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작이네요. 에피소드 열 개에 편당 55~60분 정도. 스포일러는 없게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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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츠사에서 클레임 안 들어오나 싶은 제목이네요.)



 - 2009년 겨울입니다. 시청 앞 작은 광장에 새벽부터 밤샘 인파가 몰려 있네요. 취업 박람회를 연다는데 세계 경제 위기 & 리만 브라더스 콤보 덕택에 형편이 정말로 안 좋았던 모양이죠. 암튼 참 성격 좋아보이는 젊은 남자가 거기 도착하고, 그 새벽 그 날씨에 생계를 위해 2개월된 아가를 안고 나온 젊은 엄마에게 호의를 베풀구요. 주변에서 시비 거는 진상들 한테도 한 마디씩 쏘아 붙여주고. 정말 세상이 아무리 힘들어도 희망은 있구나 싶은 아름다운 장면 속에 난데 없이 벤츠 한 대가 나타나 인파 속으로 뛰어들어 닥치는대로...


 그리고 2년 후입니다. 당시 사건을 맡았던 형사 빌 호지스란 양반이 주인공이에요. 이미 정년 퇴직했고 이런 드라마의 주인공답게 아내와는 이미 이혼하고 연락 끊은지 오래. 딸래미는 알콜 중독으로 재활원에 들어가 있고. 본인은 벤츠 사건을 해결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얽매여서 집구석에 처박혀 술만 펑펑 마시고 고도비만 몸매가 되어 천천히 확실하고 평화롭게 수명을 단축하는 코스를 밟다가... 그 벤츠 사건의 범인에게서 메시지를 받습니다. 


 못 마친 일생의 숙제가 돌아와 자신을 조롱하니 빡치기도 하지만, 또 그 덕에 오랜 폐인 생활을 끝내고 기지개를 켜는 우리의 비만 알콜 의존 할배는 과연 자칭 '미스터 메르세데스'를 잡을 수 있을까요!!! <- 라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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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링으로 나오는 짤로는 잘 전달이 안 되는데 암튼 작품 내내 거동이 불편해보이는 비주얼을 뽐내시는 우리 주인공님.)



 - 얼마 전에 제가 스티븐 킹 원작의 '아웃사이더'라는 드라마를 나름 괜찮게 봤는데요. 거기 나오는 명탐정님 캐릭터가 재밌어서 검색을 해보곤 그 양반이 원래 '빌 호지스 3부작' 이라 불리는 예전 소설의 조연 캐릭터였다는 걸 뒤늦게 알았죠. 그리고 그 빌 호지스 3부작이 이미 '미스터 메르세데스'라는 제목으로 드라마화 되어 있다는 것도 그 때 알았는데. 그게 웨이브에 있었다는 걸 이제 알았습니다. ㅋㅋㅋ '아웃사이더'도 웨이브로 봤는데, 요 드라마는 HBO 드라마가 아니어서 HBO 카테고리만 뒤적거리던 제가 몰랐던 거죠. 암튼 참 게으른 인간...;


 근데 '아웃사이더'와는 많이 다릅니다. 일단 그건 전형적인 스티븐 킹식 다크 환타지, 호러물이었잖아요. 이 드라마는 그런 초자연적인 요소가 전혀 없는 범죄, 수사물입니다. '아웃사이더'의 명탐정님은 드라마 중반 이후에나 등장하는데 이 드라마 내용을 통해 탐정 일을 시작한다는 설정이라 활약도 많지 않구요. 게다가 캐릭터가 전혀 달라요. 배경 설정도 다르고 성격도 저언혀 다르고 같은 점이라면 정신적으로 좀 평범하지 않은 천재라는 것과 캐릭터 이름 정도? 그러니 소설이 아닌 드라마 기준으로 따진다면 '아웃사이더'와 이 드라마는 그냥 별개의 작품이라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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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요. 노먼 베이츠가 잘못했네요. 라는 생각이 드는 빌런님.)



 - 뭐 사설은 됐고 그래서 드라마는 어땠냐면... 그냥 분위기로 승부하는 캐릭터 드라마라는 느낌이었습니다.


 현실적인 수사물인데, 21세기에 나온 '본격 수사물' 기준으로 볼 때 수사가 너무 하찮아요. ㅋㅋ 범인은 너무 유능한데 주인공들은 상황 파악도 너무 늦게 하는 데다가 대응도 그리 똑똑하지 못하구요. 제발 나 좀 잡아달라는 수준으로 막나가는 범인을 이런 핑계 저런 핑계로 못 잡다가... 결국 막판에 범인을 추적해가는 묘사도 많이 대충이구요. 냉정하게 말해서 범죄 수사 측면에서만 놓고 보면 걍 흔한 양산형 사이코패스 살인마 영화들 수준을 전혀 넘지 못합니다.


