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로 전 독신 게이 40대 남자예요.

매년 도시가스 검침/점검하러 (보통 40대 가량의) 여성 한 분이 저희 집에 들어오는 상황이 불편해요.

아니 사실 게이가 아닌 스트레잇이었어도 불편했을 거예요.


신기한 건 그 여성분도 불편해하는 (심지어 좀 무서워 하시는 듯 한) 느낌도 들어요.

그래서 배로 불편해져요.


불편한 포인트 들은요.


1. 예고도 없이 불쑥 낯선 자가 (그게 남성이든 여성이든) 제 집에 들어오는 것.

2. 심지어 팬티 바람으로 늦잠 퍼질러 자고 졸려서 더 자고 싶은데 초인종 누르는 것.

3. 괜히 홀애비 냄새도 나진 않을까 싶은 어질러진 집에 누군가가 들어오는 것.

4. 게다가 나를 '잠재적 범죄자(=남성)'로 조금이라도 바라보는 듯 허겁지겁 검침하고 눈도 안 마주치고 부랴부랴 나가시는 것.


뭔가 이런 포인트들 전체가 다 불편해요.


아니 심지어 오늘은 2번째 방문이라며 초인종 뿐 아니라 문까지 두들기시더라구요.

(이건 방문자가 여성이라도, 집에 남성이 있어도 괜히 무서울 수 있습니다. 두들기지 마세요 제발)


그리고 실제경험인데, 제 집 베란다에 도시가스관이 있었는데, 하필 베란다에 온갖 비닐과 박스더미가 쌓여있었고,

여성분 한 분이 그 박스더미를 하나하나 손으로 해치고 비좁은 베란다를 지나가는데, 괜히 저 같아도 무섭겠더라구요.



여기서 들은 생각


5. 낯선 남자가 방문하는 것보다 여성이 방문하는 것이 다수에 안전하다고 느끼기에 그렇게 조치한 거 같은데,

아니 왜 이젠 역으로 남성 집을 방문하시는 여성 분이 겁을 먹어야 하는가.

(근데 저 같아도 괜히 무서울 거 같아요. 선입견이 생길수 밖에 없는 전과자, 또는 싸패 독신자들도 있겠죠.)

6. 그렇다면 남녀 2인조로 하면 안 되나.

7. 한국은 IT 강국 아니었나? 셀프 서비스 강국 아니었나?

해당 안전점검이 셀프로 불가한가요? 인증 사진을 올려서 어플이나 사이트에 업로드해서 이상없음 확인 받는 그런 게

좀 부정확하려나요? 웬만한 통신장비 다룰 줄 아는 10~40대들은 그렇게 매년 온라인 제출하면 안 되나?

50대 이상 잘 못 다루는 분들에 한해서 방문하면 안 되나?



앞서, 잠재적 가해자/피해자 글을 보고 문득 떠올랐네요.


여담이지만 '잠재적 가해자'라는 표현은 (아마도) 제가 듀게에 최초로 언급했던 것으로 기억해요.

택배기사 범죄를 막기 위해, '여성안심택배'를 만든 것과, 그에 대한 역차별에 대한 글을 쓰면서 표현했던 단언데,

어느새 이렇게 통용되는 단어가 돼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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