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2.13 22:18
1.
오이디프스를 봤습니다.
힘찬 연극이더군요.
뻔히 아는, 누구나 아는 반전이지만 참 사람 먹먹하게 만듭니다.
기울어진 무대는 유리 보드소프의 <보이체크> 등에서 보던 거고
그 외 연출도 실험적이라기엔 이젠 이미 통상적이 된 느낌이지만
전체적으로 한태숙의 통제력이 돋보입니다.
기대 외로 박정자선생님의 연기가 너무 좋았고
그 덕에 다른 모든 조연이 다 그 정도로 했다면
두 계단 정도 더 올라갈 수 있는 연극이었을 거란 아쉬움이 남지만
말한 대로 사람을 먹먹하게 만들고
술 한잔 하지 않고는 집에 맨정신으로 들어갈 수 없게 만드는 작품이더군요.
(사족을 더하자면
파괴, 저주, 번영 이런 한자어로 대사를 읇는 건 한계가 있어요.
'난 공포를 느껴.'보다 '난 두려워' 나 '난 무서워'가 더 빠르게 전달되거든요
전 왜 이렇게 한자어들이 싫은 걸까요? )
2.
라푼젤.
금발의 이쁜 여자가 단지 웃어주는 것만으로
도적떼와 백마가 자발적으로 나서서 그녀의 꿈을 이루어 준다는
정치적으로 전혀 공정치 못한 스토리로
어린 딸이 있다면 절대 절대!! 보여줘서는 안될 영화입니다.
그놈의 등 날리기는 그 왕국 환경오염의 주범일 거구
알렌 맥켄의 음악은 인어공주때에 비하면 멜로디라고 할만한 게 도통 없는데
재미있습니다.(응?)
아, 이런 말랑말랑한 영화라니
처음 본 3D 영화인데 뭐 그 부분에서는 시큰둥하더군요.
아예 그냥 셀애니메이션이었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아, 늙은 티 난다)
3.
명동 예술극장이 생기고 나니
명동은
하동관에서 낮술 한 잔하고 연극보거나
연극보고 향미에서 고량주 한 잔 할 수 있는
정말 멋진 곳이 되어버리는군요.
역시 극장과 공원은 많이 생겨야 합니다.
다들 예쁜 꿈 꾸세요.
2011.02.13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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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4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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