 이야기 전개도 좀 그래요. 일단 초반이 많이 느릿한 편이더군요. 도입부는 참 근사했는데, 이후로 이야기에 좀처럼 속도가 안 붙습니다. (요즘 많은 분들이 싫어하시던) '서서히 분위기를 쌓아 심리적으로 압박해주마' 류의 드라마는 전혀 아니거든요? 근데 그냥 템포가 그래요. 빌 호지스 아저씨 사는 거 한참 보여주고 살인마놈 사는 거 한참 보여주고 그러는데. 까놓고 말해서 둘 다 막 정이 가는 캐릭터도 아니거든요. ㅋㅋ 


살인마야 뭐 당연히 정이 갈 필요는 없겠습니다만. 설정이 저엉말 전형적이어서 보고 있노라면 좀 질리구요. 주인공 호지스 할배는 뭐, 악의 없고 알고 보면 좋은 사람이고 알고 보면 아픔이 있고... 그렇긴 한데 별로 알고 보고 싶은 느낌의 할배가 아닙니다. 걍 뭐 괜히 사방에 딱딱하게 굴고, 자기 혼자선 감당도 못하면서 혼자 다 하겠다고 설쳐대고 그런 사람이라서요. 그런 와중에 또 주인공 버프를 받아서 자꾸만 과분한(?) 연애 플래그가 세워지고, 좋은 사람들이 자석처럼 끌려와 달라 붙어서 도움 주고, 이야기상으로도 계속 중요한 존재로 부각되고 그러는 걸 보고 있자니 살짝 심사가 삐딱하게 뒤틀리더군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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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먼 베이츠가 정말 큰 죄를 지었...)



 - 장점이라면 캐릭터들인데. 그 와중에 배우빨이 좀 강합니다.


 예를 들어 주인공 호지스 할배의 경우엔 애초에 캐릭터가 좀 비호감도가 있는 편인데요, 그걸 아빠 글리슨 할배가 맡아 하드캐리하며 그래도 보면서 감정 이입할만한 인물로 만들어 보여줍니다. 보다보면 그 각종 버라이어티 비호감 퍼레이드에도 불구하고 결국 저 영감 은근 귀엽네... 이런 생각이 들구요. 또 늙은 데다가 건강하지도 않아서 액션도 무리. 웹사이트 가입 방법도 모를 정도의 구세대 할배가 컴퓨터 전문 범죄자의 손아귀에서 놀아나는 꼴을 보며 그래도 응원할 맘이 생기게 해 주고요.

 살인마도 캐릭터는 정말 식상할 정도로 전형적인데, 그걸 배우가 적절히 잘 살려줘요. 언제 훽 돌아서 무슨 사고를 칠지 모르겠다는 불안정하고 위험한 느낌. 그리고 결정적으로 저엉말 재수가 없어서 저 놈 목을 따는 걸 구경하기 전엔 드라마 못 끊겠다는 기분을 충분히 공급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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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툭 튀어나오시는 메리 루이즈 파커님. 짤은 못 구했지만 쿠삭 집안 장녀님도 나오시구요.)



 또 배우들이 좀 호사스러워요. 막 톱스타 이런 느낌까진 아니지만 옆집 할매도, 주인공과 잠시 엮이는 미인분도, 정상인으로서 비교적 정상적인 방향으로 주인공을 챙겨주는 형사님도, 심지어 회상 씬에서나 몇 번 나오는 희생자님도 다 배우들이 좋아서 캐릭터들에 존재감과 매력이 생긴다는 느낌이었구요.


 개인적으로 중요했던 건, 나름 호감가는 캐릭터들이 몇 있어요. 사실 이 양반들 때문에 끝까지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얘들 안 죽는 거 끝까지 확인해야해!!'라는 맘으로. ㅋㅋ 아무리봐도 주인공에겐 너무 과분한 하늘이 내린 벼락 같은 선물!! 캐릭터가 둘이 있는데. 이웃 사는 하버드 합격 학생이랑 미래의 명탐정님이요. 사실 이 드라마에서 가장 비현실적인 (심지어 살인마보다도!) 인간들인데 그래도 재미가 있고 귀엽고 너무 선량한 사람들이라 이 분들의 무사를 빌며 시즌을 완주했어요. 물론 결국 끝까지 무사했는지는 비밀이구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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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짤이 유치해서 그렇지 암튼 배우들 퀄리티는 상당히 좋습니다. ㅋㅋㅋ)



 - 마지막으로... 앞서 말했듯이 수사물로선 영 허접하고 이야기 전개도 막 훌륭하진 않습니다만.

