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7화까지는 정말 '와 미쳤어' 하면서, 정말 오랜만에 극 몰입하면서 봤어요.

임팩트가 커서 그런가, 8~9화에서는 갑자기 확 죽어드는 느낌입니다.

물론 제가 9화의 반전을 어이없게 스포당해서, (인스타 'insight movie'라는 계정) 그런 것도 있지만.


2. 극중에서 '공평' '평등'을 언급하는데, 이 게임이 과연 공평한가요?

초반부는 노력이나 두뇌(잔머리)를 쓰는 점이 보이지만, 스페셜 게임에선 대놓고 물리적 강자에 유리했으며,

후반부 게임, 특히 일반/강화유리 위로 뛰는 거는 그냥 순전히 '운명' 아니었나요?

20년 유리 기술자 마저도 헷갈린 데다가, 그 자가 유리를 판별하려 하니 대장이 불까지 꺼버립니다.

게임하다가 열받아서 경쟁자를 밀쳐 죽여버려도, 전혀 '반칙'이 아니고 '승자'가 됩니다.

이게 '평등'이라구요? 아니면, '그만큼 결과중심적이고 세상은 원래 ㅈ같아'를 보여주는 걸까요? 그거겠죠?


3. 중요한 건, 2번의 공정함이 무시되는 순간, 그간 봐왔던 무수한 감초 조연들에 감정이입된 게

엄청나게 허무하게 무너진다는 겁니다. 그들이 살려고 투쟁하고 버텨왔다면, 그들 노력에 맞게 살아야죠.

'넌 꼭 살아'라고 대신 죽어까지 줬는데, 그 대신 산 아이는 칼에 찔려 죽어요. 뭐 이렇게 잔인해요?

모든 조연들과 주조연들이 죽습니다. 그렇게 다 죽일 거면, 8화 동안 내내 몰입하고 개고생하며 끝내버린 게임들은요,

그걸 본 시청자들은 그에 대한 감정적 보상을 받나요? 최소한 결국 얘는 살아났구나, 라는 게 있어야죠.

결국 오락성 영화에 불과했던 건가? 란 생각까지 들었어요.


4. 꼭 단 한 명이 우승해야 할 정도의 상금이었나요? 456억, 10명이 나눠 가져도 엄청난 돈 아녜요?

10명 안에서 순위를 매기고 1등에 100억 주고 나머지 차등적으로 줘도 되지 않아요?

꼭 단 1명에 몰아주기 위해 죽고 죽이고 해야했을까요?


5. 정 들은 감초 조연들이 다 죽어버리면 시즌2는 무슨 재미로 봐요?

아니 잠복 경찰 준호(위하준)은 심지어 친형이 왜 죽여요? 무인도니까 방 안에 가둬도 되잖아요.


6. 이병헌의 미스터 션샤인과 똑같은 투의 연기가 전 식상합니다.

모든 발음에 혀를 굴리는 그 영어 발음도 그렇고요. 이 분은 의외로 희극에 특화된 분 같은데, 그렇게 활용되지 못 하는 거 같아 아쉬워요.


7. VIP들을 모두 서양인으로 구성한 이유는 뭐였을까요.

자본주의에 있어서 가장 최상위자, 제국주의를 대변한 거였을까요.

이들의 최악의 연기가 해외에서 화제라네요.


8. (이정재는 뭐 워낙 유명하니 배제하고) 정호연, 김주령, 허성태, 박해수, 이유미, 오영수의 연기에 박수를.

특히 정호연은 서구팬들이 좋아할 이유가 있어요. 연기도 가장 자연스러웠지만 성형기 없는 동양적인 외모에

흩뿌린 듯한 주근깨까지 정말 매력적인 배우입니다.


+ 그래도 결론은 전 전반적으로 재밌게 봤어요. 훌륭한 아이디어였구요.

참가자들이 무고하게 납치돼서 억울하게 갇혀 온 게 아니라, 반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거기서 인간의 악함이 어디까지 나오나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는 점에선 높은 점수를 주고 싶어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207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775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221
117273 [넷플릭스바낭] 드디어 '어둠 속의 미사'를 다 보았습니다 [6] 로이배티 2021.09.28 944
117272 선진국 입장료 [4] 사팍 2021.09.28 696
117271 온라인 잉여의 시간여행자 [3] 예상수 2021.09.28 320
117270 <축구>더비의 여파 [4] daviddain 2021.09.28 274
117269 Klara and the Sun 가즈오 이시구로 그리고 승진 이야기 [6] Kaffesaurus 2021.09.28 522
117268 오징어게임8,9화를 보고 [1] 사팍 2021.09.28 621
117267 핫하지 않은 곳 [17] Sonny 2021.09.28 1005
»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다 본 후기 (스포), 의문점, 아쉬운 점 [19] tom_of 2021.09.28 1093
117265 <보이스> 보고 왔습니다 Sonny 2021.09.28 335
117264 Passport to Shame (1958) catgotmy 2021.09.28 212
117263 [EBS2 클래스e] 국립현대미술관장 윤범모의 이건희컬렉션 [3] underground 2021.09.27 556
117262 오징어 게임 7화를 보고 사팍 2021.09.27 477
117261 어둠속의 미사는 회자될 만한 작품인 것 같아요. [6] woxn3 2021.09.27 1249
117260 두번째 팔라딘을 삼도천 너머로 보내고 [7] Lunagazer 2021.09.27 553
117259 50억 유머글 [2] bubble 2021.09.27 758
117258 구글이 23년전 생겼는데 [1] 가끔영화 2021.09.27 379
117257 오징어 게임 6편을 보고 사팍 2021.09.27 395
117256 넷플릭스 '어둠속의 미사' 감상 - 노스포 [10] Diotima 2021.09.27 1408
117255 화천대유는 누구것인가?(니가 진짜 원하는 것이 뭐야?) [8] 왜냐하면 2021.09.27 815
117254 [아마존바낭] 니콜 키드먼과 쟁쟁한 친구들의 '아홉명의 완벽한 타인들'을 다 봤습니다 [12] 로이배티 2021.09.27 62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