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평등한 분배가 이루어진 사회에서는 정부가 민주화 될수록 사회도 개선된다. 그러나 부의 분배가 매우 불평등한 사회에서는 정부가 민주화 될 수록 사회는 오히려 악화된다."
-헨리 조지-

 

헨리의 세금.

  

미국 남북전쟁의 원인을 노예제를 둘러싼 대립이라고 보기 어렵다. 북부의 공업화 과정에서 비정상적으로 오른 관세는 남부의 주력 수출품목이었던 면화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했고. 이를 주도했던 사람이 노예제에 동정하는 링컨이었다. 따라서 남북전쟁은 남부가 노예제가 아닌 미국 북부의 공업화에 집단적으로 반발했다는 것이 더 사실에 가깝다. 그리고 누구나 알다시피 남북전쟁의 승리는 북부에게 돌아갔다. 자연히 미국의 19세기는 공업화와 산업화의 강력한 성장과정으로 요약되어진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생산력의 엄청난 급증을 겪었다. 자연히 미국의 부는 증대되어졌다.
그러나 이 과실을 누구나 영유했던 것은 아니다. 산업화과정에서 언제나 그렇듯이 증대되어져가는 부는 소수의 부자들에게 독점되어져 갔고. 빈민층은 열심히 일함에도 굶주리고 비참한 생활을 계속해서 영위해 나갔다. 그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비천한 자들은 게으르고 멍청하니 부를 나눠줄 필요가 없다는 조소와 냉소였다. 이들을 프롤레타리아 노동자라 부르며 같은 시기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이들을 상대로 단결을 호소하고 있었다. 전세계 노동절의 근원이 되는 헤이마켓사건이 미국에서 일어난 것은 미국이 다른 나라와 별다른 차이가 없던 나라였음을 웅변하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에서는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이념이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많은 이유들이 존재했을테지만. 한 명의 경제학자 때문이기도 했다. 그의 이름은 헨리 조지. 14살에 학력을 마치고. 선원, 농부, 견습공, 인쇄공등의 온갖 전직을 거친 그는 학위는 커녕 대학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던 사람이었다.

 

 

그는 근본적인 물음을 사회에 던졌다. 왜 사회는 발전하고, 부는 증대되어져 가는데 빈곤과 빈민층은 늘어만가는가?. 단순히 이 문제를 인간의 욕심에서 찾으려 했던 다른 학자들과 달리 헨리 조지는 '제도'에서 찾았다. 그의 설명은 인간은 원래 이기적이다. 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적당한 형태의 제어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사회의 부가 힘과 권력을 쫓아 독점되게 된다고 헨리는 설명했다. 그는 이를 '지대'라 불렀다. 정확히 말하면 토지제도에서 생산에 관여하지 않는 지주들이 단지 사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이익을 독점하는 형태가 지대이며 이것이 사회는 진보하고 부는 증대됨에도 빈곤이 늘어나는 핵심이유라고 설명한 것이다. 그는 마르크스나 엥겔스와 달리 공장에서의 생산도 공평하게 분배되어야 한다고 보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위험을 무릅쓰고 투자를 결의하거나. 자본을 투입. 공장을 운영하는 공장주들에게 많은 이익이 돌아가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 헨리 조지의 목적은 무위도식하며 필요이상으로 많은 부를 얻는 사람들에 대한 제어였다. 그의 세금제도가 이를 잘 증명해준다. 경제학의 기본원리에서 세금은 결코 경제에 이롭게 작용하지 않는다. 헨리 조지는 기존의 세금제도는 모두 철폐하고. 지대를 완전 몰수하는 '단일세' 제도를 주장했다. 인간이 노력하여 얻어가는 이익의 일부를 세금으로 걷어가는 행위보다. 차라리 노력하지도 않고 얻어가는 이익 모두를 얻어가는 것이 전체 경제발전을 위해 더 합리적인 행동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헨리 조지의 이 사상은 이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상속세 97%로 이어진다. 루즈벨트 역시 노력하지 않고 얻어가는 이익에 엄청난 세금을 때렸고, 결과는 대공황 탈출이었다. 루즈벨트와 뒤이은 트루먼의 경제정책으로 말미암은 중산층 확대는 미국을 자본주의 사회로 완전 정착시키게 만드는 데 1등 공신이 된다. 헨리 조지는 평생 자신의 주장을 실현시키지 못했고, 살아생전에는 온갖 조로와 비방을 들었다. 공산주의자,사회주의자들은 그를 적대시했고. 부자들은 그를 멸시했다. 그러나 적어도 그의 사상은 부분적인 형태로나마 미국사회에 정착되었고, 헨리 조지가 꿈꾸었던 사회가 진보하면서도 빈민층이 줄어드는 사회 역시 5,60년대 미국은 달성했다. 폴 크루그먼이 상찬한 '대압축시대'가 바로 이 때다.