 그래도 썩어도 준치라고 스티븐 킹이잖아요. 그 와중에 긴장감은 적절히 살아 있고 의외의 전개들도 왕왕 나와서 '그렇게 막 재밌거나 감탄이 나진 않는데 그냥 계속 보게 되는군?'이라는 정도는 됐습니다. 결국 열 편 다 보는 데 24시간이 안 걸렸으니까요.

 특히 시종일관 주인공편의 거의 모든 인물들을 살인마의 사정 거리 안에 두고 조마조마하게 만드는 부분이라든가. 가끔씩 튀어 나오는 스티븐 킹 취향의 호러풍 분위기들 같은 게 나쁘지 않아서 오랜 세월 이 양반 작품들 '이 정도면 감사하지!'라는 맘으로 접해 온 사람으로서 나쁘진 않았습니다. 이게 과연 칭찬인가... 는 좀 생각해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만.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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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하자면 드라마가 이런 분위기일 땐 상당히 괜찮다는 말씀.)



 - 마무리하자면 이렇습니다.

 방금 확인해보니 imdb 유저 평점도, 로튼 토마토 점수도 그렇고 되게 고평가 받는 작품이네요. 제가 이렇게 '허허실실 볼만'하다고 적는 게 좀 무서울 정도? ㅋㅋ 로튼 토마토 90이 넘어요. 요 평점이 제 소감과 안 맞는 게 하루이틀이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의외구요.

 암튼 제 기준으론 그냥 킬링타임용으로 나쁘지 않은 드라마였습니다. 전체적으로 이야기 짜임새는 칭찬 못 해주겠지만 그래도 도입부를 비롯해서 인상적인 장면들도 몇 있었고 보는 동안 지루하지 않았으며 나름 맘에 드는 캐릭터들도 몇 건졌구요.

 범죄물 좋아하시고, 요즘 영 볼 게 없으시고, 스티븐 킹 스타일 좋아하는 분들 중에 이미 웨이브 회원이신 분이라면 시험 삼아 한 번 시도해보실만 합니다. 적극 추천은 못 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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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너만 살면 된다!!! 라는 맘으로 보게 만들었던 이웃집 하버드 청년. 어찌나 선하고 귀엽든지...)



 + '아웃사이더'와 비교를 한 김에 한 마디 덧붙이자면, 전 '아웃사이더'를 좀 더 재밌게 봤습니다. 그건 그래도 중후반까진 꽤 흥미롭게 끌어갔던 것 같거든요. 결말에서 김이 많이 빠져서 그렇지... ㅋㅋ



 ++ 아. 중요한 얘길 까먹었군요. 시즌 3으로 완결된 드라마이지만 시즌 1만 봐도 독립적인 하나의 이야기로 깔끔하게 맺어집니다. 시즌 2에서 이야기가 이어지긴 하는데, 그걸 모르고 보면 완벽하게 닫힌 마무리에요. 한 번 손 대면 마지막 시즌 마지막 화까지 전부 달려야할 필욘 없다는 거.

 

 ...라고 적다가 쎄- 한 느낌이 들어서 확인해보니 시즌 4도 나온답니다. ㅋㅋㅋㅋ 또 잘못된 정보 퍼뜨릴 뻔 했네요. 올해 12월 공개 예정이래요.



 +++ 극중에서 메리 루이즈 파커의 캐릭터가 주인공과 좀 로맨틱하게 엮이는 전개를 보고 기겁을 했는데요. 배우 나이를 찾아보니 9살 차이 밖에(?) 안 나는 걸 보고 또 놀랐네요. 메리 루이즈 파커가 관리를 너무 잘 하셔서 젊어 보인 게 문제였습니다... ㅋㅋ



 ++++ 원작은 스티븐 킹이고 제작자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드라마 자체는 데이빗 E 켈리의 쇼이기도 합니다. 근데 제겐 이 양반이 어디까지나 '앨리 맥빌'의 제작자라서 이런 게 참 어색하네요. 하하. 드라마의 성향이 너무 다른데, 그래도 음악 잘 쓰는 건 여전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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