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장님이 관두시는 바람에 결국 인턴1,2를 다 떠맡게 생겼습니다. 그래서 어제 월요일에 인턴1에게 관련 업무 처리 중 잘못된 부분을 조목조목 지적했습니다. 한 네차례 정도 부르니 기분이 상한 티가 팍팍 나더군요. 빈정상한 말투로 급한거세요. 그거 지금 해야 돼요?
저도 정색하고 - 급한게 있어도 저한테 그렇게 말하는건 좀 아닌거 같다, 라고 얘기했습니다. **씨 트레이닝 기간 끝났어요? 그래서 잘했다는 거에요?
어떻게 보면 전형적인 -_- 저로서는 최대한 참고 야단을 친건데 눈물을 보이더니 알겠다고 하고 가대요.
그러고 오늘은 앞으로 저와 일을 하느냐 마느냐를 담판짓기 위해 팀장-저-인턴 셋이 면담을 했습니다. 그동안 인턴기간에 했던 업무에 대해 얘기하는 자리였죠. 전 가만 있었습니다. 요새 힘든거있냐?는 질문이 나오자 약간 둘러 말하다가 솔직히 어젠 정말 속상했다더군요. 그러면서 솔직히 꼬투리잡는 걸로밖에안느껴졌답니다. 제가 뭘 그렇게 혼날 정도로 잘못을 했는지. 좀 부드럽게 얘기해주면 안되냡니다.
그러곤 솔직히 그런 식으로 말하는 **님도 문제 있는거 아니냡니다. 저를 보면서.
저 순간 반성했습니다. 아 예.. 제가 잘못한거 같네요.
제가 반문했습니다. 지금까지 지내면서 제가 **씨 기분나쁘라고 그렇게 말한 적 있냐 라고요. 어제만 그랬던거 같지 않냐며 (솔직히 인턴2에 비해서는 제 담당이 아니라 많이 넘어가고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했다고 생각했어요) 그랬더니 피식 웃으면서 모르냐는 표정으로 "없진 않았죠." 랍니다 "**님 스타일이 솔직히 좀 막 빨리 달라고 재촉하시는 타입이시잖아요. 다른 분들에 비해서."
네, 저 머리를 망치로 맞은 것처럼 충격먹고 저 자신을 돌아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사수/상사에게 저런 말을 할 수 있는 건가요? 지금 저 인턴에게 평가당하고 있는건가요? 음 대리님은요 이런게 장점이고 이런건 단점이에요 모르셨나요? 그러니까 이번 기회에 알고 저에게 좀 눈치껏 맞추세요, 랄까
하마터면 미안하다고 앞으로 잘지내자는 메일 보낼 뻔 했네요. 정신차려야지.
회사생활에서 평가란 윗사람만이 하는 게 아닙니다. 그만큼 위로 올라갈수록 스트레스를 받는 거겠죠. 솔직히 아랫사람이 하는 평가가 더 정확하고 더 무서워요.
근데 고작 인턴한테 왜 이렇게 휘둘리..세요? 이 짧은 글에서 모든 내용을 다 알 수는 없지만... 뭔가 문제가 있어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요...
업무적인 거 이외의 것으로 님께서 스트레스를 사서 받으시는 것 같기도 하고... 위에서도 인턴이 빈정이 상하든 말든 잘못된 거 고쳐주면 된 거죠. 거기다가 '그렇게 말하는 건 아닌 것 같다'라는 '인턴의 말투 문제'를 물고 늘어진 건 님이 좀 잘못하신 것 같아요. 님이 도덕적으로 잘못했다는 게 아니라, 괜한 스트레스를 만드시고 받으시는 것 같다는 거예요. 그냥 '네. 좀 급하네요. 빨리 좀 부탁드릴게요' 하고 끝내셔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