 

화전민 사회 2

  

지난 글에서 나는 한국사회가 사적 이익만을 위해 존재하는 사회. 즉 화전민 사회라고 말했다. 그리고 한국 사회에서 이를 제어해야 할 공적 권력도 사적 이익에 포로로 붙잡혔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왜'는 설명하지 않았다. 왜 한국 사회는 사적 이익만을 위해 존재하는 사회가 되었으며, 공적 권력은 사적 이익의 포로가 되었는가. 이 이유를 설명하려면 화전민들이 지니는 또 하나의 특성에서 부터 출발해야 한다. 바로 '단기적 이익'이다. 화전민은 지력이 떨어진 토지를 빠르게 포기하는 습성이 있다. 이는 토지의 지력이 떨어지면 바로 다음 숲으로 들어가 불을 지르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양들이 먹을 풀이 떨어지면 다른 곳으로 옮겨가던 베르베르족과 마찬가지로 화전민 역시 단기적 이익을 위한다. 한국사회도 마찬가지다. 어떤 사람들은 한국 사회의 계층들이 돈만을 위한다고 하지만. 더 정확히 말한다면 '단기적 이익'에 집착한다고 봐야한다. 단기적 이익이 지금 당장의 돈으로 전환되었을 뿐이다. 지난 10년간 엄청난 속도로 늘어난 할인점의 가격 체계를 보면 동네 슈퍼와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필수용품의 가격차는 이동 거리를 계산했을 때 오히려 할인점이 높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할인점의 가격이 싸다고 생각하는 것은 할인점의 가격 체계가 동네 슈퍼보다 '겉으로는' 싸기 때문이다. 단돈 몇 백원을 아끼기 위해 차의 기름을 버려가면서 할인점을 오고가는 소비행태는 한국 사회가 단기적 이익에 집착한다는 설명없이는 이해할 수 없다. 이런 사례들은 부지기수로 많다. 뉴타운에 표를 몰아줬지만 원주민의 재 입주율이 20%가 되지 않는다는 현실에 눈을 감는 서울시민들의 심리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한국 사회는 단기적으로 많은 이익을 추구하다가. 뒤따라 들어오는 댓가에 엄청난 피해를 입고도 다시 단기적 이익을 추구한다. 성수대교나 삼풍백화점의 사례는 한국 사회의 단기적 이익을 추구하는 습성의 반동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사례다. 토목공사에서 비용을 공공이 부담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민자공사를 추진하다가 엄청난 고속도로 통행료를 무는 것도 마찬가지다. 한국 사회는 빙산 밑의 거대한 흐름을 전혀 눈치 못하는 사회라는 것이 내 확신이다.

 

지대가 지배하는 나라.

 

하지만 이를 단순히 한국 사회의 미련성과 한국 사회의 저열함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대한민국의 50년 세월은 단기적 이익때문에 지금의 성공을 거두어 왔기 때문이다. 끊임없는 변화는 한국 사회에서 장기적 이익을 추구하지 못하는 사회로 만들었다. 경공업 위주의 사회에서 중공업 위주의 사회. 다시 전자제품으로 넘어갔다가. IT로 변하고 순식간에 한류라는 문화상품을 만들어 냈던 한국의 변화는 순식간에 산업변화를 만들어 내고 순식간에 산업 변동을 일으켜 낸다. 따라서 이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된다. 자본회전율이 굉장히 빠른 사회에서 장기적 이익을 추구하기 어려운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때문에 사회는 단기적 이익을 추구하게 된다. 그리고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단기적 이익을 취한 사람들에게 '제어'를 하지 못했던 사회풍토와도 연관이 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단기적 이익은 상대적으로 노력한 바보다 더 많은 이익을 얻는다. 이를 헨리 조지의 표현대로 '지대'라고 한다면, 한국사회는 이 지대를 전면적으로 인정했던 사회다. 자본주의에 대한 전면적인 인정과. 사회주의에 대한 알레르기적인 반응도 한 원인이 되겠지만,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어차 단기적 이익을 추구했던 자들 중에 대다수가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고 사멸하기 때문이다. 장기적 이익이 힘든 사회니 단기적 이익에 집중하게 되고. 단기적 이익에 집중하게 되니. '지대'를 얻게 된다. 그렇지만 지대를 끊임없이 유지할 수는 없다. 그러니 끊임없이 변동되고 변동되는 나라중에서 지대가 고정되지 않고. 순환한다. 그러니 발전한다. 이것이 한국 사회가 급성장하게 된 비밀이다. 인간의 기본 상식인 '이기심'을 극대화 시킨 대신. '변화'라는 제어 장치를 둔 셈이다. 30년 동안 주요 대기업 10개 중 8개가 변동했던 것이 이를 증명한다. 끊임없는 변화는 한국 사회의 이익을 추구하는 자들로 하여금. 먹고 튀는 정신을 키웠다. 그럼에도 한국 사회는 유지되었다. 지대가 지배했으되. 변화가 그들 중 대다수를 몰락시켰기 때문이다.

 

변화의 종말.

