만한 마무리였구요. 

 이 정도면 제가 본 두기봉 영화들 중 상위권으로 올려 놓을 수 있겠네... 라고 생각하면서 즐겁게 봤습니다.

 그냥 범죄물 좋아하시고 스릴러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대부분 재밌게 보실 것 같은 잘 만든 영화였어요.




 + 그래서... 당연한 수순(?)으로 이제 한국판 '독전'을 봐야겠네요. ㅋㅋ 대체로 원작만은 못하다는 평이지만 그래도 뭐 심하게 망가뜨렸단 얘기도 안 들리고, 오히려 대체로 호평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 유청운, 임달화, 황추생은 안 나오지만 우리 임설님은 등장하십니다. ㅋㅋㅋ 그러고 보면 이 분이야말로 진정한 두기봉 사단의 요정이신 듯. 그리고 '삼인행'에서 천재 범죄자 역할을 하셨던 분도 나오더군요. 비중은 크지 않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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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지막 총격전은 참 잘 연출되어서 즐겁게 보긴 했는데... 홍콩 영화식 비장함을 위해 갑자기 캐릭터들이 집단으로 너무 무모해지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애초에 마지막 상황을 생각하면 양쪽 집단이 다 이상할 정도로 덜 준비된 상태로 뛰어들기도 하구요. 그 상황을 해결해보겠다고 또 더한 무리수를 마구마구... 원래 두기봉 영화의 캐릭터들이란 게 대부분 '폼나게 죽어버릴테다!!!' 라는 목적으로 사는 사람들이라는 걸 감안하더라도 쫌 그랬어요. 결국 재미는 있었으니 용서합니다만. 



 ++++ '마약전쟁'이라는 한국 제목이 지나치게 평이하고 설명적이며 재미 없어 보이... 긴 하는데요. 애초에 영어 제목이 'Drug war'이니 수입사를 비난하진 않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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