 

문제는 지대의 확산과. 고정을 제어해 주던 역할을 하던 '변화'가 종말되어부터 이다. 1997년 IMF사태는 한국사회에서 용광로처럼 끓어넘치게 해주던 변화의 종말을 가르켜 준다. 이 사건으로 인해 은행의 자금공급은 격차를 두었고. 신자유주의는 확산되었다. 1997년 이전 중소기업의 영업이익률은 130%로. 흑자가 가능한 동시에 종업원들에게 일정 이상의 고정급여를 지급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중소기업의 평균영업이익률은 80%다. 본전치기도 못한다는 뜻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 사회의 과실은 모두 대기업을 비롯한 가진 자들의 소유로 들어간다. 지난 30년동안의 대기업 변동이 80%였지만. 지난 10년동안 대기업 변동은 0%였다. 지대가 고정화되고 있고. 노력하지 않아도 얻어가는 이익은 점점 소수에게 집중되가고 있다. 지대가 그들의 손으로 들어가는 현실은 변함이 없지만. 이들을 몰락시켰던 변화는 몰락했다. 그러니 지대의 고정과 확산이 계속된다. 결과는 헨리 조지가 150년 전에 지적했듯이. 국가는 발전하고. 사회는 진보하나 빈곤층은 늘어나고. 굶주림은 확산되는 현실이다.

 
그리고 이를 해결할 위치에 있어야 하는 공적 권력은 무력하다. 이미 사적 이익에 포섭되었거나. 단기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자들로 점령당했다. 공적 권력자들의 인식 속에서는 사적 이익의 추구가 당연하게 여겨져 있다. 당연하다. 지난 50년 동안 사적 이익의 극대화는 곧 공공 이익의 증가로 이어졌다. 그리고 공적 권력자들은 이에 편승하는 댓가로. 자신들의 이익을 얻었고. 동시에 공공 이익을 증대 시켰다. 인간 현실의 불행한 점이지만. 인간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이 점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지만. 그러면 글이 정말로 길어지니.- 지금도 충분히 길다.- 이쯤에서 정리해 두도록 하자.

 
아무튼 바뀌지 않은 현실은 공공 권력자들뿐만이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마찬가지다. 할인점을 찾아가는 국민들의 손길처럼. 일반 국민들은 현재 현실의 '본질' 보다는 '표면'의 해결책만 원했다. 단기적 이익의 장대한 흐름이 쉽게 바뀔리도 없을 것이고. IMF이후 이익의 분배가 한쪽으로 흐르는 흐름속에서 단기적 이익을 찾는 흐름이 바뀐다고 기대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인간은 쉽게 바뀌지 않으며. 바뀌더라도 겉면만 있는 흐름만 보길 원한다. 지대를 나도 소유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과 집착은 부동산에 대한 광풍으로 이어지고. 뉴타운에 대한 묻지마 투표로 이어진다. 그러나 불행히도. 뉴타운에 들어가는 사람들은 지대를 독점하는 자들의 경계를 벗어나지 못한다. 그럼에도. 지대의 파괴를 거부하고. 지대를 소멸시키는 행위를 멸시했다. 그것이 대다수 인간의 심리다. 그러니 한국은 단기적 이익에 대한 집착과. 변화의 종말 이후에도 벌어지는 어쩔 수 없는 단기적 이익으로의 회귀로 인해 현재의 상황을 맞이한다. 경제위기는 벗어났고, 통계수치는 증가하지만 지갑을 여는 사람들은 드물고. 아직도 폐업 세일을 외치는 현수막은 요란하다.

담대한 시작.

 

따라서 분명하다. 한국 사회는 단순히 겉만 해결책 만으로 해결 할 수 없는 사회다. 강고하고 막대한 협소한 이익만을 원하는 지대계층이 버티고 있고. 그 밑으로 지대계층이 아님에도 그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으며, 단기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계층이 버티는 사회에서 밑의 사람들에게 분노와 비야냥은 부질없고. 밑의 사람들에게 헛된 희망을 품게 만드는 것도 또한 어리석다. 한국 사회의 사람들은 이익이 아니면 움직이지 않는다. 지대의 변화가 종말되어가는 사회에서 나 자신도 지대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희망을 품는 사람들에게 비야냥과 조소를 보내기에는 한국사회는 너무나도 복잡하고. 너무나도 어지러운 사회다.

 
그러니. 헨리 조지와 같았던 '새로운 사고'를 할 수 있는 사고와 이를 퍼뜨릴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하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사고를 뛰어넘는 '담대한 시작'이 필요하다. 내가 이 글의 제목을 '담대한 시작'으로 지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한국 사회의 견고하고. 복잡한 사회를 해결하고. 우리 모두의 발전을 위해서는. 기존의 사고 방식을 완전히 뒤엎는 헨리 조지와 같은 생각이 필요하다.

 

 

 

그 뒤로 글을 쓰기로 했는데 2년 동안 아직도 쓰지를 못하네요.. 이런 와중에 유시민 전 장관이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썼군요....

 

(먼산) 과연 그 책에는 해답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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